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토니상을 받은 뮤지컬 대학로 작은 공연장이 이뤄낸 기적

📌필진 소개 : 잘쓸레터의 객원 에디터 프로젝트 ‘잘쓸레옹’ MIU입니다. 삶을 풍요롭게 하는 문화예술의 매력에 푹 빠져 거의 매주 공연장을 찾고 있어요. 어느 날은 1940년 조선의 책방으로, 어느 날은 무법천지의 가상 도시로, 어느 날은 드넓은 초원이 펼쳐진 동물의 세계로 떠나죠. 무한한 세계를 보여주는 공연 덕에 낭만을 간직한 어른으로 살고 있다고 자부해요.

얼마 전,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미국 토니어워즈에서 6관왕을 차지했다는 소식, 들으셨나요? 2016년, 대학로의 300석 규모 예스24스테이지(구 DCF대명문화공장) 2관에서 시작했던 이 작품이 세계적인 무대에서 찬사를 받은 건 정말 큰 감동이었죠.


<어쩌면 해피엔딩>의 브로드웨이 진출뿐 아니라, 최근 몇 년간 한국 창작 뮤지컬들의 해외 진출 소식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요. 중국과 일본에는 이미 <트레이스 유>, <사칠>, <전설의 리틀 농구단> 같은 작품들이 수출됐고,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성공적으로 막을 올린 <마리 퀴리>도 있었죠. 그리고 <시지프스>는 곧 브로드웨이에서 리딩공연을 앞두고 있습니다. 리딩공연은 정식 무대 이전, 배우들이 대본을 손에 든 채 음악과 대사를 읽어 들려주는 프리뷰 공연이에요. 작품이 실제 무대에 올라가기 전, 관객의 반응을 살펴보는 중요한 단계죠.

미국 브로드웨이에 진출한 <어쩌면 해피엔딩> 공연 현장 ⓒCJ ENM


대학로를 중심으로 한 한국 창작공연 시장은 지금도 꾸준히 성장 중이에요. 이렇게 많은 중소극장이 모여 창작공연을 활발히 올리는 도시는 전 세계적으로도 드물다고 해요. 한 달에 공연을 10번, 20번씩 관람하는 마니아 관객층도 꽤 두텁고요.


그런데 제 친구들만 하더라도 공연을 보고 싶기는 한데 “요즘 대학로에서 어떤 공연 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 많더라고요. 사실, 불과 몇 년 전의 저도 <오페라의 유령>, <지킬 앤 하이드> 같은 대극장 작품만 알고 있었어요. 주변에 마니아 친구가 있지 않은 이상 공연에 관심은 있지만 정보 접근이 어렵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분들도 많을 거예요.


하지만 한번 그 매력을 알게 되면… 저처럼 3년째 공연의 늪에 푹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색다른 중소극장 공연이 궁금하셨다면, 오늘 내용을 놓치지 마세요!


🎭 대학로 공연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뉘어요

대학로 공연은 크게 ‘오픈런 공연’과 ‘리미티드런 공연’으로 나뉘어요. 말 그대로, 오픈런 공연은 폐막일 없이 꽤 긴 기간 공연을 이어가는 방식이고 리미티드런은 2~3개월 정도 한정 기간만 공연을 올리는 방식이에요.


두 공연의 가장 큰 차이는 관객층의 성격이에요. 오픈런 공연은 데이트 코스나 가족 나들이처럼 가볍게 즐기기 좋은 공연이 많아요. 대표적으로 <빨래>, <옥탑방 고양이> 같은 작품이 있죠.

(좌) 재관람판 (우) 공연 실황 OST ⓒMIU 님


반면, 리미티드런 공연은 마니아층을 타겟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요. 공연을 여러 번 관람하는 이른바, ‘회전문 관객’들을 위해 카페 적립 쿠폰처럼 ‘재관람판’이라는 곳에 도장을 찍어주고, 일정 횟수 이상 관람하면 할인쿠폰, 실황 OST 같은 혜택을 주기도 해요. 


✨ 리미티드런 공연의 매력 키워드

  • #생생함: 극장이 작다 보니, 배우들의 표정과 눈빛, 암전 중 이동하는 발소리까지도 그대로 느껴져요. 무대 위 소품의 변화, 공연이 거듭되며 쌓이는 흔적, 작품을 이루는 모든 요소를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죠. 때론 관객이 공연의 일부가 되기도 해요. 공연 중 배우가 소품을 달라고 하거나 질문을 건네기도 하고, 심지어 함께 노래하며 뛰어노는 작품도 있어요.

작품의 분위기와 주제에 맞게 꾸며놓은 로비, (좌) 뮤지컬 일라이 (우) 연극 온 더 비트 ⓒMIU 님


  • #다양한 주제: 대학로 공연장에 오르는 창작극들은 정말 다양한 주제를 다뤄요. 매스 미디어나 대형 공연에서 만나기 어려운 주제, 스토리, 캐릭터들을 만날 수 있죠. 자연스레 그 안에 담긴 다양한 메시지도 깊이 느껴볼 수 있어요. 공연을 보며 “내 삶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일제강점기에 필사적으로 우리말을 지켰던 분들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마음이 침잠하는 시기를 어떻게 잘 지나갈 수 있을까?” 같은 생각을 하게 돼요. 물론 마음 편하게 웃고 즐길 수 있는 공연도 많아요. 공연의 세계는 생각보다 훨씬 넓고 다채롭거든요.


🤔 보고 싶은 작품을 함께 골라볼까요?

보통 작품별로, 제작사별로 공지 채널을 각각 운영하기 때문에 일일이 찾아다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요. 입문자들이 공연을 고르기 어려운 이유죠. 제가 공연을 고를 때 자주 쓰는 방법 세 가지를 소개해 드릴게요.


첫째, ‘뮤킷’을 활용해 보세요

뮤킷은 공연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이트예요. 지금 하고 있는 공연의 날짜에 따른 캐스팅, 이벤트, 제작사 채널 등을 찾아볼 수 있어요. 이 서비스를 이용해 지금 어떤 공연을 하고 있는지 한번 훑어보는 것도 좋아요. 


둘째, 예매 사이트와 포털에서 상세 정보를 얻어보세요

관심 가는 작품이 있다면, 예스24·인터파크·티켓링크 같은 예매 사이트나 네이버에서 검색해 보세요. 상세페이지에서 줄거리, 등장인물, 공연 기간, 할인 정보 등 상세한 정보를 볼 수 있어요.


셋째, 유튜브에서 ‘넘버’를 찾아보세요

뮤지컬이라면 ‘넘버’(노래)를 들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작품 제목 + 넘버 / 커튼콜 / 프레스콜’ 이런 키워드로 검색하면 공연 분위기를 훨씬 잘 느낄 수 있죠. 제작사에서 공식 영상이나 음원을 올려둔 경우도 많고, ‘스페셜 커튼콜’이라고 검색하시면 공연이 끝난 후 극 중의 한 넘버를 관객들이 촬영할 수 있게 다시 시연해 주기도 하는데 이때 관객들이 찍은 영상도 찾을 수 있어요. 연극이라면 ‘장면 시연’ 키워드를 추천드릴게요.


🎸 보고 싶은 공연을 골랐다면 예매를 해볼까요? 

공연 예매는 주로 NOL 인터파크, 예스24 티켓, 티켓링크를 이용해요. 다만 작품에 따라 예매 사이트가 다른데요. 포털에 검색하면 어떤 곳에서 예매할 수 있는지 쉽게 알 수 있어요. 참고로 간혹 제작사나 극장에서 자체적으로 구축한 사이트도 있어요. 일반 예매 사이트보다 예매 수수료가 적거나 없는 경우가 있어서 가격을 비교해 보는 것도 추천드릴게요.

(좌) 연극열전 사이트, (우) 정동극장 사이트


💸 할인도 꼭 챙기세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할인이죠. 중소극장 공연도 요즘 가격이 올라서 정가로 보려면 부담이 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거의 상시로 할인을 진행하기 때문에 상세 페이지를 확인하는 게 좋아요. SNS 팔로우 할인, 직장인 할인, 타임세일 첫 관람 할인 등 다양한 할인이 있어요.


👀 좌석 시야 궁금할 땐 ‘SEEYA!’

‘어느 자리가 잘 보일까?’ 고민될 땐 ‘SEEYA!’ 사이트를 추천해요. 극장과 작품별로 관객들이 남긴 좌석별 시야 후기가 모여 있어요.


여기까지 살펴보시고 나면 공연 관람의 과정이 조금 복잡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정성을 쏟은 것 이상으로 귀한 마음의 자산을 쌓을 수 있어요. 특히 그때의 나에게 필요한 작품을 만난다면 큰 힘을 얻을 수 있죠.


저는 평소 감정 표현을 크게 하는 편이 아니라서, 무대 위에서 감정을 극대화해 울고 웃는 배우들을 보면 제 묵은 감정도 함께 해소되는 것 같아 공연을 좋아하는데요. 저처럼 감정을 건강하게 해소하고 싶거나, 현실의 고민을 잠깐 잊고 싶거나, 혹은 색다른 경험이 필요하다면 공연장으로 놀러 와보시는 건 어떨까요? 


🎁 지금 추천하고 싶은 공연 3선


《쇼맨: 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 ~8.31 정동극장

  • (뮤지컬 쇼맨: 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 中 인생은 내 키만큼) 🎧 넘버 듣기

“인생은 내 키만큼 깊은 바다”

대학로 공연은 아니지만, 가장 먼저 소개해 드리는 이유는 제 인생극이라고 얘기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좋은 작품이기 때문이에요. 자신도 모르는 새에 악인의 대역을 연기했던 네불라와 누군가의 빈자리를 채우는 삶을 살아온 수아가 만나,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봄으로써 상처를 회복해나가는 이야기예요. 삶의 파도가 버거운 우리에게 따스한 위로를 건네준답니다.


《민들레 피리》 ~9.7 예스24스테이지 2관

“이런 시대니까, 시가 필요한 게 아닐까?” 

<민들레 피리>는 윤동주, 윤일주 형제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이에요. 유족분들의 동의와 조언으로 완성된 만큼 실존 인물의 삶을 진심 어린 시선으로 바라봐요. 아름다운 두 형제의 시와 일제강점기 시대에 시를 써 내려간 그들의 마음을 담백하게 담았어요. 커튼콜 후엔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윤일주 선생님의 목소리로 낭독되는 <별 헤는 밤>을 들을 수 있습니다.


《프리다》 ~9.7 유니플렉스 1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이여 만세!”

멕시코 화가 프리다 칼로의 인생을 담은 쇼뮤지컬이에요. 온몸과 마음이 부서지는 고통을 겪으면서도 그림을 통해 극복하고 회복하는 프리다 칼로의 강인함을 느낄 수 있어요. 함께 박수치고 호응하는 부분도 있어서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공연을 찾는 분들께 추천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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