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제정 100주년, 한글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세 곳

올해는 한글날이 제정된 지 100년이 되는 해예요. 한글을 기리는 날은 1926년에 처음 만들어졌는데, 당시에는 ‘한글날’이 아니라 ‘가갸날’이라고 불렀어요. 첫 기념식이 열린 지 꼭 100년이 되는 올해, 우리가 매일 쓰는 이 글자의 소중함을 다시 떠올려 보게 돼요. 그래서 이번 한글날에는 조금 다른 나들이를 제안해 볼게요. 한글의 발자취를 따라 걸을 수 있는 서울과 근교의 세 곳을 소개해요.


또, 한글날 즈음 우리 문화유산을 무대로 한 큰 축제가 두 개나 열리거든요. 소개해 드릴 세 곳과 방문 날짜를 맞추면 훨씬 알찬 나들이가 될 거예요!

  • ✅궁중문화축전: 10월 7일(수) ~ 11일(일), 5일간
    매년 봄과 가을 5대 궁과 종묘, 사직단에서 펼쳐지는 국내 최대의 문화유산 축제예요. 올해는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 종묘에서 진행돼요. 한글날이 10월 9일이니, 축전 기간 한가운데에 걸쳐 있어요. 오늘 소개할 한글 가온길이 경복궁 바로 앞에서 시작되니, 가온길을 걷고 경복궁 축전으로 넘어가는 코스를 짜기 딱 좋아요.

  • ✅세계유산 조선왕릉축전: 10월 16일 개막, 17일 ~ 25일 진행
    서울·경기·강원 곳곳의 왕릉에서 열리는 축제로, 올해는 12곳으로 확대됐어요. 여기에 여주 영릉(세종대왕릉)도 포함되어 있답니다. 세종대왕릉 나들이를 이 기간에 맞추면, 능만 둘러보고 오는 것보다 훨씬 풍성한 체험을 하실 수 있어요.

🌲 집현전 학사들의 유급휴가지 | 진관사

  • 위치: 서울 은평구 진관길 73
  • 가는 법: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에서 7211·7723번 버스를 타고 하나고 정류장 하차

© 배하연


세종대왕이 집현전 학사들에게 학문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유급휴가를 준 곳이에요. 이 제도를 ‘사가독서제’라고 부르는데요. 지금으로 치면 공부만 하라고 따로 에어비앤비를 내준 느낌이랄까요? 당시 선발된 이들은 박팽년, 성삼문, 신숙주, 이개, 이석형, 하위지. 이 여섯 신하는 사가독서를 마친 뒤 궁에 돌아와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반포에 많은 기여를 했답니다. 진관사는 들어가는 길이 참 고즈넉해요. 푸르른 소나무와 함께 고요함이 느껴지는 곳인데, 북적거리지 않으면서도 마음을 편하게 해줘서 제가 즐겨 찾는 곳이에요.

© 배하연

👀 살펴봐야 할 것

일주문과 극락교를 지나 왼편 등산로 초입으로 가면 ‘한글길’ 표석이 보여요. 사가독서터 안내 표석과 훈민정음 글자 제작 원리를 설명하는 조형물도 있고요. 세종의 명으로 이곳에서 공부한 집현전 학사들의 발자취를 떠올리며 걷기 좋아요.


🔔 놓치지 마세요

진관사에서는 현재 국가무형유산인 국행수륙재가 열리고 있어요. 물과 육지에서 헤매는 외로운 영혼과 모든 중생을 차별 없이 구제하기 위해 국가와 왕실의 주도로 봉행해 온, 조선시대부터 이어진 불교 최대의 장엄한 국가 의례예요. 남은 일정은 10월 4일(일), 11일(일), 18일(일), 24일(토)~25일(일)이에요. 직접 가기 어렵다면 진관사 유튜브에서 라이브로 감상하실 수 있어요.


☕ 근처에 이런 곳도 있어요

진관사 근처에는 연지원이라는 진관사의 전통 찻집이 있어요. 이곳은 단팥죽이 아주 맛있어요. 인위적이지 않고 부드러우면서도 달큰한 게 몸을 따뜻하게 해줘요. 겨울 시즌 메뉴이니 지도에 저장해 두고, 쌀쌀한 날씨가 되면 꼭 맛보러 가보세요.


🚶 한글이 중심이 되어 온 길 | 한글 가온길 

  • 위치: 광화문 일대 (좁게는 세종대로23길과 한글학회 주변 새문안로3길) 
  • 소요 시간: 도보 약 40분

출처: 한글닷컴

서울에 ‘한글 가온길’이 조성되어 있다는 사실, 아셨나요? 2013년 서울시가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세종대로에 만든 길이에요. ‘가온’은 ‘가운데’를 뜻하는 순우리말인데요. 한글이 우리 삶과 역사에서 중심이 되어 온 길이라는 뜻을 담았다고 해요. 한글이 탄생한 경복궁부터 세종의 생가터, 세종대왕 동상과 세종이야기, 한글학회까지 이어지는 코스예요.


  • 추천 코스: 세종대왕 동상 → 세종로공원 → 세종예술의 정원 → 한글회관 → 주시경마당 → 주시경 집터

이 길에서는 두 분을 만날 수 있어요. 우리말 연구의 기틀을 세우고 ‘한글’이라는 이름을 널리 퍼뜨린 주시경 선생, 그리고 그의 뜻을 이어 일제강점기에도 우리말과 글을 지킨 외솔 최현배 선생이에요. 특히 한글학회는 최현배·이윤재·이극로 선생 등이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옥고를 치르면서까지 우리말 사전 편찬과 한글 보급을 이어간 역사가 깃든 곳이에요. 세종이 만든 한글이 수많은 사람의 노력으로 오늘까지 지켜져 왔음을 되새기며 걷기 좋은 길이에요.


🔍 놓치지 마세요  

한글 가온길 곳곳에는 숨은 작품들이 있어요. 한글과 숨바꼭질하듯, 찾아보는 재미를 느껴보세요.

출처: 정책공감


  • ✅ 서울의 미소: 세종문화회관 뒤 세종 문화 예술의 정원에 있는 김영식 작가의 조형물이에요. 웃음을 묘사하는 의성어 ‘하하하’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는데, 자음 히읗(ㅎ)이 미소처럼 생겨서 보는 사람마다 따라 웃게 만들어요.
  • ✅ 단말모눈: 주시경 마당 입구 가로등을 보세요. 오늘 하고 싶었던 말, 듣고 싶었던 말, 이왕이면 마음에 좋은 말(단말)을 모눈의 틀에 담은 송성재 작가의 작품이에요. 일부러 이리저리 찾아보아도 좋고, 길을 가다 얼핏 발견해도 좋아요.
  • ✅ 바로 당신: 세종로 대우빌딩 지하 주차장 입구 벽면에 가면 신기한 불빛이 보여요. 신동윤 작가의 작품 ‘바로 당신’이에요. ‘한글을 사랑하는 사람 바로 당신, 찾았다!’는 의미인데요. 손가락 안에 희미하게 보이는 한글을 보고 싶다면, 손가락 아래 서서 플래시를 터뜨리고 사진을 찍어보세요.

👑 한글을 만든 대왕님께 가는 길 | 세종대왕릉 

  • 위치: 경기 여주시 세종대왕면 영릉로 269-10 
  • 가는 법: 경강선 세종대왕릉역 또는 여주역 하차 후 버스 이동 
  • 관람료: 500원 
  • 운영 시간: 오전 9시 ~ 오후 6시

© 배하연


한글 하면 빠질 수 없는 분,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님이죠. 올해 한글날에는 다 같이 세종대왕릉에 가보는 건 어떨까요?


판교역에서 경강선을 타고 세종대왕릉역까지 가거나, 그다음 여주역에 내려서 택시로 10분 정도면 편하게 갈 수 있어요. 택시는 여주역이 훨씬 잘 잡히니 참고하세요. 버스로 가신다면 출발 전에 역에서 영릉까지 이어지는 버스 시간을 미리 확인해 두시는 게 좋아요. 입장 마감은 운영 종료보다 빠르니, 늦어도 오후 4시에는 들어가시길 추천해요.


세종대왕릉은 여주로 이장한 뒤 조선의 역사가 100년이 더 늘었다고 할 정도로 풍수지리상 완벽한 곳이라고 해요. 북성산에서 이어지는 맥이 능을 감싸고 돌고, 가까운 곳에는 남한강이 흐르고 있거든요.


👀 살펴봐야 할 것

들어가는 길에 세종대왕역사문화관이 있어요. 세종대왕이 일구었던 업적들이 전시되어 있고 영상도 함께 있으니 편하게 둘러보세요. 입장도 무료예요. 세종대왕릉을 따라 걸어가면 과학 기구들이 전시되어 있어요. 날이 좋으면 해시계의 그림자 위치를 따라 몇 시인지 알 수 있고, 비 오는 날에는 측우기에 빗물이 가득 찬 모습도 볼 수 있어서 새롭답니다.

세종대왕릉 앙부일구와 측우기 © 배하연


🔍 놓치지 마세요  

세종대왕릉의 정식 이름은 영릉(英陵)이에요. 세종과 소헌왕후 심씨를 한 봉분에 함께 모신 합장릉이죠. 그런데 여주에는 영릉이 하나 더 있어요. 조선 17대 효종과 인선왕후 장씨의 영릉(寧陵)이에요. 한자는 다르지만 우리말 발음이 같고, 두 능 모두 다른 곳에 있다가 이곳으로 옮겨왔다는 공통점까지 있어서 보통 ‘여주 영릉과 영릉’이라고 함께 불러요. 

출처: 조선왕릉축전


올해 이곳에서 2026년 세계유산 조선왕릉축전이 열려요. 10월 16일 화성 융릉·건릉에서 개막제를 연 뒤, 10월 17일부터 25일까지 전국 조선왕릉 12곳에서 진행돼요. 지난해 9곳에서 12곳으로 늘어났고, 여주 영릉·영릉도 그중 한 곳이에요. 400대의 드론으로 그리는 영릉의 공연, 노바스코피 1437과 세종대왕릉 포레스트 등 세종대왕님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고 해요.


 세종대왕릉 나들이와 일정을 맞춰 보셔도 좋겠어요.

공유하기

지금 인기 있는 아티클

109684
image21
17843
robin-schreiner-YKE4zTW5lic-unsplash
sean-pollock-PhYq704ffdA-unsplash
phil-hearing-X1z_PNYZoBY-unsplash

최신 아티클더보기

image3
한글날 제정 100주년, 한글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세 곳
올해는 한글날이 제정된 지 100년이 되는 해예요. 한글을 기리는 날은 1926년에 처음 만들어졌는데, 당시에는 ‘한글날’이 아니라...
2147919147
미국 국채 금리 좀 올랐다고 코스피가 이렇게 떨어지다뇨
추석 연휴 뒤 첫 거래일이었던 28일, 코스피는 2.70% 급락 마감했어요. 연휴 동안 2007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은 미국...
image1
또래에 비해 늦은 것 같아 불안해요
저는 바이오·헬스케어 업종에서 경영기획 업무를 하고 있는 6년 차 직장인이에요. 운동을 좋아해서 현재는 수영을 배우고 있고, 수영이...
image1
어느 회사가 먹고 맛있다고 직접 국수를 팔아요..?
회의를 마치고 점심을 먹으러 나가기 전, 여러분은 동료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시나요? 오늘 코스피? 연예 뉴스? 어젯밤에 본 귀여운...
2148756589
💰자취하며 학자금대출 갚았더니 또래보다 돈을 못 모았어요
북쪽의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아침저녁으로는 기온이 한 자릿수로 내려가는 곳들이 많아졌어요. 체감온도는 그보다 더 낮을 때도 있고요....

경제 공부, 선택 아닌 필수

막막한 경제 공부, 머니레터로 시작하세요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광고성 정보 수신

제휴 콘텐츠, 프로모션, 이벤트 정보 등의 광고성 정보를 수신합니다.

잘 살기 위한 잘 쓰는 법

매주 수, 금 잘쓸레터에서 만나요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광고성 정보 수신

제휴 콘텐츠, 프로모션, 이벤트 정보 등의 광고성 정보를 수신합니다.

UPPITY LETTER

경제뉴스 받아보는
가장 쉬운 방법

매일 아침 꼭 필요한 경제뉴스를 쉽고 빠르게 받아보세요.

뉴스레터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