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장단
“루틴한 업무만 반복하고 있는 20대 후반입니다. 몸이 편하고 개인 시간도 많다는 장점이 있지만, 계속 이대로 지내는 게 맞는지 의문이 듭니다”
“커리어를 쌓아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아요. 단순한 일만 하다 보니 이력서에 적을 경력이라고 할 만한 게 없어요. 이직을 하려고 해도 막막하고, 나이가 들어가니 조급해집니다”
물경력만 쌓이는 느낌이라면? “삐~🚨” 대책이 필요합니다!
이제 인정을 받아야 할 타이밍이에요
서른 즈음이라면, 주어진 일은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인정을 받아야 할 때입니다.
새로운 일이 주어질 때, 피하기 보다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인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명확하게 답할 수 있어야 하고요.
그러니 가능하다면 회사 안에서, 어렵다면 회사 밖에서라도 경력을 쌓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오늘은 물경력만 쌓이는 상황에서, 성장하는 산업과 기업으로 ‘환승 이직’하는 과정을 K의 사례를 통해 설명해 볼게요.
환승 이직 1단계
목표 설정하기
K를 처음 만났을 때, 딱 질문자와 같은 상황이었어요. 그럭저럭 만족하며 다닐 수 있는 회사에 재직 중이었지만, 그 일을 계속한다고 해서 내년이 다를 거라는 기대를 할 수는 없었거든요.
K와 이야기를 나누며 합의한 내용은 ‘성장하는 산업에 속해있는 기업으로 가자’였어요. 당시 K가 하던 일이 아날로그 콘텐츠 관련 업무라서 디지털 콘텐츠 산업으로 관심을 돌렸습니다.
직무가 명확한 건 아니었지만, 일단 서비스 운영자 정도로 생각해두고 좀 더 뾰족한 직무를 찾아보기로 했어요.
환승 이직 2단계
‘내 기준’으로 기업 평가하기
기업을 평가하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내가 가진 게 많으면 기업들을 줄 세울 수 있어요.
하지만 현실의 나는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K의 경우에도 디지털 콘텐츠 기업 입장에서 그의 경력이 그리 매력적인 조건이 아니었죠.
그렇다고 하기도 전에 포기할 필요는 없어요. 같은 산업 분야에서도 다양한 영역과 등급의 기업이 존재하니까요. 결국, 기업과 인재 서로의 니즈가 맞으면 되는 겁니다.
K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콘텐츠 산업으로 이동하는 것을 목표로 정한 뒤, 해당 산업군에 속하는 5개의 기업을 골라 아래 기준으로 지원 가능한 기업들을 분석했습니다.
- 성장 가능성(시장, 기업)
- 직무 적합성
- 동료(사수)
- 처우
당연히 총점이 가장 높은 A 기업에 합격하길 원했지만, 현실적으로는 기대하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합격을 내가 결정할 수는 없어도 기업을 분석하고, 지원하는 건 내가 하면 되는 일이잖아요? 그래서 A 기업도 배제하지 않고 분석하고 지원절차를 밟았습니다.
이렇게 ‘지원 가능한 기업’을 ‘내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에 따라 지원하다 보면, 냉정한 현실을 만나게 됩니다. 내가 가고 싶은 회사는 나를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에요.
뭐,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픈 만큼 성숙해 가는 거니까요. 지원 과정을 통해 알게 된 나의 강점과 약점을 정리하면서 ‘돈 안 들이고 나를 알아가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 잘 나가는 기업을 분석하면서 산업의 현황과 함께 그 기업은 왜 잘나가는지, 나의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알 수 있죠.
환승 이직 3단계
지원, 그 이후
지원한 곳에서 합격통지를 받았다고 해서 끝이 아닙니다. 처우 협의 과정을 거치면서 ‘진짜 내가 이직하고 싶은지’ 다시 한번 고민하게 돼요.
‘이직하고 싶어서’ 시작한 여정이라도, 합격통지를 받고 나면 ‘변화보다는 안정을 원하는 나’를 알게 되기도 해요. 가족들의 반대에 부딪히기도 하고요.
이 과정에서 생각만 하고 시도하지 않았다면 알 수 없었을, ‘지금 내가 가진 것들의 소중함’을 발견할 수 있어요.
이직을 확정하게 되었다면?
이제 새로운 환경에 합류할 준비를 해두어야 합니다. 내가 맡던 일을 후임자에게 깔끔하게 넘겨주고, 함께 일한 동료들과 이별의 아쉬움을 나누는 시간도 필요하죠.
내가 직장에서 한 행동들은 나의 평판으로 쌓입니다. 이별의 과정이 깔끔하지 못하면 그간의 여정을 부정적으로 만들 수 있어요.
새로 합류할 기업의 동료를 찾아가 티타임을 갖거나, 사전 스터디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습니다. 나에 대해, 새로운 기업과 동료들이 가질 호감도가 더 커질 테니까요.
그래서 K의 여정은
어떻게 되었냐고요?
K는 다행히 디지털 콘텐츠 기업으로 이직할 수 있었고, 이직한 기업에서 일 잘한다는 소리를 들으며 일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일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업계에서 ‘일잘러’라는 소문이 났고, 이직을 준비할 당시 가장 가고 싶었던 회사에서 러브콜을 받게 되었답니다.
“다 때가 있다”는 그 말
저 역시 ‘다 때가 있다’라고 말하는 부모님, 선생님 말씀이 고루하게 느껴졌어요. 하지만 살아보니 때를 놓치면 두고두고 후회하게 되는 일들이 있더군요.
커리어의 골든타임을 꼭 붙잡아 원하는 결과를 얻길 응원하며, 대문호 괴테의 문장으로 마무리해 볼게요.
“가라! 네 눈짓을 따르라. 너의 젊은 날을 이용하고, 배움의 때를 놓치지 마라”
필진의 코멘트
- 장단: <장단의 내일내돈>을 통해 커리어 골든타임 내에 탄탄한 ‘일근육’을 키워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