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원-달러환율은 1,320원대까지 떨어졌어요. 지난 3분기엔 환율이 1,550원에 육박하며 1,60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는데 지금은 7월 고점 대비 13% 이상 하락했어요. 2024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죠. 환율이 하락하면서 일부 수출 기업의 3분기 실적 전망치는 낮아졌어요. 해외에 물건을 팔아 달러로 대금을 받는 기업들의 원화 환산 매출이 감소하기 때문이에요.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개월 전 81조5122억 원에서 76조9640억 원으로 낮아졌어요. 해외 판매 비중이 높은 자동차 기업들도 마찬가지예요.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최근 한 달 사이 16%나 줄었죠. 이외에도 화장품, 조선, 전력기기 등 최근 해외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던 기업들이 실적 우려로 주가가 흔들리고 있는데요. 원화 강세 영향이 커요.
환율 하락의 득실은 기업마다 달라요
반대로 원화 강세가 유리하게 작용하는 기업도 있어요. 대표적인 곳이 항공사예요. 항공유와 항공기 리스료 등을 달러로 지급해 원화가 강세면 비용 부담이 줄고, 달러 표시 부채의 원화 환산액도 감소하기 때문이에요.대한항공의 3분기 순이익은 929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배 넘는 수준이 됐어요. 환율 영향이 컸죠. 다만 원재료를 수입하면서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은 득실을 함께 따져봐야 해요. 환율이 하락하면 원료를 대부분 수입하는 철강 업계는 비용이 줄어드는 이점을 누릴 수 있지만, 수출 경쟁력과 원화 환산 매출에 불리할 수 있어요. 식음료 기업들도 비슷해요. 원재료 수입 비용은 줄지만, 해외 매출 비중이 높으면 원화 환산 매출도 감소해 비용 절감 효과가 상쇄될 수 있어요. 즉, 같은 업종이라도 원재료비 절감과 매출 감소 중 어느 쪽의 영향이 큰지에 따라 실적이 달라질 수 있어요.
원화 강세가 계속될지는 의견이 엇갈려요
원화 가치를 끌어올린 가장 큰 요인은 반도체 수출 호황이에요. 우리나라 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면서 국내 외환 시장에 달러 매도 물량이 늘어났어요. 여기에 한국은행이 7월과 8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한미 금리 격차가 좁혀진 점도 영향을 미쳤어요.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과거 환율이 오히려 경제 펀더멘털을 벗어난 수준이었다며 그에 걸맞은 수준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했어요. 신현송 총재는 환율이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을 언급했고요. 반면, 유가 급등과 AI 투자 수익성을 둘러싼 의구심으로 원화 강세가 이어지지 않을 거라는 의견도 있어요. AI에 대한 기대가 흔들리면 외국인들이 반도체 등 AI 주식을 매도하고 달러로 바꾸려는 수요가 늘어 원-달러 환율이 다시 반등할 수 있다는 거죠.
치타 한마디
💲 지금의 원-달러 환율 하락은 기업들의 달러 매도가 근본적인 이유지만, ‘지금까지 떨어졌으니 앞으로 더 떨어질 거야’라는 기대 자체가 원화 강세를 부추기는 경향도 있어요. 환율이 더 떨어질 거라고 생각한 기업들이 앞다투어 환전하고 환율은 더 떨어지는 ‘자기강화적 움직임’이 일어나는 거죠. 환율 전망은 신의 영역이라고 불릴 정도로 맞추기 어려워요. 자산 배분을 위해 달러 환전을 고려하고 있다면, 바닥을 노리는 것보다는 기준을 세운 후 여러 번에 나눠 매수하는 편이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