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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프로일잘러, 체리
- 닉네임: 체리
- 하는 일: 교육 서비스 회사 프로덕트 매니저
조이가 만난 체리
서른이 넘어 마흔을 향해 가면 일에 대한 만족감이 얼굴에 드러납니다. 일터에서 행복한 사람들은 얼굴이 밝고요, 일터에서 힘겨운 사람들은 대체로 얼굴이 어두운 걸 알게 됩니다.
‘일터에서 행복하다’는 것은 다분히 주관적입니다. 고액 연봉도 받는 것도 아니고, 날마다 해야 할 일들이 넘쳐나는데도 여전히 일을 좋아하고, 심지어 사랑하는 사람도 있어요. 오늘의 인터뷰이인 체리 님이 그런 사람입니다.
“교육 서비스 프로덕트 매니저, 들어보셨나요?”
조이: 교육 서비스 회사의 프로덕트 매니저는 어떤 일을 하나요?
체리: 커리어 전환을 준비하거나 성과를 내고 싶은 분들을 위한 교육을 기획해요.
시장의 니즈에 따라 필요한 교육을 기획하고, 강사를 섭외하고, 교육 콘텐츠를 만들고, 교육을 필요로 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마케팅까지 담당합니다.
업무 플로우는 이렇게 돼요.
- 시장 조사 및 잠재 고객(페르소나) 리서치
- 강의 기획 및 강사 섭외
- 상세 페이지 제작
- 광고 제작 및 마케팅
- 강의 오픈 & 운영
저는 비즈니스 카테고리를 맡고 있는데요. 회사의 방향성을 이해한 후, 팀의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촉진자의 역할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강사 섭외에서 운영까지 도맡고 있습니다.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충격을 받았어요”
조이: 교육 분야에서 일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체리: ‘교육’이라는 키워드에 꽂힌 경험이 있어요.
20대 초반에 갔던 콩고민주공화국(DRC)에서 큰 충격을 받았어요. 7살도 안 된 아이들이 길거리에서 물건을 팔고 있는 걸 봤거든요. 이때,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아이들이 노동에 착취되는 현실을 해결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어요.
중동 지역에서의 일 경험을 쌓기 위해 이집트 무역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해봤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한국으로 돌아왔어요.
대학 졸업 이후에는 탄자니아의 국제개발협력 기관에 들어가, 현지 아이들과 교사를 위한 교육을 기획하고 훈련하는 일을 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막상 해보니 타지 생활이 쉽지는 않았어요.
결국, 다시 귀국해 HRD(인사개발) 컨설팅 회사에서 기업교육 관련 업무를 맡게 됐어요. 여기서는 캄보디아 교원 연수 사업에 참여하기도 했는데, 국제 원조 사업을 평생의 업으로 할 수는 없다는 한계를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나에 대해 알게 된 경험이었어요. ‘교육’이라는 키워드와 누군가의 성장을 돕는 일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거든요.
저의 20대는 해보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해보면서 맞지 않는 일을 포기하고, 내가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세계관을 확장하는 경험이 좋아요”
조이: 지금 하시는 일의 ‘단짠’은 무엇인가요?
체리: 짠맛보다 훨씬 강한 단맛부터 이야기해 볼게요.
교육을 기획하려면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 주제는 무엇으로 잡아야 하는지 깊이 고민해야 해요. 이 과정에서 세계관이 확장되는 것이 정말 좋습니다.
배울 것이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도 또 다른 장점이에요. 교육을 기획하면서 전문가분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정말 많은 걸 배워요. 성장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수강생과 만나다 보면 제 삶의 태도도 바뀌게 되고요.
‘나도 매일 한 발짝 더 성장하면 좋겠다, 죽기 전에 최고로 유능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곤 하는데, 이렇게 하루하루 살아가다 보면 그 꿈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쉬운 점이라면, 잔무가 많다는 점이에요. 출석부를 만든다거나, 안내 메일을 보낸다거나, 현장에서 강의를 준비하는 일 등이요. 내가 왜 단순한 일에 시간을 소비하고 있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요, 안 할 수는 없는 일이에요.
그래도 이런 과정을 통해 고객의 새로운 니즈를 발견하기도 하고, 수강생들과 친구가 되기도 해요. 앞으로는 최대한 단순한 업무는 자동화하고 제 리소스를 더 효과적으로 쓰려고 한답니다.
“이끌거나, 따르거나, 떠나거나.”
조이: 일을 잘하기 위한 마음가짐을 알려주세요.
체리: 강점은 강화하고 약점은 보완하려고 노력해요.
저는 대인관계와 영업 역량이 좋은 편이라 강점을 개발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데이터 기반 사고나 체계가 부족한 편이라 계속해서 강의도 듣고, 잘하는 분들께 배우려고 하고요.
일할 때는 ‘이끌거나, 따르거나, 떠나거나’ 이 문장을 가슴에 새기고 해요. 일을 할 때 헌신적으로 이끌거나, 이끌 수 없다면 열렬히 따르거나, 아니면 떠나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마지막으로, ‘일하는 나’로서 목표를 계속 되새겨요. 목표는 조직의 성공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흑자전환을 넘어, 임팩트 있는 성장과 성공이라 부를 수 있는 궤도에 올라갈 때까지 비중 있는 기여를 하고 싶어요.
그다음에는 ‘진짜 나의 일’을 하고 싶어요. 조직과는 별개로 나만의 콘텐츠로 돈을 버는 일이요. 올해부터 구체화하려는데 잘 할 수 있겠죠? 응원해 주세요!
조이가 전하는
체리의 ‘남다른 태도’
① 20대의 방황은 값진 투자였다
30대에 들어선 체리 님이 교육 분야에서 PM을 맡아 빠른 시간 내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것은 ‘내 마음의 목소리’를 쫓아 전력질주했던 20대의 경험 덕분이었어요.
‘국제구호’라는 비영리 분야에 몸을 던져 최선을 다해 노력해 보았고, 개인이 해낼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는 걸 깨닫기도 했어요. 이때, 포기할 것과 남길 것을 선명하게 구분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미련 없이 포기하고 돌아와 선택한 ‘교육’이었기에 고민없이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체리 님은 20대의 방황과 경험은 낭비가 아니라 향후 50년을 향한 더 없이 값진 투자라는 사실을 보여주었어요.
② 사람을 통해 끊임없이 배운다
체리 님은 교육 분야의 특성상 많은 사람들을 만납니다. 체리 님의 레이더는 늘 배움을 나눠줄 수 있는 사람을 향해 있어요. 교육이라는 매개체로 인연이 닿게 되면 그 사람 안에 담겨있는 콘텐츠가 최고의 결과물로 전달될 수 있도록 만들고요.
사람을 많이 만나다 보면 지치기 마련인데도 체리 님은 항상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칩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배우려 애쓰고, 엑기스를 찾아 콘텐츠로 만들고, 더 많은 사람들이 배우게 하고, 매출까지 만들어내니 본인의 취미가 직업이 된 경우라고 할 수 있어요.
③ 부족한 점은 쿨하게 인정한다
체리 님은 교육 분야에서의 경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현 직장으로 이직할 때 연봉을 낮춰 실무자급으로 입사했어요. 충분히 자존심이 상할 수 있는 상황인데, 체리 님은 원하는 일에 다가가기 위해 쿨하게 조건을 수용했어요.
그리고, 불과 1년 반 만에 연봉도 높이고 팀을 이끄는 리더로 일하게 되었죠. 내가 원하는 일이 명확하다면 당장의 처우보다 더 큰 가능성을 위해 투자하는 전략이 더 큰 성공의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