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집 마련
불편한 마음에서 시작된 ‘내 집 마련’ 이야기
글, 마케터J
👉 지난화 보러가기
나의 부동산 이야기
청약으로 얻은 아파트가 저의 첫 부동산은 아니었습니다. 청약 당첨 전까지 실거주용 작은 오피스텔을 매입해 살고 있었거든요. 이 경험이 아파트 청약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와 함께 청약을 넣기 전에 가져야 할 마인드 셋에 대해 이야기하고 연재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상경 후 부동산 시세를 접하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고향에서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는 금액으로, 서울에서는 오피스텔 하나를 겨우 살 수 있었거든요.
하지만 주변 환경의 발전 속도와 그에 따른 가치 상승률은 서울이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이때부터 서울 부동산에 대해 공부할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어요.
마음에 쏙 드는 오피스텔을 찾다
취업과 동시에 정기적금을 시작한 덕분에 어느 정도 목돈이 모였습니다. 이 돈으로 회사와 가까운 오피스텔을 구하기로 마음먹었어요. 오랫동안 찾아다닌 끝에 마음에 쏙 드는 매물을 찾게 되었습니다.
역에서 1분도 떨어지지 않은 초역세권에 1,000세대 대단지 브랜드 오피스텔이라 임대 수요가 끊이지 않는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월세도 높았고, 전세가는 매매가와 거의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이야기를 들으신 부모님께서 그 오피스텔을 아예 매매하는 건 어떠냐고 제안하셨어요. 거주하기에 좋은 조건일 뿐 아니라 나중에 되팔 때도 유리한 조건이라면서요.
그래서 세입자가 살고 있는 매물을 임차인 승계 조건으로 매매하는 ‘전세 끼고 매매’를 택했습니다. 세입자 보증금이 컸기에 이를 제외하고 나니 1억 원도 안 되는 금액으로 집주인이 될 수 있었습니다. 세입자 계약 만료일까지 목돈 모을 시간도 확보하게 됐어요.
매입 후 1년을 더 기다린 뒤, 추가로 모은 금액과 담보 대출로 잔금을 치르고 실거주까지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청약과 맞바꾼 오피스텔
청약 신청 시 가장 중요한 요건은 ‘무주택자’입니다. 그런데 이미 오피스텔을 소유한 제가 어떻게 청약을 넣을 수 있었을까요? ‘청약’ 제도는 오피스텔을 주택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아파트 완공 후에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때부턴 다주택자가 되므로 스스로 부동산 두 채에 대한 세금과 각각의 대출을 감당할 여력이 있는지 판단해야 합니다.
저는 아니었습니다. 애초에 오피스텔을 매입한 목적도 나중에 아파트를 살 때 보태기 위해서였거든요. 자산을 적금 방식으로 모으는 것보단 ‘부동산’ 방식으로 가지고 있는 편이 유리하다는 생각이었어요.
그래서 오피스텔을 처분해 청약 잔금에 보태기로 했습니다. 애초에 ‘내 집 마련’이라는 목표로 시작한 부동산 투자였기에, 무리한 대출은 지양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어요.
집은 미래의 돈을 당겨서 사는 것
“어차피 월급 모아서 집도 못 사는 데 뭘…”
주변 사람들과 자주 했던 푸념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단정 지으면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돈을 모을 필요 없다는 일종의 면죄부였던 것 같아요.
반대로 집을 사겠다고 다짐하면 심적으로 힘들어집니다. ‘지금까지 모아둔 돈’과, ‘앞으로 모아야 할 돈’이라는 현실을 마주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그 불편한 마음이 결국 내 집 마련을 가능하게 합니다. 어차피 안 된다는 생각으로 다 써버리는 사람과, 언젠가는 될 거라는 믿음으로 돈을 모으며 방법을 찾는 사람은 그 끝이 다를 수밖에 없어요.
언제 다 모을까(X), 어떻게 도달할까(O)
집을 살 때 대부분 담보 대출을 받습니다. 원래부터 ‘모아서 사는 것’이 아니라, ‘당겨서 사는 것’이라는 뜻이죠. 물론 담보 대출만으로 집을 살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대출 가능한 부분을 제외한 금액이 내가 실질적으로 모아야 하는 금액입니다.
사실 부동산을 현금으로만 매입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데, 왜 우리는 집값이 10억 원이면 ‘10억 원을 언제 다 모으냐’라고 한탄할까요? 정확히는 10억 원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10억 원짜리 부동산에 빨리 도달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데 말이죠.
부채는 힘든 자산이다
물론, 대출에 지나치게 의존해서는 안 됩니다. 혹시 ‘부채도 자산이다’, ‘집을 사기 위한 대출은 착한 대출이다’ 이런 말들, 들어보셨나요? 어느 정도는 맞지만 저는 부채를 ‘힘든 자산’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대출은 결국 상환해 나가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의 생활 습관을 바꿔야 하고 결과적으로 일상이 빠듯해질 수밖에 없거든요. 예전만큼 돈을 함부로 쓰지 못하겠다면, 그것이 부채를 잘 갚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세 가지 제안과 맺음말
① 월급의 50%씩 1년만 저축해 보세요.
‘티끌 모아 티끌’이라지만 월급의 50%는 티끌보다는 좀 더 큰 금액입니다. 딱 1년만 모으면 목돈이 되고, 그 과정에서 쌓인 자신감과 생활 습관은 청약 계약금까지 도달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거예요.
② ‘서울 제외 수도권’에 청약을 넣어 보세요.
청약은 목표에 빨리 도달하기 위한 도구라는 점을 기억하세요. 시간이 지나 정말로 원하던 매물을 살 기회가 주어졌을 때, 이 도구는 다른 어떤 자산보다 우상향 되어있을 거예요.
③ 상황보다 목표를 보세요.
금리가 오를까 봐, 집값이 떨어질까 봐, 더 완벽한 매물이 있을 것 같아서, 당첨 확률이 낮아서, 청약을 하지 않을 이유를 나열하자면 끝도 없습니다. 예상되는 최악의 상황은 말할 것도 없고요.
모든 상황이 나에게 유리해질 때를 알고 있다면 기다리는 게 맞지만, 그렇지 않다면 상황보다 목표만 우직하게 바라보고 달려가는 것도 방법입니다. ‘내 집 마련’이라는 목표를 정했다면,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할 수 있는 것들만 생각해 보세요.
청약 경험담을 마무리하며
저는 청약 매물을 분석하면서, ‘집을 어떻게 꾸밀지’ 인테리어를 함께 상상했습니다. 이 작은 과정이 청약 넣는 행위를 즐겁다고 느끼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여러분이 청약을 넣는 과정도 마냥 의무적이지만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내 집 마련 후 그곳을 꾸미고 살아가는 모습까지 구체적으로 꿈꿔 보세요.
그리고 그 꿈을 꼭 이루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