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직장은 3조 2교대 생산직이었어요
김하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취직했다고 들었어요. 첫 번째 직장 이야기를 해주세요.
단: 1년 2개월 동안 총 2곳의 직장을 다녔어요. 첫 번째 직장은 3조 2교대 생산직이었어요.
기숙사에서 살고 일하러 갈 때는 핸드폰을 못 가지고 들어갔어요. 일하는 중에는 연락도 잘 안되고 퇴근하면 피곤해서 바로 기숙사에 가서 자니까 부모님께서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래도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었고 돈 버는 것에 집중할 수도 있다는 점이 장점이었어요.
돈은 많이 벌었지만 조금 외로웠어요
단: 지금은 사무직을 다니는데 생산직을 다닐 때 돈은 훨씬 많이 벌었어요. 그렇지만 일할 때 조금 외로웠어요. 1인 1설비로 제품 불량 검수하는 일인데 하루종일 조용히 앉아서 하는 일이었거든요. 하루 생산량을 못 맞추면 혼나기도 했었어요.
첫 직장이고 이런 부분이 힘들다 보니까 생각이 많아졌고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그래도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회사 동료들이랑 이야기하면서 간식 나누어 먹고, 쉬는 날에는 서울에 친구들 보러 놀러 가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던 게 기억에 남아요.
지금은 인력사무실에 다니고 있어요
김하살: 두 번째 회사는 인력사무실인데, 인력사무실은 무슨 일을 하는 곳인가요?
단: 인력사무실은 현장에서 일하는 인부, 일용직 근로자분들에게 일자리를 연결해 드리는 곳이에요. 저는 여기서 현장에 나간 분들의 목록을 시스템에 정리하고 수수료를 청구하는 등 사무 업무를 하고 있어요.
김하살: 인력사무실 일은 어떻게 구했나요?
단: 구직사이트를 통해서 구했어요. 이력서를 넣고 나서 사무실에서 전화가 왔었어요. 우리 인력사무실이 뭐 하는 곳인지는 아는지, 대체 왜 지원했는지를 물어보셨던 기억이 나요. 대체 얘가 왜 지원했을까? 이런 느낌으로 말이에요(웃음).
지금 회사는 3개월 정도 다녔는데, 만족하면서 잘 다니고 있어요. 물론 전 회사보다 월급은 훨씬 적어요. 그래도 업무 강도가 많이 줄고, 몸도 편하고, 사람들이 좋다는 점에서 만족하면서 다니고 있어요.
물론, 이 일에 대한 편견도 있어요
김하살: 인력사무실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편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단: 일단 거칠다는 이미지가 강하죠. 가끔 사무실에서 싸우기도 하는데 다행히 저는 이런 부분에 무덤덤해요. 앞에서 싸우거나 시끄러우면 ‘일하는데 좀 시끄럽네’ 하는 정도예요.
대부분의 인부분들이 사무실 직원에게 굉장히 친절하세요. 올 때마다 직원들 커피 사다주시는 팀장님도 계시고, 서로 장난도 치면서 지내는 분도 계시고요.
지금은 성장하는 과도기예요
김하살: 직장 다니면서 돈 관리를 어떻게 하나요?
단: 첫 직장을 다닐 때는 월급의 1/3을 적금에 넣고, 나머지는 제가 사고 싶은 것에 썼던 것 같아요. 근데 두 번째 직장에 와서는 첫 번째 직장에 비해 월급이 정말 많이 적어졌거든요. 그래서 저축하는 금액은 훨씬 줄었어요.
벌이가 많이 주니까 소비도 자연스럽게 줄었어요. 그래도 월급이 줄었다고 불안하거나 그러지는 않아요. 성장을 위한 과도기에 있다고 생각해요.
돈이란 시간을 들인 만큼 따라오는 것이에요
김하살: 마지막 질문이에요. 단 님에게 돈이란 무엇인가요?
단: 이전에는 돈은 저를 힘들게 하는 존재였어요. 어렸을 때는 집에 돈이 없어서 집에 수도가 끊긴 적도 있었어요. 친구들이 다 가는 수학여행이나 당연하게 누리는 것들도 따라가기 벅찰 때가 많아서, 돈 때문에 힘든 적은 많았어요.
이제는 돈이 절 힘들게 하는 존재는 아니에요. 일하고 월급을 받으니까 생각이 바뀌었어요. 돈은 어쨌든 일을 하면 무조건 따라올 보상이에요. 일의 강도가 줄어들면 월급도 줄어들고, 더 많이 일하면 돈이 들어오는 식으로요.
그래서 돈은 내가 버는 만큼 돌아오는 것, 보상이에요. 시간을 들인 만큼 따라오는 것이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