무역협상, 대화를 통한 진전이 있었어요

올해 초부터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세계 경제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죠. 다행히 현지 시각 10일 영국 런던에서 진행한 미·중 무역협상에서 양국이 기본적인 합의에 이르렀어요. 이틀간 진행된 2차 고위급 회담에 대해 허리펑 중국 부총리는 “(양국이)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고 평가했고,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1차 고위급 회담이었던 제네바 합의에) 구체적인 내용을 더했다”고 밝혔어요. 관세 전쟁이 일단 더 악화되는 상황은 면했다는 안도감에 당일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올랐어요.

‘제네바 합의’, 안 지킬까 불안했어요

이번에 미국과 중국이 지키기로 다시 한번 약속한 ‘제네바 합의’는 지난 5월 10~11일 제네바에서 양국 고위급이 결정한 관세 90일 유예 조치(유예 기한 마감 오는 7월 8일)가 포함된 협상이에요. 최고 145%까지 부과했던 관세를 서로 각각 115%p씩 내리기로 했던 바로 그 협상이죠. 90일간 실무 협상을 통해 ‘상호협력과 공동이익을 추구하기로’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성향상 합의가 언제 깨질지 불안했던 것은 사실이에요. 이번에 런던에서는 양국이 다시 한번 제네바 합의를 존중하기로 해, 시장이 일단 안심했어요.

아무것도 아니거나 굉장히 파격적이거나

제네바 합의에서는 양국이 서로 관세만 인하하고 희토류나 반도체 등 꼭 필요한 전략 자원 수출 통제는 오히려 강화했었어요. 하지만 이번 런던 협상에서는 수출 통제까지 ‘큰 틀에서 합의’에 이르렀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어요.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만 중국이 미국 제조업체에 희토류 수출을 6개월간 한시적 허용하기로 했다는 단편적인 내용을 보도했을 뿐, 아직 구체적인 합의 내용 전반은 밝혀지지 않았어요. 만약 ‘큰 틀’의 의미가 2010년대부터 진행되어 온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 금지 전략’과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 중단을 의미한다면 어마어마한 일일 거예요. 하지만 명분만 있고 구체적 내용이 없다면 그건 불안정한 현상 유지를 뜻할 뿐이에요. 

🪂 미국이 ‘제네바 합의’를 깰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담긴 최근 뉴스를 보고 처음에는 북한 문제가 생긴줄 알고 깜짝 놀랐어요. 보통 ‘제네바 합의’라고 하면 1994년 10월 미국과 북한이 북한 핵개발을 두고 체결한 비공개 합의를 뜻해요. 그때는 미국이 북한에 핵발전시설을 제공하는 대신 북한은 무기로서의 핵개발을 중단하기로 한 합의가 있었죠. 결과는 좋지 않게 끝났지만요. 서로 으르렁거리는 국가들이 중립국인 스위스의 제네바에서 외교 협상을 자주 해서, 제네바라는 도시 이름은 협약 이름에 널리 이용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