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로 돈 벌기’를 주제로 네 편의 글을 연재하고, 머니레터 독자님들의 질문을 받아 봤어요. 보내주신 질문 모두 꼼꼼하게 잘 읽어 보았습니다. 모두 답변드리고 싶었지만, 분량 관계상 많이 들어온 질문 3가지를 꼽아 봤어요.
오늘은 두 번째 질문에 답하는 순서입니다. 사이드잡을 지속해 온 ‘원동력’이 궁금했던 독자님의 질문이에요.
Q2. 사이드잡을 두고 ‘자아가 숨 쉬는 시간’이라고 하셨는데, 좋아하는 것과 꾸준히 하는 건 다르다고 생각하거든요. 좋아하지만 귀찮아질 때도 있으니까요. 어떻게 사이드잡을 지속할 수 있었나요? 귀찮게 느껴질 때 꾸준히 지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궁금해요!
사이드잡에서 ‘꾸준히 하기’는 정말 중요한 지점이에요. 아무리 좋아서 시작한 일이라도 부담이 된다거나, 끈기가 필요한 순간이 찾아오죠.
저는 그럴 때면 감정과 생각을 비우고 글을 씁니다. 직장인 모드로 사이드잡을 한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직장에서 일을 하듯이 ‘해야 하니까’ 글을 써요.
내가 원할 때 글을 쓰는 건
‘사치’라고 생각했어요
먼저, 제 일과에 대해 말씀드려 볼게요. ‘꾸준히 쓰기’와 연결되는 내용이거든요. 저는 평일에는 주로 웹소설을 썼고, 에세이는 주말에 썼습니다.
- 평일: 출근 전, 퇴근 후 30분~1시간 정도 자투리 시간에 틈틈히 웹소설을 썼어요
- 주말: 2~3시간 정도, 명상하듯 에세이를 한 번에 써내려갔어요
사실 웹소설을 쓸 때, 끊어서 쓰는 게 좋은 기법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야기는 한 편의 연극처럼 흐름이 있고, 그 흐름이 끊기면 문장이 나오지 않는 순간도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이런 점 역시 ‘어쩔 수 없다’고 받아들였어요. ‘사이드’ 잡인만큼, 자투리 시간에 짧게 글을 쓰는 것이 익숙해져야 한다고 생각했죠.
좋아서 시작한 일이지만,
이제는 일부러 감정을 지우려 합니다
물론, 감정이나 동기부여 같은 동력은 어마어마한 힘을 갖고 있어요. 감정의 폭발적인 힘을 사용할 때 더 큰 성과를 내는 분야도 있고요.
처음에는 저도 설레는 마음으로 글을 썼어요. 마음속에 행복이 넘쳐흘렀죠. 하지만 지금은 그런 감정이 많이 사그라들기도 했고, 일부러라도 감정을 더 지우고 생각 없이 글을 쓰려고 노력합니다. 매일 운동을 하듯이 루틴하게 노트북 앞에서 글을 쓰려고 해요.
처음에는 ‘내가 좋아하는 일인데 감정 없이 하게 되는 루틴한 일이 되어버렸구나’ 하는 왠지 모를 상실감과 씁쓸하기도 하지만, 그 덕에 오래, 꾸준히 할 수 있었어요.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감내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물론, 가끔 귀찮은 마음이 들거나, 반복되는 일들 속에서 지루함을 느낄 때도 있는데요, 그럴 때면 ‘내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이다’라고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다독입니다.
꿈을 이루는 건 원래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뤘을 때 더 값진 것이고요. 힘들거나 지루할 때면,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 순간을 감내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글을 쓰려고 노력합니다.
투지를 다지고 마음을 챙길 때
이런 책을 읽었어요
꿈을 향한 투지를 다질 때는 프리드리히 니체의 메시지가 결이 맞는 것 같아요. 니체의 책은 원서도 도전했지만 해석서가 더 와닿았습니다. <곁에 두고 읽는 니체>, <우울한 날엔 니체>를 읽었어요. 니체의 메시지 중에서 고난에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는 자세를 체화하려 노력합니다.
가끔은 꿈의 무게가 무겁게 느껴지거나, 불확실한 현실 앞에 불안하거나 우울한 마음이 들 때도 있어요. 그럴 때는 마음의 무게를 덜려고 노력해요.
이럴 때 도움이 됐던 책은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였습니다. 러시아의 강제노동 수용수에 갇힌 농민 슈호프의 하루를 적어낸 단편 소설입니다.
줄거리를 보고 괴로움, 고통, 우울과 좌절로 가득할 줄 알고 있었는데, 예상과 달라서 기억에 남았어요. 책을 읽으면서, 매일 일상 속에서 고통에 집중하기보다 담담하게 살면서 고요하게 강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