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한 성수동’ 옆 ‘따뜻한 신설동’ 사람냄새 나는 이웃 동네 이야기

 

 

📌필진 소개 : 새로운 방식으로 살아보는 뉴리빙 커뮤니티 브랜드, 맹그로브에서 콘텐츠 마케터로 일하는 ‘박맹글’입니다. 서울과 고성, 제주 등 각기 다른 지역에 뿌리 내린 맹그로브의 공간과 사람, 이웃의 이야기를 건강하게 담아내려 노력합니다.

요즘 서울에서 가장 핫한 동네를 꼽으라면, 단연 성수동이 떠오르죠. 그런데 성수역에는 마치 해리포터에 나오는 킹스 크로스역 9와 3/4 승강장처럼, 특별한 사람들만 탈 것 같은 노선이 하나 숨어 있어요. 바로 지하철 2호선 성수역에서 신설동 방면으로 가는 승차장입니다.

 

성수동이 세련되고 힙한 이미지라면, 신설동은 서울이라는 도시가 쌓아온 세월과 이야기가 층층이 퇴적된 곳이죠. 맹그로브의 코리빙 하우스가 자리한 동네이기도 해요. 

 

서울 전역으로 연결되는 교통편, 불쑥불쑥 나타나는 오래된 유적지, 수십 년 동안 자리를 지켜온 손맛 좋은 맛집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서울을 대표하는 전통시장들이 곳곳에 흩어져 있어요.

ⓒ맹그로브, 약령시장 풍경

 

신설동역 바로 앞에 있는 풍물시장은 ‘없는 게 없는’ 진짜 만물시장이고, 조금만 걸으면 보물 같은 빈티지 물건이 숨어 있는 황학동 벼룩시장, 한약 냄새가 거리마다 진하게 퍼지는 제기동 약령시장,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알찬 장보기가 가능한 청량리 농수산물시장까지. 이 동네만 돌아봐도 서울의 옛 정취를 다 경험할 수 있답니다.

 

이렇게 볼 것도 많고, 할 것도 많은 동네인데도 의외로 서울에 사는 사람들에게도 낯선 동네일 수 있어요. 그냥 스쳐 지나가기만 했던 곳, 혹은 아예 한 번도 와본 적 없는 곳, 신설동! 그래서 오늘은 신설동에 위치한 맹그로브 신설 근처의 볼 거리와 이웃 시장들을 함께 둘러보며, 신설동에 오면 꼭 해봐야 할 것들을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알고 나면, 이 동네가 훨씬 다르게 보이실 거예요.

 

신설동 이웃 시장 다섯 군데
한눈에 돌아보기

 

☕ 스타벅스와 흑백요리사가 있는 경동시장

제기동역에서 청량리역까지 이어진 경동시장은, 서울에서 가장 넓은 규모를 자랑하는 전통시장입니다. 1960년대, 청량리 기차역에 도착한 경기·강원 지역의 농수산물이 모이던 장터가 점점 커져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고 해요. ‘경동’이라는 이름도 말 그대로 서울의 동쪽에 있는 시장이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가끔 청량리시장까지 포함해서 부르기도 해요.

 

경동시장은 다양한 먹거리도 저렴하게 즐길 수 있고, 무엇보다 옛 경동극장 자리에 들어선 스타벅스 경동1960점 덕분에, 식자재를 사러 온 이웃 주민들뿐 아니라 시장을 구경하러 일부러 오는 사람들도 꽤 많습니다.

ⓒ맹그로브, 스타벅스 경동1960점, 경동시장 신관

 

식당을 찾는다면 경동시장 신관을 추천할게요. 가게들이 빼곡한 골목 사이로 살짝만 고개를 돌리면 상가 입구가 보이는데요, 그 안에는 가성비 좋은 반찬 가게와 밥집이 가득 들어서 있어요.

 

그중에서도 유명한 곳은, ‘흑백요리사’에 출연했던 사장님이 운영하는 식당, 안동집 손칼국시! 이모카세로 유명한 안동국시집 다들 아시죠? 여긴 늘 사람들로 북적북적해요. 꼭 이모카세집을 찾아가는게 아니더라도, 주변에 있는 보리 비빔밥이나 배추전 집도 푸근한 맛이 일품이라 어떤 집에 가서 먹어도 실패할 일이 거의 없어요.

 

주소: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고산자로36길 3 (제기동)

운영시간: 매일 08:30 ~ 18:00 (일요일 및 공휴일 일부 점포만 영업)

 

🌿 우리나라 한약 시장을 주름잡는 서울약령시장

경동시장에서 건널목 하나만 건너면, 갑자기 한약 냄새가 확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우리나라 한약재 유통의 70%를 담당하는 서울약령시장이 바로 옆에 있기 때문이에요.

ⓒ맹그로브, 서울약령시장

 

본래 종로를 중심으로 모여있던 한약재 상인들이 경동시장 주변으로 모여들어 생겨난 곳이죠. 한약의 상징다운 곳답게 시장 중심에는 한의약박물관도 자리잡고 있고, 몸에 좋은 따뜻한 한방차도 시음해 볼 수 있어요. 거리엔 생전 처음 보는 약재와 탕약기, 그리고 다양한 건강식품을 파는 가게들이 늘어서 있는데요, 약재뿐 아니라 곡물, 견과, 레몬즙처럼 일상적인 식료품도 많아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집에 가는 길에 몇 가지 사서 부모님께 드리면 정말 좋은 선물이 될 거예요.

 

주소: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약령중앙로8길 10 (제기동)

운영시간: 월요일~토요일 09:00 ~ 19:00 (일요일 및 공휴일 일부 점포만 영업)

 

🛠 전쟁의 아픔을 딛고 선 황학동 벼룩시장

벼룩시장을 왜 벼룩시장이라고 부르는지 혹시 아시나요? ‘벼룩이 있을 것처럼 낡은 물건을 파는 곳’이라는 말도 있고, ‘전국을 누비며 벼룩처럼 모은 물건을 파는 곳’이라는 설도 있어요. 요즘은 위생이 워낙 좋아서 진짜 벼룩이 있을 일은 없지만, 황학동 벼룩시장엔 그런 이름이 어울릴 만큼 신기한 물건들이 가득합니다.

ⓒ맹그로브, 황학동 벼룩시장

 

기계 모터, 업소용 냉장고, 오래된 가구, 공중전화기, 정말 상상도 못 했던 물건들이 길가를 가득 채우고 있어요. 전쟁 이후 피란민이 모여 고물을 사고팔며 터전을 일궈간 것이 황학동 벼룩시장의 시작이라고 하는데요. 예전엔 가게 입구마다 고물이 수북이 쌓여 있었고, 그래서 길이 어둑어둑했대요. 그래서 붙은 별명이 ‘도깨비시장’이에요. 안이 너무 어두워서, 도깨비가 튀어나올 것 같다는 얘기에서 나왔다고 해요.

 

40년 동안 괘종시계만 모아 수리해 판매하는 골동품점, 수십 년 동안 수집한 LP판을 판매하는 가게 등, 수많은 손길을 거쳐 재탄생을 거듭하는 골동품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어요.

 

주소: 서울특별시 중구 황학동 254-10 일대

운영시간: 상점마다 상이하며, 일반적으로 오전부터 오후까지 영업

 

🎬 시대극 속에 들어온 듯한 서울풍물시장

서울풍물시장은 원래 황학동 벼룩시장의 일부였어요. 하지만 1980년대 도시 정비 사업, 그리고 2000년대 청계천 복원 공사 등을 거치면서 여러 번 이사를 했고, 지금의 자리에 정착하게 됐다고 합니다.

ⓒ맹그로브, 서울 풍물시장

 

시장 규모는 황학동 벼룩시장만큼 크진 않지만, 영화 세트장을 방불케하는 이색적인 공간들이 즐비해 있어요. 눈이 휘둥그레지는 신기한 물건들이 여기저기 숨어 있습니다. 그 독특함과 오묘함은 카메라로 다 담지 못할 정도죠. 골동품 구경 좋아하는 분이라면 꼭 한 번 들러볼 만한 곳이에요.

 

주소: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고산자로36길 3 (제기동)

운영시간: 매일 10:00 ~ 19:00 (일요일 및 공휴일 일부 점포만 영업)

 

👕 동묘 패션의 발상지, 동묘 벼룩시장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서울에서 가장 유명한 벼룩시장 중 하나인 동묘 벼룩시장이에요. 이미 서울 대표 관광 코스로 자리잡은 지 오래죠.

 

황학동 벼룩시장이 공업용 가전이나 가구 위주라면, 여긴 빈티지 의류, 액세서리, 인테리어 소품이 주를 이뤄요. 그래서 사람들은 여기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스타일을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동묘 패션’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맹그로브, 벼룩시장 풍경과 관우 묘 유적

 

참고로 ‘동묘’라는 이름은 이 시장 안에 있는 유적지에서 따왔어요. 조선시대에 세워진 관우 묘가 이 동네에 있거든요. 오래된 담벼락 아래, 길게 늘어선 노점과 흥정에 몰두한 사람들의 모습이 참 재밌는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팁 하나! 동묘에 빈티지 사냥을 나갈 예정이라면 너무 늦지 않게 가는 걸 추천합니다. 오후 5시 정도면 굵직한 가게들이 문을 닫기 시작해요. 길가에서 파는 미숫가루와 토스트 같은 맛있는 간식을 먹으며, 느긋하게 구경하고 싶다면 이른 오후 시간대에 둘러보는 편이 좋아요.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숭인동 316-1 일대

운영시간: 상점마다 상이하며, 일반적으로 오전부터 오후까지 영업

이웃집 외국인 친구가 차려주는 듯한

‘찐’ 현지인 맛집 in 신설동

 

시장만 보고 가긴 아쉽죠? 맹그로브 신설에 거주중인 ‘맹그로버’들이 직접 추천한, 가성비 좋고 맛도 좋은 신설동 로컬 맛집들 소개해 볼게요. 없는 게 없는 신설동답게, 전 세계 이국적인 음식을 파는 식당들도 참 많아요. 하나같이 진짜 이 동네 주민들을 위한 식당이라, 한 번 가면 단골 예약입니다. 대부분은 현지에서 온 셰프님들이 직접 요리하는 곳이라 그 나라에서 먹는 느낌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맛집들이에요.

 

샹쑤빙, 중국 현지인 어머님이 직접 만드는 ‘바삭 전병’

샹쑤빙은 흔히 생각하는 중국 요리집이 아니에요. 중국 현지인이 직접 운영하는 진짜 로컬 중국 전병 전문점입니다. 신설동역 12번 출구에서 조금만 걸으면 도착해요.

 

‘샹쑤빙(香酥饼)’이라는 이름은 직역하면 ‘향긋하고 바삭한 빵’이라는 뜻인데요. 얇고 바삭한 피 안에 소고기나 새우 소를 듬뿍 넣어 만든 두 가지 전병을 주력 메뉴로 내고 있어요. 중국인 어머님이 주문을 받자마자 그 자리에서 바로 반죽하고 구워주시는데, 피는 바삭하고 소는 촉촉하고 향긋해서 식감과 풍미 모두 만족스러워요.

맹그로버가 추천한 메뉴는 ‘우육면 + 소고기 샹쑤빙 + 새우 샹쑤빙’ 세트! 진짜 중국 현지 느낌이 물씬 났다고 해요. 가볍게 먹고 싶을 땐 새우 샹쑤빙 하나 시켜 먹어도 충분히 든든했다고 해요. 주인 아주머니는 정말 친절하셔서 갑자기 추워졌던 날엔 국물도 따로 챙겨주시는 등, 그냥 음식만 맛있는 게 아니라, 사람 손맛도 따뜻하게 느껴지는 집이랍니다. (이미지 출처: 샹쑤빙)

 

퍼깐, 하노이식 쌀국수와 현지 분위기 한가득

퍼깐은 하노이 출신 사장님이 직접 운영하는 베트남 현지 쌀국수 집이에요. 무엇보다도 밤 11시 30분까지 영업한다는 점에서, 늦은 저녁을 먹기에도 딱이죠. 신설동역 12번 출구 바로 앞, 2층에 위치하고 있고 계단 따라 쭉 올라가면 바로 입구가 나옵니다.

 

여긴 하노이 스타일 요리가 중심인데, 하노이 쌀국수는 달달한 맛이 도는 호치민식과 달리 진한 소고기 육수 기반이라 한국인 입맛에 더 잘 맞아요. 맹그로버는 ‘분짜’도 추천했는데 따끈한 느억맘 소스, 숯불 향 가득한 돼지고기, 완자, 채소까지 새콤달콤하면서도 깊은 풍미가 있어서 쌀국수판 비빔밥’ 같은 구성이라 정말 맛있다고 해요. 게다가, 가게 안에선 베트남 뮤직비디오가 흘러나오는데 그게 또 묘하게 재미있어요. 현지 바이브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추천! (이미지 출처: 퍼깐)

꿰레, 멕시코 현지 타코를 맛볼 수 있는 곳

타코에 진심인 분들, 주목해주세요. 신설동에 현지 감성 타코집 ‘꿰레’가 있습니다. 여긴 타코 피도 직접 만들어 쓰는 곳이에요. 가게는 신설동역 11번과 12번 출구 사이 골목에 있어요. 바 좌석에 앉으면 타코 만드는 모습도 볼 수 있고, 야외 좌석도 있어서 날씨 좋을 땐 진짜 기분 좋게 먹을 수 있어요. 화요일엔 ‘Taco Tuesday’ 할인 이벤트도 해서 음료 제외하고 10% 할인까지 받을 수 있어요.


타코 종류는 4가지인데요. 비리아 타코: 소고기 차돌과 양지, 시장 타코: 돼지머릿고기, 풀드포크: 돼지고기 살코기, 치킨 아사다: 닭다리살 까지. 사이드 메뉴도 화려해요. 칠리치즈 프라이, 멕시코식 해장국 ‘메누도’까지 준비돼 있어요. 사장님은 멕시코 출신은 아니지만, 맛은 진짜 멕시코 그 자체랍니다.

맹그로버가 추천한 메뉴는 ‘비리아 타코’ 인데 진한 소고기 스튜를 듬뿍 넣은 바삭한 토르티야를 콘소메 소스에 찍어 먹는 맛이 정말 끝내줬다고 해요. 그날 다이어트 중이 아니었으면 진짜 3개는 더 시켜 먹었을 거라고 하시니…그 맛이 정말 궁금해지는데요? (이미지 출처: 꿰레)

신설동 제대로 즐길수 있는
경험 지도를 공유합니다 

 

맹그로브 신설에 거주하는 분들을 위해, 맹그로브가 직접 만든 ‘신설동 경험 지도’를 소개합니다. 처음 신설동에 놀러 오신 분이라면, 아래 체크리스트를 하나씩 따라가며 동네를 탐험해 보세요. 맹그로버들이 직접 살아보며 발견한 신설동의 찐 매력 포인트들이 가득 담겨 있답니다. 

ⓒ맹그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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