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규린 님 제공
김하살: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규린: 퇴사 여행에서 시작됐어요.
2019년에 퇴사를 하고 사이판으로 여행을 갔어요. 여행 마지막 날 비누를 사서 썼는데 너무 좋더라고요. 찾아보니까 사이판에서만 판매가 되는 상품이었어요. 친구에게 ‘이거 한국에 수입을 해 볼까?’ 제안했고, 본사 위치를 검색해서 급하게 회사를 찾아갔어요.
대표님을 만나 뵈니 사이판에 거주하는 한국인 여성분이었어요. 처음에는 의아해 하셨는데요. 저희가 한국에 귀국한 뒤에도 2달 동안 사업계획서를 작성해서 보내고 국제무역사 자격증도 딴 것을 보고는 수락하셨어요.
2019년도부터 수입을 시작했으니 올해로 3년 차가 되었어요. 저희끼리 하는 이야기지만, 그때는 우리 둘 다 뭐에 씌었다고 이야기하곤 해요(웃음). 순간적으로 낸 용기 덕분에 지금의 저희가 있는 것 같아요.
제품을 이렇게 가져와서 판매해요
김하살: 제품이 어떤 절차로 한국에 수입되나요?
규린: 저희가 제품 발주를 넣으면 본사에서 확인하고 공장에서 제작해요. 그리고 배로 배송할 일정을 잡아요.
본사가 배송 일정을 잡고 난 후에는 수입에 필요한 서류들을 보내요. 저희가 그 서류를 관세사분들에게 드리면, 관세사분들이 저희한테 언제 보세창고로 물건을 가지러 오라고 말씀해 주세요. 그럼 저희가 직접 보세창고에 가요.
제품 수입 규모는 품목당 500개 정도로 하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저희 상품이 좀 고가의 상품이라서 한 번에 수입할 때 많은 양을 주문하지는 않고 있어요.
아직은 그렇게 수량이 많지 않아서 사무실에서 보관해요. 사무실에 재고를 두고, 주문이 들어오면 저랑 친구가 같이 포장해서 택배를 발송하는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저와 친구 둘이서 대부분의 업무를 하고 있어요
김하살: 현재 운영하시는 쇼핑몰의 규모는 어느 정도 되나요?
규린: 직원은 없고, 저와 제 친구 둘이서 상품 촬영부터 판매, 상품관리, 수입, 고객서비스, 마케팅까지 다 하고 있습니다.
스마트스토어는 한 달에 평균적으로 100건 정도 나오고, 제일 많이 택배가 나갔던 달은 달에 260건 정도 나왔어요.
광고 조감독으로 2년 반 일했어요
김하살: 조감독으로 직장생활을 2년 반 동안 하셨는데, 조감독은 무슨 일을 하나요?
규린: 감독이 하고 싶은 연출을 지원하는 일이 주 업무예요. 감독님께서 이런 분위기로 촬영을 하고 싶다고 정하면 연출에 필요한 레퍼런스부터 촬영에 필요한 장소, 배우 섭외, 소품, 일정관리 등 전체적인 일들을 관리했어요.
김하살: 조감독 일을 그만두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규린: 감독님들께서 시키는 일을 왜 해야 하는지 이해하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맥락을 이해하지 못 했지만 시키니까 해야 했고, 왜 야근과 주말 출근을 해야 하는지 아무도 저에게 설명해 주시지 않았어요.
조감독으로 일할 때 이직을 한 번 했었는데 두 번째 회사도 비슷하더라고요. ‘내가 앞으로 3~40년 동안 이 업계에서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김하살: 조감독 경력을 살려서 외주도 받는다고 하셨는데, 광고 촬영 외주는 어떻게 받는 건가요?
규린: 이전에 몇 번 프로젝트를 같이 했던 스튜디오에서 저에게 개인적으로 외주를 요청해요. 그럼 제가 전체적으로 기획을 하고, 조명 감독님이랑 촬영 감독님, 그리고 스튜디오를 섭외해서 촬영을 해요.
사업 초반에는 초기자금 확보를 위해서 외주 업무가 주 업무였는데, 지금은 스마트 스토어가 어느 정도 성장을 해서 외주 일은 부업이 된 상황이에요.
아이디어스는 재밌어 보여서 시작했어요
김하살: 세 번째 일인 아이디어스는 어떤가요?
규린: 아이디어스는 재미있어 보여서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아는 분이 에어팟이랑 버즈 케이스를 꾸며서 파는 걸 들었는데 너무 재미있어 보였어요.
재료는 동대문 종합상가에서 사고 직접 만들어서 팔고 있어요. 처음에는 제가 만들어서 쓰고 다녔는데 주변에서 너무 예쁘다고 반응이 왔어요. 그래서 아이디어스에 올렸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있어서 계속 아이디어스에서 판매하고 있어요.
돈은 자아가 있는 것 같아요
김하살: 규린 님이 생각하는 돈이란 무엇인가요?
규린: 돈에는 자아가 있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적극적으로 사업을 하고 투자를 하면 돈이 또 들어오는데 좀 괜찮게 벌린다 싶어서 돈 관리에 나태해지면 돈이 없어져요. 그래서 너무 신기하기도 해요.
돈은 자꾸 발전하게 하는 수단인 것 같기도 해요. 돈을 보면서 ‘이 정도 규모면 이 사업을 계속해서 해도 되겠다’ 싶고 또 돈이 없으면 ‘정신 차려야겠다’ 이런 생각을 들게 만드니까요.
김하살: 직장인에서 대표님이 되신 지금, 돈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달라지셨을 것 같아요.
규린: 맞아요, 직장을 다녔을 때는 솔직히 말해서 쓰기 바빴던 것 같아요. 그런데 사업을 하니까 돈 공부가 필요하더라고요. 세금도 납부해야 하고, 업체 대금도 줘야 하니까요.
어피티도 꼬박꼬박 챙겨보는데 환율을 가장 먼저 봐요. 수입을 하다 보니 환율이 가장 중요해요. 직접 검색을 하지 않아도 거기에 다 써 있고, 어피티는 경제 관련 지식도 알기 쉽게 써놓아서 잘 읽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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