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 당근 님의 일을 소개해 주시겠어요?
당근: 제품을 만들어 파는 모든 과정을 담당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이렇게 돼요.
- 트렌드 리서치 및 고객 니즈 파악
- 제품 디자인 및 부자재 조사
- 제품 제작 및 불량 테스트
- 제품 촬영 및 상세 페이지 제작
- 제품 오픈 및 피드백 수렴 후 수정
여기서 마지막 목록, 그러니까 오픈 이후에 하는 일이 더 중요합니다. 불량품이 발견되거나 부정적인 피드백이 달리면, 그 원인을 파악해 해결해야 고객을 실망시키지 않으니까요.
이외에도 현금 흐름 파악, 마진율 측정, 재고 파악, 마케팅 진행, 자사몰 제작 등 할 일이 정말 많아요.
“바쁘지만, 이보다 좋을 수 없다고 생각해요”
조이: 정말 많은 일을 하는 것 같은데, 힘들지 않으세요?
당근: 워라밸이 붕괴돼긴 해요. 출퇴근이 없는 일상이 이어지니까요.
그렇지만 지금의 삶에 무척 만족합니다. 직장에 다니는 동안, 제가 통제할 수 없는 요인에 둘러싸여 일해야 하는 상황이 답답하고 힘들었거든요.
지금은 나만 잘하면 되는 상황이니, 내향형인 저로서는 ‘이보다 좋을 수 없다’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예전처럼 실패를 두려워하거나 미리 걱정하지도 않아요.
무엇보다 ‘기회가 무제한’이라는 사실이 늘 저를 설레게 해요. 이번이 아니더라도, 다음에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만들면 되니까요.
“무수히 많은 굴욕의 순간을 견뎠어요”
직장생활을 하지 않고도 가족과 함께 풍요롭고 여유롭게 일하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정말 많은 굴욕의 순간을 이겨내야 했어요.
사업 초기에는 모르는 게 있어도 물어볼 사람이 없었어요. 온오프라인에서 발품, 손품을 팔며 정보를 수집해 제품을 만들었는데, 종종 무시하는 말투와 눈빛을 받기도 했습니다.
수량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제조사에서 문전박대를 당한 적도 있고, ‘이딴 걸 이 가격 주고 파느냐’는 공격적인 피드백에 ‘멘붕’이 오기도 했죠. 지금은 많이 무뎌지기도 했고, 나름의 경험과 지식이 쌓여 흔들리지 않는 멘탈을 갖게 됐어요.
“정말 힘들었던 때, 퇴사를 결정하길 정말 잘했어요”
조이: 오늘에 오기까지, ‘일하는 나’를 위해 제일 잘한 결정은 무엇인가요?
당근: 퇴사 결정이요! 그때 퇴사를 안 했으면 어쩔 뻔 했나 싶어요. 진심으로요.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건강도 나빠졌고, 성과가 잘 나오지 않아 자기혐오가 심해졌어요. 이대로는 오래 일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동안 쉬고 다시 일하자’는 생각으로 퇴사를 결정했습니다.
한동안 놀다가 용돈벌이 삼아 캐리커처 장사를 시작했어요. 주문이 들어오면 드로잉 후 이미지 파일을 전달해주었죠.
캐리커처를 그리다 보니, 이걸 인쇄해서 엽서로 팔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인쇄기를 구입해 엽서로 배송해주는 옵션을 추가했는데, 엽서를 받은 고객이 캐리커처를 폰케이스에 인쇄해서 만들어줄 수 없냐고 하는 거예요.
그렇게 시작한 폰케이스 사업이 점점 커졌고, 어느 날 정신을 차려보니 매출 1천만 원이 찍혀있었어요. 이때의 기분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요. 회사에 다니는 것 보다, 이 일이 더 좋다고 확신할 수 있는 순간이었죠.
조이가 전하는
당근의 ‘한 끗 차이’
① ‘왜 일하는지’에 대한 나만의 답을 갖고 있어요
당근 님은 사업도 게임과 같다고 생각해요. 내가 가진 능력으로 무언가를 성공시키는 일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성취감과 보람을 느끼니까요.
‘성취와 보람’을 일의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당근 님에게 내가 책임질 수 있는 만큼 꾸려가는 브랜드 창업은 딱 맞는 옷입니다.
② ‘완벽’보다 ‘완성’을 목표로 끝없이 발전시켜 가고 있어요
당근 님은 부족하고 엉성하더라도 완성해서 세상 앞에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