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초코라떼, 건강검진을 받으러 가는 아빠
내시경 검사 중 이상 소견이 발견되면 용종 제거나 조직검사를 진행하는데, 원하지 않으면 미리 말씀드리면 돼요. 아빠는 항응고제와 당뇨약을 복용 중이라서, 내시경하시는 선생님께 미리 말씀드리고 용종을 제거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바로 제거하지도 않을 거면 굳이 내시경을 할 필요도 없지 않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항응고제를 복용 중인 상태에서 조직을 제거하면 출혈 위험이 있어서 무리할 수는 없었거든요. 뇌경색을 앓은 이력이 있는 만큼 약을 멈출 수도 없고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일단 검진만 받아보고 용종이 발견되면 이후 약 조절을 하면서 제거 여부를 결정하자는 쪽으로 주치의와 방향을 잡았어요.
결과적으로는 위와 대장 모두에서 용종이 발견됐고, 추후 항응고제 복용을 중단한 상태에서 용종을 제거하기로 했어요. 이런 결정을 하는게 쉽진 않았지만, 적어도 지금 어떤 상태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니 마음이 오히려 홀가분해졌어요.
저도 그동안은 혼자 건강검진을 받아왔기 때문에 몰랐는데 병원측에서 생각보다 보호자에게도 설명을 잘 해주더라고요. 교수님이 어떤 검사가 진행되는지 간단히 설명해주시고, 동의 절차까지 안내한 뒤 준비가 끝나면 보호자는 대기실로 안내받아요. 저는 처음 몇 차례 검사만 함께 다니고 나머지 시간은 대기실에서 기다리며 쉬었고요. 병원에서 식권도 제공받았는데, 안에 식당이 많아서 사용처도 다양했어요. 함께 밥을 먹으며 검사 후 주의사항에 대해 읽어봤어요.
검진 결과는 2주 정도 걸려서 이메일로 PDF 파일로 먼저 받아봤고, 건강검진 결과 상담 서비스도 신청해서 교수님께 직접 설명도 들었어요. 부모님 특! 자녀가 말하면 귀담아 듣질 않으시잖아요. 하지만 의료진이 진지하게 어떤 상태고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전달해 주니 아버지도 조금은 마음을 다잡으신 것 같았어요.
이후 추적 관찰을 위해 외래가 네 군데나 잡히긴 했지만, 그래도 아빠 인생 첫 건강검진을 잘 마쳤다는 데 의의를 두고 싶어요. 그리고 이 코스 그대로 한 달 뒤에는 엄마 건강검진도 연이어 진행해드렸답니다.
✅ 부모님 건강검진, 이 점을 참고해 주세요
혹시 부모님 건강검진 비용이 부담스러우시다면, 우선 건강보험공단에서 제공하는 국가건강검진을 활용해 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저희 아빠는 유병자시고 대학병원 외래 진료를 꾸준히 받고 계신 상황이라 비교적 비용이 높은 대학병원 검진을 진행했지만, 모두가 그렇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물론 대학병원 건강검진은 1박 2일 프로그램이 있다거나, 이상 소견이 있을 경우 즉시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 결과지가 곧 상급병원 소견서로 활용된다는 장점이 있긴 합니다.
건강보험공단의 검진은 크게 일반 건강검진과 6대 암 검진(위, 간, 대장, 유방, 자궁경부, 폐)으로 나뉘는데요, 2년에 한 번 받을 수 있고, 전년도에 받지 못했을 경우에는 건강보험공단에 문의해서 올해 받을 수 있도록 변경도 가능하다고 알고 있어요. 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에서 대상 여부, 검진 항목, 지정 병원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국가검진을 먼저 받아보시고, 필요 시 추가 정밀검진으로 넘어가는 방식도 추천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