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독자: 도대체 펀더멘털은 안 끼는 데가 없네요. 이것 보실래요?
- 포트폴리오에서 종목 비중을 정할 때는 가장 먼저 펀더멘털을 고려해야 합니다(재테크 정보)
- 관세 이슈가 단기 변동성을 키울 수는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기업 펀더멘털에 수렴합니다(경제 뉴스)
- 삼성생명 주가는 보험 본업의 펀더멘털보다는 삼성전자 주가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아요(기업 분석)
- 반도체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세를 보이면서 업황 펀더멘털은 여전히 견고하다는 평이 나옵니다(거시 지표)
- 최근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원-달러 환율은 우리나라 경제의 펀더멘털보다는 수급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정부 발표)
어피티: 그럼요, 펀더멘털은 정말 중요한 존재예요. 🤗
the 독자: 대략 무슨 느낌인지 알겠는데, 정확히는 모르겠어요. 멘탈 비슷한 건가요? 강철 멘탈처럼?
어피티: 펀더멘털(Fundamental)을 우리말로 옮겼을 때 가장 가까운 말은 ‘기초체력’이에요. 어려운 건 단어의 의미보다는 도대체 뭘 보고 기초체력이라고 말하는지 아는 일이랍니다.
단기 성과는 체력보단 인기가 높아야 잘 나오죠
하지만 장기적 경쟁력은 결국 체력에 달렸어요
우선 ‘기초체력’의 개념을 잡아볼게요. 유행에 따라 날렵하게 가꾼 외모와 다이어트, 그리고 요요는 ‘펀더멘털’을 이해하기 좋은 비유예요.
적정 체중 유지는 때로 건강을 위해, 때로는 자기만족을 위해 야심 찬 도전 목표가 되곤 해요. 여기, 봄이 되자 여름까지 자신이 원하는 체중에 도달하기 위해 무리한 다이어트를 한 직장인 A가 있어요. 탄수화물을 완전히 끊고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소량으로 이어갔어요. 단기간에 체중을 많이 줄였기 때문에 일부 건강지표가 극적으로 좋아졌고, 원하는 옷도 입을 수 있게 됐죠. A는 기쁜 마음에 신나게 놀러 다니기 시작했어요. 자신감이 올라가니 대인관계도 좋아지는 것 같았어요. A는 더 놀기 위해 잠을 줄였어요.
이번엔 비슷한 시기에 운동을 시작한 같은 부서의 직장인 B의 일상을 볼까요? B도 식단 조절을 시작했지만 청량음료와 가공식품을 끊었을 뿐, 삼시세끼 잘 챙겨 먹고 있어요. 다이어트보다는 건강을 챙기는 게 목적이었거든요. 체중은 아주 천천히 줄어서 평소에 입던 옷을 조금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정도예요.
겨울이 왔어요. 회사에서 중요한 큰 프로젝트를 시작한 상황에서 독감이 유행하기 시작했어요.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A와 B 모두 독감에 걸렸지만 B가 A보다 훨씬 빨리 나았고, 성과를 잘 냈어요. 평소 활동적이고 화려한 일상을 보내는 A가 주변의 이목을 끌곤 했지만, ‘큰 프로젝트’라는 중요한 순간과 ‘독감 유행’이라는 위기 상황이 닥치자 B가 더 튼튼하게 버텨낸 거예요.
여기서 ‘펀더멘털’은 수면의 질과 면역력, 영양 상태라고 할 수 있어요. 만약 A와 B가 앞으로도 각자 라이프 스타일을 고수한다면, 골밀도와 근력 같은 요소도 장기적인 ‘펀더멘털’, 즉 기초체력 리스트에 추가할 수 있을 거예요.
어피티: 만약 A와 B가 주식이라면 어떤 주식을 담으시겠어요?
the 독자: 당연히 B가 정답 아닌가요?
어피티: 사실 포트폴리오에는 A와 B 모두 필요해요. 단, A는 단기 고수익을 위한 위험자산으로, B는 장기 보유를 위한 우량 주식으로 담아두게 된답니다. 😚
기업 펀더멘털 분석은 대공황 이후
‘이것’을 봐야 한다는 반성에서 시작됐어요
1920년대 미국 증시라고 하면 1929년 대공황만 기억하기 쉽지만, 사실 1920년대 대부분 미국 증시는 폭발적으로 올랐어요. 제1차 세계대전 직후는 전쟁으로 기술이 발전해 자동차나 라디오 등, 당시 최첨단 산업이었던 제조업이 급속도로 발전했거든요.
여러 거대 기업이 등장했고 그 기업의 주식을 거래하는 자본시장도 뜨거웠죠. 부동산도 과열 장세였고요. 그때 자본주의의 달콤한 버블을 맛본 투자자들은 기업이 뭘 하든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어차피 오를 거라고 믿었으니까요.
그러다 대공황이 찾아왔어요. 지금으로 치면 ‘빅테크’에 해당하는 기업들이 줄줄이 도산했고 주식은 휴지조각이 됐어요. 1934년, 벤저민 그레이엄이라는 투자자가 등장해 처음으로 ‘가치투자’라는 개념을 발명했어요. 그는 기업의 실제 가치, 다시 말해 실제로 돈을 버는 능력이 있는지 계산해야 한다고 했죠. 여기서 실제 가치가 곧 펀더멘털이에요.
기업의 펀더멘털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어요.
- 매출
- 영업이익
- 현금흐름
- 부채
- 시장점유율
- 기술력
펀더멘털 요소를 질문으로 바꾸면 이렇게 돼요.
- 매출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나?
- 매출이 늘어나는 만큼 이익이 나는가?
- 현금흐름이 막히지는 않나?
- 부채는 감당 가능한 수준인가?
- 시장에서 얼마나 경쟁력이 있나?
국가에도 펀더멘털이 있어요
국가의 펀더멘털은 ‘이 시장이 얼마나 지속가능한지’에 답하는 요소들이에요. 투자자들은 특정 산업이나 기업, 증시 지수만 보지 않아요. 그 기업의 국적, 그 증시가 소속된 국가를 보죠.
이럴 때 따져보는 국가의 펀더멘털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어요.
- GDP 성장률
- 물가
- 금리
- 고용
- 정부의 재정건전성
- 기업과 산업의 경쟁력
- 가계부채
- 인구 구조
- 경상수지
- 외환보유액
- 정치 체제의 안정성
- 기업 지배구조
- 전쟁 가능성
수익률이 치솟아도 펀더멘털이 불안하므로 최종적으로 그 높은 수익률을 다 깎아 먹고도 남는 리스크가 발생하기 쉬워요. 단적인 예로, 신흥국 A국 증시에 투자한 자금의 수익률이 10%여도 달러 환율이 15% 올라버리면 오히려 손해예요. 환율은 위에 나열한 국가의 펀더멘털 요소 전부에 영향받는 최종 성적표예요.
펀더멘털이 언급되는 대표적인 분석들
이렇게 해석하세요
뉴스와 증권사 리포트에서 ‘펀더멘털’이 언급되는 대표적인 패턴과 해석을 소개해 드릴게요. 대체로 주가가 하락하거나 악재가 터져서 불안할 때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소환되는 단어예요.
① 펀더멘털 대비 과도한 조정이다
- 표면적 의미는 주가가 실적에 비해 너무 많이 빠졌다는 거예요
- 실제 가치의 변동보다는 시장 심리와 수급 때문에 급락했다는 거죠
- 단기 공포 국면에서 패닉셀이 발생한 상황일 수 있어 저가매수 타이밍이기도 해요
② 펀더멘털 개선 구간에 진입했다
- 회사의 돈 버는 능력이 좋아졌다고 읽으면 돼요
- 실제로 이익 추정치가 상향되고 이익률(마진) 숫자가 회복됐단 거예요
- 하지만 회복 추세가 이어질지, 잠깐 반등했는지는 몰라요
③ 펀더멘털은 양호하나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다
- 좋은 회사인 거 알겠는데 비싸다는 말이죠
- 가격에 시장의 기대가 충분히 반영돼서 추가 상승 여력은 거의 없다는 뜻이에요
펀더멘털은 투자자가 가져야 할
시장에 대한 첫 번째 이해예요
주가가 결국 기업의 펀더멘털을 따라간다는 걸 이해한다면, 투자자로서 첫 번째 단계를 통과했다고 할 수 있어요. 펀더멘털은 기업에서는 매출·이익·현금흐름·부채·경쟁력처럼 실제 돈 버는 능력을, 국가에서는 성장률·재정·외환·제도 안정성처럼 자본이 오래 머물 수 있는 토양을 뜻해요.
단기 성과는 인기와 심리에 좌우되지만, 장기 수익은 결국 이 기초체력에 수렴해요. 그래서 리포트의 ‘펀더멘털 대비 과도한 조정’이나 ‘훼손은 없다’ 같은 문장은 공포와 기대가 가격을 얼마나 왜곡했는지에 대한 신호로 읽을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현명한 투자자는 유행을 놓치지 않는 한편, ‘기업과 시장의 성과가 지속 가능한가?’를 항상 점검한답니다.
💌 <경제상식>은 화요일에 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