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렸습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여러 국가에서도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어요. 물가가 너무 비싸면 금리를 올려야 인플레이션이 잡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지난 5월 20일, 중국에서는 기준금리를 내렸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5월 5년 만기 LPR이 전달의 4.6%보다 0.15%p 낮은 4.45%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1년 만기 LPR은 3.7%로 전달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됐다”
“중국에서는 LPR이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과 우리나라의 기준금리 뉴스처럼 ‘기준금리를 올렸다’, ‘기준금리를 내렸다’라고 표현하지 않습니다. 사실상 기준금리라는 ‘LPR’을 5년 만기, 1년 만기로 나누어 발표하고 있어요. 이게 대체 무슨 뜻일까요?
먼저 기준금리를 이해하려면 ‘금리’가 뭔지 알아야 합니다.
금리는 ‘돈의 가치’
돈의 가치는 시간에 따라 달라져요. 바로 이 지점에서 ‘금리’가 탄생합니다. 10년 전의 1천 원과 오늘의 1천 원의 가치가 다르거든요.
보통 과거의 돈이 미래의 돈보다 비쌉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1994년, 서울 택시의 기본요금은 1천 원이었는데, 2022년 서울 택시의 기본요금은 3,800원입니다. 1994년의 1천 원만큼 택시를 타려면 2022년에는 2,800원을 더 줘야 하는 거예요.
돈을 빌려줄 때, 미래에 더해질 가치를 계산해서 이자를 붙이는 것이 바로 금리입니다.
이런저런 금리 중, 기준이 되는 금리
정부는 통화정책으로 시장에 도는 돈을 관리합니다. 통화정책이란 중앙은행이 시장에 돈을 얼마나 더 풀 것인지, 혹은 시장에 풀린 돈을 얼마나 거둬들일 것인지 결정하고 실행하는 정책이에요.
통화정책에는 몇 가지 방식이 있는데요. 돈을 더 찍어낼 수도 있고, 금리를 조정해서 돈이 도는 속도를 조절할 수도 있고, 채권을 직접 매입할 수도 있어요. 여기서 금리 조정 부분이 기준금리에 대한 이야기예요.
우리나라에서는 매번 8번 개최되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미국에서는 FOMC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하고 발표해요.
중국에는 기준금리가 없다?
우리나라와 미국과 같은 금융시스템에서는 기준금리를 통해 은행 간 금리인 콜금리를 결정하고 콜금리의 변화가 은행 대출금리와 같은 일반 금리에 반영되도록 합니다.
그런데 중국은 정부가 직접 일반 금리를 통제하기 때문에 이러한 기준금리가 필요하지 않아요. 대신 ‘기준으로 삼는 금리’가 있습니다. 바로 ‘만기 대출 우대금리(Loan Prime Rate, LPR)’예요.
LPR은 은행이 최우량 고객에게 제공하는 금리입니다. 18개 시중은행이 매달 LPR을 중국 당국에 제출하면, 당국에서는 그 평균값을 내서 발표해요.
은행은 정부가 발표한 LPR을 기준으로 일반 고객의 대출금리를 정합니다. 이렇게 해야 실질 대출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게 중국 인민은행의 입장이에요.
1년 만기 LPR, 5년 만기 LPR
일반적인 대출 금리에 반영되는 건 1년 만기 LPR이고,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장기 대출에는 5년 만기 LPR이 적용되곤 해요.
이번에 중국 정부가 인하하기로 결정한 건 5년 만기 LPR이에요. 코로나19의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고, 부동산 시장을 살리려고 LPR을 인하했다는 분석이 나와요. 즉, 중국의 경기 부양 의지와 함께, 그만큼 중국 경제가 어렵다는 점을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이미 작년 12월부터 중국 LPR은 내려가는 중이에요. 12월에는 1년 만기 LPR만 0.05%p 인하했고, 올해 1월에는 1년 만기 LPR과 5년 만기 LPR을 각각 0.1%p, 0.05%p 낮췄습니다.
금리를 내리면 생기는 일
중국 정부가 LPR을 올리면 경기가 안정되는 방향으로 시장이 움직이고, LPR을 내리면 경기가 부양될 수 있습니다. 증시도 여기에 맞춰 움직일 거예요.
그래서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요? 중국에서 금리를 인하해 경기를 부양하고자 하면 우리나라 수출기업이 수혜를 입습니다.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집적회로 및 반도체와 화학 산업의 실적이 개선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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