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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갈 💪 기타와 바비타, 그리고 나프타?

글, 정인

📌 경제와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작품을 어피티가 소개한다? 네, 그렇습니다. <어피티 인생극장>은 드라마, 영화를 주제로 경제 이야기를 줄줄 떠드는 시리즈로 기획되었어요. 스포일러 없이 영화 추천도 받고 얼떨결에 경제상식도 얻어갈 수 있는 어피티 인생극장 시리즈,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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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영화, 당갈(2018)

장르: 드라마, 액션, 스포츠

추천인: JYP

JYP의 별점: ⭐⭐⭐⭐⭐

후계자가 내 꿈을 잇게 하리라

“내 딸은 일단 두려움은 이겼소”

‘마하비르 싱 포갓’은 전직 레슬링 선수입니다. 레슬링과 자신의 조국 인도를 너무나도 사랑하는 그에게는 인생에서 아쉬운 점 딱 두 가지가 있습니다. 은퇴해서 더는 레슬링을 할 수 없는 것, 그리고 인도가 올림픽 레슬링 종목에서 메달을 딴 적이 없다는 것이죠.

전통과 권위를 중요시하는 사람이 사회적 성취를 욕심내기 시작하면, 그다음 따라오는 것이 바로 ‘후계자’입니다. 내가 못다 이룬 꿈을 후계자가 달성해야 한다거나, 내가 이뤄놓은 대단한 무언가를 후계자가 이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마하비르 싱 포갓도 그런 사람입니다. 아들을 낳아 훌륭한 레슬링 선수로 길러낸 다음, 조국 인도에 첫 메달을 안겨주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자꾸만 딸이 태어납니다. 첫째부터, 넷째까지 말이에요.

유전의 힘은 강력했습니다

JYP: 우리 어머니 세대만 해도 7남매, 9남매, 11남매 이런 가족구성이 흔했잖아요? 그래서 전 마하비르 싱 포갓도 계속 아들만 낳으려 할 줄 알았어요.

정인: 아니었나요?

JYP: 딸들에게 레슬링 훈련을 시키더라고요. 

인생의 선택지가 열려 있는 상황에서 부모의 기대를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건 절대로 권할 수 없는 일이에요. 하지만 싱 포갓이 살고 있는 곳은 인도에서도 꽤 시골이었습니다. 

여기서는 레슬링 선수가 되기를 강요하는 게 선택지를 줄이는 일이 아니라,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선택지를 하나 더 만드는 일이었어요. 이곳 여자아이들은 어른 태만 나도 돈이 많은 아무 남자와 결혼하는 것만이 정해진 미래거든요.

다행이랄까요? 유전의 힘은 강력했습니다. 어려서부터 또래 남자아이들보다도 힘이 셌던 딸들, ‘기타’와 ‘바비타’는 아버지의 레슬링 훈련을 받기 시작해요.

정해진 미래가 더 비참했기에

싱 포갓은 레슬링을 위한 운동 말고는 다른 어떤 것도 신경 쓰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기타와 바비타의 머리를 짧게 깎고, 화려한 옷이나 악세사리를 금지했어요.

정인: 딸들이 반항하지는 않았나요?

JYP: 반항을 하긴 해요. 기타랑 바비타 입장에서도 예쁜 옷 입고 화장하고 얼른 결혼하는 게 ‘가보지 않은 길’이고, 내 또래 모두 그걸 목표로 삼아서 노력하니까. 왠지 나 혼자 이상하고 나 혼자 뒤떨어지는 것처럼 느껴지잖아요?

정인: 그래서 반항이 성공했나요?

JYP: 아뇨. 스스로 반항을 안 하기로 해요. 아직 미성년자인데도 지참금을 많이 준 노인과 결혼하게 된 친구의 눈물을 보게 됐거든요.

그즈음, 기타는 조그마한 동네 레슬링 대회에 나가게 됩니다. 레슬링을 하는 사람들은 꼬마와 어른을 가리지 않고 모두 남자뿐. 하지만 레슬링을 하려면 누군가와는 대련을 해야 하죠. 그래서 대회 주최자는 기타가 시합 상대를 직접 고르게 해줘요. 

작고 마른 후보부터 근육질의 키 큰 후보까지 쭈르륵 늘어섭니다. 그런데 그때, 기타는 가장 크고 가장 세 보이는 후보를 골라요. 다들 기타가 저 건장한 선수를 이길 수 있겠느냐고 빈정거리는데, 싱 포갓이 이렇게 말합니다. ‘내 딸은 일단 두려움은 이겼소.’

나프타가 여기서 왜 나와요?

정인: 저 그런데… 두 딸의 이름이 너무 뭔가를 연상시켜요.

JYP: 엥? 뭐요? 

정인: 나프타요. 같은 ‘타’자 돌림이라 그런가?

JYP: 아니 갑자기요…? 나프타는 플라스틱 원료 아니에요?

정인: 우리나라가 나프타를 주로 인도에서 수입하거든요!

영화도, 인생극장의 딴 얘기도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인도에서 어떤 것을 많이 사 올까?

인도가 신흥 경제 대국이라는 얘기는 요새 정말 많이 나옵니다. 2023년 1분기 GDP 기준, 인도는 세계 5위를 기록했어요. 1인당 GDP는 2천~3천 달러 수준이지만 국가 전체로 보면 굉장히 강력합니다. 

그런데 그 중요하다는 국가에서 우리나라는 어떤 물건을 가장 많이 사 오고 있을까요? 바로 나프타입니다. 수입량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예요.

‘나프타(Naphtha)’는 석유화학 회사에 가장 중요한 원료 중 하나예요. 각종 플라스틱과 합성고무, 합성비닐을 만드는 다양한 석유화합물의 원재료가 되거든요.

정유사가 원유에서 직접 추출할 수도 있지만, 설비도 필요하고 수지타산을 맞추기가 어렵기도 해서 보통 수입합니다. 우리나라는 주로 러시아와 인도 등에서 나프타를 수입해요.

원래는 러시아에서 제일 많이 수입했는데, 지금은 전쟁과 국제 제재로 러시아와 거래하기가 어려워서 재빨리 인도와 거래량을 늘렸다고 해요.

자국 원유도 쓰고, 사서도 쓰고

JYP: 그럼 인도는 산유국인가요?

정인: 산유국입니다만, 다른 산유국과 비교해 보면 손에 꼽히는 수준은 아니에요. 오히려 세계 4위권 안에 들어가는 원유 수입국이랍니다.

JYP: 원유를 많이 수입한다는 건 석유화학산업 같은 제조업이 발달했다는 이야긴데…

정인: 그렇습니다! 자국 원유를 모두 사용하고도 엄청나게 수입해서 정제해 상품으로 만들 만큼 제조업이 발달해 있어요.

인도의 석유화학제품 시장 규모는 세계 6위, 아시아 4위입니다. 200만 명이나 고용하고 있는 시장 규모에 비해, 소비자의 플라스틱 소비량은 굉장히 적은 편이에요. 이런 점에서 인도 정부는 인도 시장의 잠재력이 크다고 자랑하기도 합니다. 

인도의 경제 성장에 중요한 것

인도 시장의 가장 큰 장점은 인건비가 낮은 데 비해, 기술교육을 잘 받은 숙련공이 풍부하다는 점이에요. 게다가 인도 공대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인 데다, 다들 영어를 능숙하게 사용하죠.

전문가들은 인도가 이미 중장기적 경제성장 단계에 진입했다고 합니다. 이대로 순조롭게 발전한다면 수십 년 뒤에는 개개인의 삶도 꽤 괜찮아질 것이란 뜻이에요. 우리나라 기업들도 인도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다만 사회 발전이 순조롭게 되기 위해서는 부족 간, 종교 간, 각종 문화적 악습으로 인한 갈등이 어떻게든 완화돼야 해요.

넓은 국토, 많은 인구
그 안의 사회문화적 간극

인도 국토 면적은 우리나라의 33배 정도입니다. 면적만 따지면 세계 7위예요. 국토가 넓지만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이 제한돼 있는 러시아 등과 달리, 인도는 국토 구석구석 사람도 많이 삽니다. 평균 연령도 28세 전후로 젊고요. 

인구가 많은 만큼, 종교나 문화적 관습, 언어, 부족이 굉장히 다양해요. 특정 부족 하나만 떼어내도 웬만한 국가만큼 커다란 거주지역과 인구가 나올 정도입니다.

그래서 ‘인도는 이렇다’라고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워요. 대단한 부분만 보면 벌써 세계적인 선진국처럼 보이기도 하고, 최악을 들여다보면 ‘어떻게 아직까지 이럴 수 있나’ 싶기도 하죠. 

영화 <당갈>은 1988년부터 2010년을 배경으로 합니다. 인도 사회와 경제의 커다란 간극, 심각한 주제의식을 인도 영화답게 어이없을 만큼 시원시원하게 내질러 버린 레슬링 영화, <당갈>을 추천합니다.

그래서 기타와 바비타는 레슬링 선수가 되어 올림픽에 나갈 수 있었을까요?

<당갈>을 감상할 수 있는 OTT


필진의 코멘트

  • 정인: 인도영화가 대개 그렇듯 <당갈>도 OST가 무척 중요합니다. <당갈> OST를 듣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당갈♪  ₍₍(ง˘ω˘)ว⁾⁾ ₍₍(ง˘ω˘)ว⁾⁾ 당갈♬ 당갈♪ ₍₍(ง˘ω˘)ว⁾⁾ ₍₍(ง˘ω˘)ว⁾⁾ 이렇게 어깨춤을 추게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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