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잘 맞는
투자서비스 찾기 😉
지난주, ‘나의 투자유산답사기’에서는 저의 주식 자문 경험기를 들려드렸어요.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그래도 저에게 꼭 필요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경험해보지 않았더라면 아마 여러분께 이런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없었을 거예요.
오늘은 나와 잘 맞는 전문가를 찾아가는 방법을 알려드리려고 해요. ‘이게 투자와 무슨 상관인가?’ 싶을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더 중요한 내용이랍니다. 어렵게 찾은 신뢰할 만한 전문가라도, 그 사람이 나와 맞지 않으면 꽤 큰 손실을 볼 수 있어요. 그래서 전문가를 선택하기 전에 나의 투자 성향과 잘 맞는 사람인지 먼저 판단해야 합니다.
어떤 사람이 나와 잘 맞는지 파악하려면, 그 사람을 판단하기 위한 나만의 기준이 있어야겠죠. 투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먼저 ‘나’의 상황과 성향에 대한 인지가 필요해요.
첫째,
나는 언제 주식 장을
볼 수 있나요?
대다수 직장인의 경우, 주식시장이 열리는 시간(정규장 기준 오전 9시~오후 3시 30분)과 회사의 업무시간이 겹칩니다. 장중에 주식을 사고팔기가 매우 어렵죠. 퇴근 이후에 여유시간이 있다면, 한국시간 기준 밤 11시부터 열리는 미국 주식을 거래할 수도 있지만, 조금 피곤하겠죠.
그래서 저는 국내 주식에 투자할 때 예약 매수, 예약 매도를 많이 활용합니다. 미리 정해둔 가격에 몇 주를 살 건지(팔 건지) 예약해두는 기능이에요. 증권사 모바일 앱으로도 가능합니다.
만약 저처럼 업무시간에 거래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면, 종목 분석과 함께 차트의 움직임을 잘 짚어주는 전문가가 괜찮으실 거예요. 업무 시간에는 급변하는 상황에 기민하게 대처하기가 어려우니, 차트 속 반복되는 패턴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전문가가 유용하겠죠.
둘째,
나에게 차트가 중요한가요,
기업의 가치가 중요한가요?
투자 자문 전문가는 크게 두 가지로 부류로 나뉩니다. 기업의 장기적인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전문가와 단기적인 주가 추이를 보며 빠르게 매수, 매도하는 트레이딩 전문가예요. 이 중 본인이 선호하는 투자가 유형이 무엇인지 알아야 해요.
가치투자자: 많이 알려진 주도주는 아니지만, 내 기준에서 앞으로 더 가치가 커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기업에 투자하고 싶은 분들에게 잘 맞습니다. 오래 봐야 하므로 회사의 실적, 재무에 문제가 없는 것이 중요합니다.
트레이딩 투자자: 소위 말하는 단타 투자자. 주가가 크게 움직이지 않고 잔잔할 때 사두었다가, 시장에서 기업이 부각되면서 주가가 빠르게 올라갈 때 파는 분. 소액(10만 원 이하)으로 단타를 시도해 보시면서 본인의 성향에 잘 맞는지 확인해보세요.
셋째,
내가 좋아하는 섹터는
무엇인가요?
주식은 개별 기업이 아니라, 산업군으로 묶어볼 수도 있습니다. 이걸 섹터라고 부르는데요. IT, 바이오/헬스케어, 배당, 소비재, 리츠 등 여러 가지 섹터가 있습니다. 그중 내가 어떤 섹터를 좋아하면, 그 섹터에 집중하는 것이 좋아요. 그리고 그 섹터를 정확하게 분석해주는 전문가를 만나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 해당 섹터에 대한 지식이 많고, 관심도 많고, 공부하는 게 지루하지도 않고요, 최소한 내가 이해를 못 하는 상황에서 돈을 잃을 일은 줄일 수 있어요.
예를 들어서, 저는 패션۰뷰티에 관심이 많아서 섬유 섹터와 화장품 섹터를 자주 둘러봅니다. 좋아하는 옷이나 화장품 브랜드의 모회사가 상장돼있다면 그 회사의 주식을 눈여겨봐요. 또, 아이돌을 좋아해서 컴백 전에 관련주들을 유심히 보기도 합니다. 만약 부동산 투자는 하고 싶지만 아직 초기 투자자금이 부족하다면 리츠에, 럭셔리 브랜드를 좋아한다면 럭셔리 ETF에 투자할 수도 있어요.
업계의 특성상, 실적이 좋은 분기와 좋지 않은 분기가 있습니다. 내가 관심 없는 분야라면 이것까지 공부해야겠지만, 이미 소비자로서 관심을 두고 있던 분야라면 당연히 알고 있는 내용이겠죠. 시장에서 소비자가 그 상품을 어떻게 보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미래의 전망을 예측해보는 것도 더 수월합니다. 오랜 기간 갖고 갈 만한 주식이라면, 가격이 내려가는 시기에 한 주씩 더 사서 보유 주식의 평균 단가를 낮출 수도 있을 거예요.
넷째,
지금 나는 인생에서
어떤 시기인가요?
나의 생애 시기와 투자성향까지 파악하면, 더욱 전문적인 섹터를 다루는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변동성이 크고 실체를 규명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바이오는 건드리지도 않는 전문가도 있지만, 미래 먹거리로서 꼭 포트폴리오에 가져가는 전문가도 있어요.
20~30대 투자자는 좀 더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이 있는 바이오주를 선호하죠. 요즘 들어 코로나19 백신, 치료제와 관련된 바이오 기업이 크게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급등한다는 이유로 뛰어들기 전에 바이오 기술에 대해 다양한 지식이 있는 전문가를 통해 배경지식을 쌓으면 도움이 될 거예요.
반면, 60대 이상의 투자자는 다른 세대보다 많은 자산을 굴리면서, 보다 안정적으로 자산을 운용하는 걸 선호합니다. 노후를 보낼 자산이 중요하니까요. 제가 곁에서 지켜보니 주로 삼성전자에 대해 관심이 많으세요. 그래서 기술주 등의 공부를 많이 하시더라고요.
다섯째,
나의 인내심은
어느 정도인가요?
사실 인내심의 한계를 스스로 파악하기는 좀 어렵습니다. 진짜 내 돈을 넣고 손해를 봐야 알 수 있는 부분이긴 하거든요. 하지만 이미 손실을 본 적이 있으시다면, 혹은 현재 손실을 감수하고 있다면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르는 기간’을 생각해보시고 잘 맞는 전문가를 만나셨으면 좋겠어요.
처음으로 이용해 본 주식 자문 사이트에서 저는 1~3개월까지 참다가 -30%를 찍고 손절매했어요. 하지만 1년 후에 해당 주식들이 다시 원상복구, 혹은 몇 배 더 오른 종목들도 있었어요. 반대로 몇 배 떨어진 종목도 있었지만요.
제가 두 번째 전문가에게 배울 때는 이전보다 인내심이 조금 더 생긴 상태였습니다. 1년~1년 반 정도 20~40% 손실 상태에서도 팔지 않던 종목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전문가의 권유로 아쉽지만 손절매를 하게 된 이후, 한 달 사이에 3배가 올랐습니다.
이렇게 전문가와 내 인내심의 사이클 또는 내 기본 원칙과 맞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전문가도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나와 맞지 않는 전문가와 공부하는 건 정말 엄청난 스트레스예요. 손절매의 원칙은 여기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빠르게 다른 전문가를 찾아보세요.
투자의 방법, 기술에 대한 구체적인 얘기도 아주 중요합니다. 하지만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하기 전 또는 투자 자문 전문가를 찾기 전에 오늘 알려드린 내용을 먼저 점검해보세요.
투자는 내가 열심히 번 돈을, 리스크를 감수해가며 하는 행위입니다. 큰 노력을 기울였는데 잘 안될 때 드는 속상한 마음, 어떤 건지 다들 잘 알고 계시죠.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여기에 돈까지 얽히게 된다면 그 스트레스는 말로 다 하기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의 검토와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까지는 모르겠지만, 불필요한 실패는 막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다들 집콕모드인 요즘 차분하게 앉아 나의 투자 성향을 먼저 파악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다음 주, 새로운 투자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