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정인
경제위기 이후 구조적으로 성장이 꺾였어요
우리나라는 산업화 이후 세 번의 경제위기를 넘겼어요. 바로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IMF 구조조정),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발 공급망 위기예요. 위기를 넘길 때마다 우리 경제는 구조적으로 성장 추세가 둔화했어요. 비유하면 영양이 부족해서 키가 크지 않은 것이 아니라, 성장판 자체가 닫히고 있는 셈이에요. 이런 상황이 벌어진 건 대기업을 제외한 대다수 기업에서 인건비나 설비 등에 돈 쓰는 걸 멈췄기 때문이에요. 한마디로 ‘투자 부족’이죠
정상기업 위해 한계기업 퇴출돼야 해요
기업이 투자를 멈춘 건 국내에서 하는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한 영향이 크다고 해요. 이번 한국은행 보고서에서는 위기 때 늘어난 한계기업이 청산되지 못하고 있어, 구조적으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투자가 멈췄다고 지적했어요. 한계기업은 다른 말로 ‘좀비기업’이라고도 해요. 대출 이자조차 갚지 못하고 있지만 정부 금융 지원이나 은행의 만기 연장을 통해 부도를 면하고 경영을 이어 나가는 기업이죠. 한계기업이 늘어나면 은행 돈은 물론, 인력도 한계기업에 묶이게 돼요. 보고서에서는 한계기업이 자연스럽게 퇴출됐을 경우 우리나라 GDP가 0.5% 증가했을 것이라고 계산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