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채권 투자하기

글, 부엉이


📌 필진 소개: 안녕하세요 펀드매니저로 일하는 부엉이입니다. 다양한 기관에서 채권 투자를 담당했고, 현재는 자산운용사에서 채권형 펀드를 운용 중입니다. 다양한 매체에 투자 및 금융 관련 글을 기고하고 『버핏클럽 issue 1』에 공저로 참여했습니다.  

마지막 시간에는 해외채권의 특징과 투자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해외채권은 달러, 유로 등 외화로 발행된 채권을 의미하는데요. 최근에는 개인들의 해외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증권사 MTS(Mobile Trading System)를 통한 직접 투자와 해외 ETF를 통한 간접 투자가 쉬워지면서 투자 금액도 늘어나고 있어요. 


해외채권에 투자했을 때 투자 대상 통화의 가치가 절상되면(올라가면) 환차익을 얻을 수 있지만, 반대로 투자 대상 통화 가치가 하락하면 환손실이 채권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 즉 이자와 자본차익보다 클 수 있어요.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해도 환손실로 인해 원화로 환전했을 때 원금 회수가 어려울 수도 있죠. 그러니 해외채권 투자는 곧 외환투자와 동일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해요.


해외채권이란 무엇일까요?

 

해외채권이란 외국 통화로 발행된 채권을 의미해요.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 정부가 발행한 국채들이 대표적인 해외채권이에요. 해외채권은 신용등급에 따라 국채, 준정부채, 우량회사채, 하이일드채권 등으로 분류할 수 있어요. 또 달러, 유로, 엔 같은 기축 통화로 발행된 채권과 브라질 헤알, 인도 루피 같은 이머징 통화로 표시된 채권으로 나눌 수도 있어요. 해외채권도 신용등급이 높을수록 채무 불이행 위험이 낮고, 기축통화로 발행된 채권이 환율 변동 위험이 낮은 경향이 있어요.


대한민국 정부, 공공기관(산업은행, 한국전력 등)과 한국 민간기업들도 외화를 조달하기 위해 해외 금융시장에서 외화표시 채권을 발행하고 있어요. 한국 기관이 발행한 외화 표시 채권을 KP(Korean Paper)라고 불러요. KP는 주로 달러로 발행하는데요. 한국 정부와 공공기관 같은 친숙한 주체가 발행하기 때문에 신용위험이 낮아요. 또 선진국 통화로 발행되기 때문에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싶어 하는 투자자들은 관심을 가져볼 만해요. 


해외채권시장은 규모 면에서 국내 채권시장을 압도해요. 국내 채권시장 총 규모는 3천조 원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전체 채권시장은 그 30배인 10경 원을 넘는다고 해요. 따라서 해외채권에 투자하면 다양한 통화와 발행 주체에 분산 투자하는 이점이 있어요.


해외채권 투자의 장점


해외채권에 투자하면 다양한 장점이 있어요. 우선, 다양한 국가의 통화에 분산투자 할 수 있어요. 특히 기축통화(달러, 유로, 엔 등)는 글로벌 경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 이머징 통화(신흥국 화폐) 대비 절상되는 경향이 있는데요. 글로벌 금융 위기나 경기침체로 전 세계 주식, 부동산 같은 위험자산 가격이 하락할 때 미국 국채, 독일 국채, 일본 국채 같은 기축 통화 안전자산(국채)을 보유하고 있으면 통화 가치 상승으로 외환 차익을 얻을 수 있어요. 또 경제 성장률과 물가 하락으로 채권에서 자본 차익도 기대할 수 있어요. 이처럼 기축 통화 채권을 보유하면 원화 채권을 보유했을 때보다 전체 포트폴리오의 자산 배분 효과가 개선되는 경향이 있어요.


또 일부 이머징 통화 채권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해요. 예를 들어 2024년 10월 말 현재 브라질 10년 국채 금리는 12%가 넘어요. 브라질 헤알화가 급격히 절하되지 않는다면 투자자들은 매년 12%의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요. 다만 브라질은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통화 가치가 장기간 절하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해요. 인도 10년 국채의 만기수익률은 6% 정도예요. 인도는 최근 통화 가치가 안정된 가운데 비교적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요.


일부 국가의 국채는 한국과 조세 협약을 맺고 이자소득세를 완전히 면제해 주고 있어요. 브라질의 경우 현지 세법이 외국인 투자자가 브라질 국채에 투자하여 발생하는 이자 및 자본소득세에 대해 비과세하고 있어요. 또 한국과 브라질 정부 사이의 조세협약도 브라질 정부와 공공기관이 발행한 채권에서 발생한 수익을 비과세하고 있어요. 현재 만기 수익률이 12%에 달하는 브라질 10년 국채의 이자와 자본차익이 비과세 됨에 따라 세율 부담이 높은 종합과세 대상자는 브라질 국채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어요.


해외채권 투자의 단점


해외채권에 투자했을 때 시장 상황이 부정적으로 흘러가면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어요. 때에 따라서 연간 환율 변동 폭이 10%를 넘을 수도 있고, 투자자는 높은 이자를 받더라도 원금손실을 볼 수도 있어요. 특히 고금리를 제공하는 이머징 통화의 경우 세계 경제가 위기를 겪을 때 가치가 크게 하락하는 경향이 있어요. 통화 가치가 장기간에 걸쳐 하락하는 경우 채권을 만기 상환 받더라도 원화 환산 손실이 클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해요.


앞서 사례로 제시한 고금리 브라질 국채의 경우 2007년 이후 통화 가치가 달러 대비 절반 이상 하락했어요. 높은 금리와 세금 혜택을 감안하더라도 장기간 통화 가치 하락으로 투자자들의 실제 수익률은 높지 않아요. 이처럼 해외채권에 투자할 때는 현지의 정치/경제 동향 파악과 환율에 대해 깊은 이해가 필요해요. 하지만 환율 전망은 전문가에게도 어려운 일이에요.

헷지로 환율 변동 위험을 제거하면 통화 가치 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제거할 수 있어요. 하지만 금리가 높은 통화를 환헷지할 때 발생하는 비용은 그 나라 통화의 금리와 국내 금리 차이만큼 발생해요. 예를 들면 브라질 국채 금리가 12%이고, 한국 국채 금리가 3%라면 연간 환헷지 비용이 9% 발생해요. 실제 거래에서 거래비용이나 시장 상황에 따라서 약간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높은 고금리 통화의 높은 환헷지 비용은 사라지지 않아요. 투자자 입장에서는 환위험을 제공하는 대가로 이머징 통화 채권을 낮은 금리에 매수하는 꼴이에요. 따라서 환헷지를 수반하는 해외채권펀드나 채권형ETF는 투자자에게 불리할 수 있어요. 


해외채권의 경우도 실물 채권에 투자하면 개인 투자자에 한해서 국내 채권과 동일하게 이자(쿠폰) 소득에만 15.4% 세율로 원천징수하고 있어요. 하지만 국내 상장 ETF와 해외 상장 ETF는 과세 체계에 차이가 있어요. 국내 상장 채권형 ETF는 매매차익과 이자 모두에 배당소득세 15.4%를 부과하지만, 해외 상장 채권형 ETF는 미국주식처럼 매매차익에 양도소득세 22%를 부과해요. 해외 상장된 채권형 ETF 투자 시 세율 측면에서 다소 불리할 수 있어요. 


해외채권에 투자하는 방법

 

해외채권도 국내채권과 동일한 방법으로 투자할 수 있어요. 우선, 증권사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채권을 직접 매수할 수 있어요. 해외채권 직접 투자는 이자(쿠폰)에만 과세하고 채권매매차익과 환차익은 비과세되기 때문에 큰 금액을 투자할 때 유리해요. 


또, 펀드나 해외채권형 ETF로 간접 투자하는 방법이 있어요. 간접 투자의 경우 운용보수가 발생하지만 소액으로 투자할 때 편리해요. 최근에는 증권사 MTS(Mobile Trading System) 통해 해외(특히 미국) 상장된 다양한 채권형ETF를 손쉽게 투자할 수 있어요. 규모가 큰 채권형ETF는 유동성이 높고, 거래비용이 낮고,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해외채권을 처음 시작하는 개인들이 관심을 가질만해요. 국채형, 회사채형, 장기형, 단기형 등 다양한 종류의 해외채권형 ETF가 상장되어 있기 때문에 입맛에 맞는 유형을 골라 담을 수 있어요.

💌 그동안 <채권 첫걸음>과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 연재는 어피티 홈페이지에서 모아 보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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