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에서 만난 ‘쌩판 남’들과 200만 원 들고 몽골에 ‘말 타러’ 가다

📌 필진 소개: 저는 몽골에 한 번 여행을 갔다가 그 후기를 만화로 그려 X(구 트위터)에 올린 걸 계기로, ‘몽골 앰버서더’로 세상에 알려지게 된 관종 작가입니다. 그 만화 덕분에 팔로워가 만 사천 명까지 늘었고, 웹툰 작가로 데뷔해 『몽골 여행』이라는 책까지 출간하게 되었죠. 그 이후로는 몽골이 마치 고향집처럼 느껴져, 매년 빠짐없이 여행을 다니고 있어요.

저는 취미가 조금… 아니, 많이 특이한 편이에요. 승마, 국궁, 한복, 무형문화재 등, 전통 문화에 관심이 많거든요. 평상복으로 생활한복을 입고 다니고, 국가공인 수렵 면허도 땄고, 지금은 마상궁술까지 배우고 있어요. 최근에는 이순신 장군님 덕질을 하느라 지인들과 이순신 장군 생일 카페도 소박하게 열었답니다. 그래서 종종 “너 시대를 잘못 태어난 거 아니야?”라는 말을 듣곤 하죠. 사실 현대에도 무과 시험이 있었다면 진지하게 응시했을지도 몰라요. 

관종


이런 특이한(?) 취미 덕분에 SNS 친구들 사이에서는 제가 승마에 관심이 많다는 것이 널리 소문이 났었죠. 그래서인지, X(옛 트위터)에서 알게 된 ‘무도사’ 님이 2022년 초, 어느 날 갑자기 “나 말 타러 몽골 가고 싶은데, 너밖에 생각 안 나더라.”라며 연락을 주셨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몽골 여행은 꽤 마이너한 편이라, 용기가 필요한 여행지였죠. 하지만 살면서 몽골 초원에서 말 타고 달리는 건, 꼭 한 번쯤은 해보고 싶던 로망이었어요. 그래서 흔쾌히 OK를 외쳤습니다. 하지만 그 너른 초원에 단 둘은 어쩐지 아쉽더라고요. 그래서 제 트친(트위터 친구)들에게 몽골에 말 타러 갈 생각 없냐며 본격적으로 꼬시기에 나섰답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저를 제외한 네 명 모두가 서로 초면인, 다섯 명이 번개로 몽골에 모이게 됩니다.


내가 오래도록 사랑해온 취미의 본고장에 가서 실컷 뛰놀고, 말과 함께 숨 쉬고, 완전히 몰입했던 몽골에서의 시간을 잘쓸레터 구독자분들과 나누고 싶어요. 몽골 여행을 앞두고 있다면 꼭 알아두면 좋을 이야기들, 그리고 언젠가 승마에 도전해 보고 싶은 분들을 위한 소소한 꿀팁도 함께 소개해 보려 해요! 함께 몽골의 초원으로 떠나볼까요?

낮에는 말 타고 초원을 질주하고
밤에는 은하수를 구경했어요


많은 분들이 몽골 여행 일행을 구하려고 몽골 여행 카페에서 사람을 모으거나 패키지 여행사에 문의해 일행을 모집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가족끼리도 여행지에서 싸우는 판에, 낯선 사람과의 여행은 복불복이죠.

혹시 조인을 통해 모르는 사람들과 팀을 만들게 되신다면, ‘여행 성향 테스트’를 미리 돌려보는 걸 추천합니다. 인터넷에 검색하면 서로의 여행 타입을 알아보는 다양한 테스트가 나오는데 저희도 출발 전에 해봤고 좋은 영향을 받았어요. 여행지에서 서로를 조금 더 배려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더라고요.


참고로 일행끼리 칠계명 계약서도 썼어요. ‘안 지키면 삭발’이라고 계약서 밑에 동의하고 사인도 했는데, 다행히 아무도 삭발을 하지 않았습니다.


  • 말하거나 행동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기
  • 먼저 배려하기
  • 서운한 점이 있다면 잘 말해주기
  • 화가 나도 상대방 입장을 이해하려고 하기
  • 싸울 것 같으면 귀여운 말투 쓰면서 궁둥이 춤 추기
  • 상대방이 한 말에 지레짐작이나 의미 부여하지 말기
  •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면 말해주기

관종


저희 일행을 소개할게요. ‘시라’는 유목 민족에 관심 많은 학자 스타일의 교수님 과고, ‘무도사’는 동물 덕후라 몽골에 서식하는 다양한 동물을 보러 가기를 원했어요. ‘캐티’는 전세계 전통 문화에 진심이에요. 몽골의 유목민 문화를 배우고 싶어 했어요. ‘블프’는 천문대에 근무하는 우주 마니아였고, 저, ‘관종’은 전생에 기마 민족이었는지 말 타는 걸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었죠. 관심사는 모두 달랐지만 몽골에서 꼭 하고 올 것 세가지를 명확하게 정하고 출발했어요.


🌟 우리 팀의 여행 조건 세가지

  • 은하수 헌팅하기
  • 관광보다 승마 위주로
  • 소규모 패키지

물론, 이 세가지를 전부 충족하는 패키지는 거의 없었어요. 패키지 상품을 아무리 뒤져봐도 사이트만 다르지, 여행사는 같은 경우가 대다수였고 최소 출발 인원이 20명 이상이더라고요. 간혹 끼어있는 옵션 투어인 승마는 간단한 체험에 지나지 않아서 길어봐야 전체 일정 중에 3시간만 말을 탈 수 있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찾은 여행사가 저희 조건에 딱 맞았어요. 15년간 영업한 몽골 전문 여행사였는데 4박 5일 동안 하루 5시간 이상 말 타기, 밤에는 빛이 없는 곳까지 나가서 은하수 헌팅, 소규모 출발 가능까지! 전부 가능했죠. 여행사를 결정하고 몽골에 도착했는데 그때까진 몰랐어요. 차량 대신 진짜 말 타고 초원을 누비게 될 줄은…

관종


💰 얼마가 들었을까요?

저희가 출발한 승마 패키지(4박 5일 내내 죽어라 말만 타는 패키지) 기준으로 경비는 200만 원 초중반이었어요. 다른 여행사도 가격대가 190만 원~250만 원 사이더라고요. 항공권, 숙박, 식비, 체험비가 포함 된 금액이라 가서 기념품 사실 거 아니면 딱 패키지 가격만 쓰게 되는 것 같아요. 참고로, 7월은 극성수기라 항공권 예약은 최소 2~3개월쯤 미리 하시면 좋아요.


참고로, 몽골산 캐시미어 제품이 정말 저렴하니까 하나 장만하시려면 여기에 여유 자금으로 30만 원 정도 더 챙겨가시면 기억에 남는 기념품도 챙기실 수 있어요. 저도 현지에서 캐시미어 100%로 된 커다란 숄을 하나 샀는데 한국의 반값인 15만 원에 구했어요.


🐴 한국에서 하는 승마와 어떤 점이 다를까요?

사실 저는 고등학생 때부터 승마를 시작했고, 대학에서도 승마 관련 전공을 했어요. 10년 넘게 전국의 외승 코스를 다녀봤는데요. 그나마 몽골과 비슷한 느낌을 받은 곳은 제주도 정도였던 것 같아요. 하지만 몽골 초원을 직접 달려본 이후로는 국내 승마는 더 이상 만족스럽지 않더라고요. 한국의 승마장은 영국식 승마, 이른바 ‘엘리트 승마’를 지향해요. 대부분이 ‘서러브레드’라는 경마 은퇴마를 사용하는 데다가, 제주도에 가도 기승 시간이 길어야 50분 남짓하죠. 금액은 저렴하면 10만 원 이내, 비싸면 20만 원 가까이 하는데 달리지 못하고 동그란 마장 안에서 빙글빙글, 뱅글뱅글 돌며 타야해요. 하지만 몽골식 승마는 완전히 달라요.

영국식 승마

  • 자세와 폼이 가장 중요합니다. 누가 더 코스를 정확히 외우고, 잘 그리는지가 승부의 핵심이에요.
  • 올림픽 종목을 떠올리면 이해가 쉬워요. 마장마술, 장애물 넘기 등이 포함됩니다.
  • 사용하는 말은 주로 서러브레드인데, 워낙 예민하고 몸이 약해서 장시간 구보(빠른 속보)도 어렵고 부상도 잦아요.
  • 승마 접근성은 좋지만, 자유롭게 타고 싶은 사람에게는 재미가 크게 떨어져요. (저 포함, 지인 7명이 이 이유로 영국식 승마에서 탈주했어요.)

몽골식 승마

  • 말은 제주마보다 작고 통통하지만 정말 튼튼합니다. 체력이 어마어마해서 하루 5시간 이상 저를 태우고 달릴 수 있어요. (실제로는 사람이 먼저 지치고, 말은 아직도 뛰고 있음…)
  • 광활한 초원에서 야생마와 함께 달리는 느낌이라 자유도와 해방감이 큽니다.
  • 몽골에서는 말을 타고 산을 넘고, 강을 건너고, 심지어 출퇴근도 합니다. 말이 ‘교통수단’이죠.
  • 자세나 코스 지적도 전혀 없어요. 어떤 모습으로 타든 뭐라 하는 사람도 없고, 몽골에서는 말을 자전거 타듯이 실생활에서 흔히 타는 교통 수단처럼 여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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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승마 10회권이 거의 100만 원인데 저는 이 돈이면 차라리 몽골에 가서 초원을 원없이 달리는 걸 택하겠어요. 하지만 그렇게 몽골에서 자유롭게 승마를 즐기고 나면, 귀국 후 최소 두 달 이상 그리움과 우울감에 시달리는 부작용을 피할 수 없어요.


테를지 초원에서 말을 잠시 묶어두고 쉬던 중, 잠깐 산책하던 순간, 분명 그 시간 속에 있었음에도 신기하게도 계속 그리움이 밀려왔어요. 너무 그리워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왜 그런 기분 있잖아요. 어릴 적 학교 졸업식 끝나고, 오후 4시쯤 집에 돌아왔을 때 느꼈던 막연한 허전함 같은 것. 좋았던 그때로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걸 스스로 알기 때문에 더 선명해지는 감정 같은 거요.

관종


그리고 은하수 헌팅도 두말할 것 없이 최고였답니다. 원래 운이 안 좋으면 여행 기간 내내 별을 제대로 못 볼 수도 있는데요. 다행히 저희 팀엔 ‘날씨 요정’이 있어서 매일 밤 맑은 하늘을 만날 수 있었어요. 놀라운 건, 은하수가 정말 맨눈으로 보인다는 겁니다. 밤하늘 전체가 별들로 가득해요. 누워서 하늘을 보면 별똥별이 계속 떨어지고요. 떨어지는 별을 보며 소원을 비느라 바빴어요. 


이 은하수 보는 맛을 잊지 못해, 여름에 평창 구석진 마을까지 가서 별 구경을 시도해 봤는데요. 아니에요. 이 맛이 아니에요. 몽골이랑 달라요… 밤하늘이 달라요. 이게 바로 ‘몽골이랑 달라병’이구나 싶었습니다.


저희는 밤마다 돗자리를 깔고 누워서, 맥주 한 캔씩 들고 4시간 동안 별 구경만 했어요. 주변엔 정말 아무도 없었고요. 바람이 사사삭 부는 소리, 멀리서 동물 울음소리만 들릴 뿐이었죠. 조용하게 흐르는 우쿨렐레 연주를 들으며 느긋하게 누워있던 그 순간이 아직도 생생해요.


처음 몽골의 밤하늘을 봤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인간이란 존재는 참 작고 보잘것없구나.’, ‘신은 정말로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 순간의 감동이 너무 커서, 저희 다섯 명이 나란히 누워 눈시울을 붉혔답니다. 함께 여행을 떠난 저희 다섯명 모두 MBTI가 죄다 I에 F들이었거든요. 광활한 자연 앞에서, 인간은 정말… 작게만 느껴질 뿐입니다.


기분이다! 다 준다!

몽골에 가져가면 좋은 준비물부터

유목 박사가 알려주는 몽골 예의까지


자, 이제 가장 궁금해하실 부분입니다. 몽골 여행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감이 잘 안 잡히는 분들을 위해 저희 팀이 현지에서 몸소 부딪히고 느낀점을 바탕으로(!) 준비한 몽골 여행 준비물입니다. 참고로,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가깝고 사람들이 가장 많이 가는 테를지 국립공원 기준으로 내용을 정리했어요. 자유 여행이 아닌 패키지 여행 기준이랍니다.


몽골처럼 자연이 압도적으로 광활한 나라에서는 패키지 여행으로 먼저 가보는 걸 추천드려요. 왜냐하면, 가장 중요한 운전이 안 되거든요. 도로교통 관련해 한국은 제네바 협약, 몽골은 비엔나 협약 가입국이라, 한국 면허증으로는 몽골에서 운전을 할 수 없어요. 몽골에서 운전하려면 비엔나 협약 버전의 국제 면허증을 따로 발급받아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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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땅덩어리는 넓고, 도로는 대부분 비포장입니다. 전파도 안 터지는 구간이 아주 많고요. 더 놀라운 건… 기사님이 네비게이션을 안 쓰십니다. 도대체 저 길을 어떻게 기억하시고 찾아가시는지 아직도 미스터리예요. 실제로 2024년 여름에 고비사막과 절벽 트래킹을 했는데, 가는 길 내내 7시간 동안 같은 풍경만 반복되어서 시간과 정신의 방에 갇힌 기분이었거든요. 도대체 어떻게 길을 찾으시는 걸까요?


이런 이유들 때문에 몽골은, 처음이라면 자유보다는 가이드가 있는 패키지 여행을 떠나는 걸 강력히 추천합니다.


🎒 짐 싸기 전에 꼭 읽어보세요

먼저, 구글 스프레드시트로 일행끼리 누가 뭘 챙기는지 공유하는 걸 추천드려요. 멀티탭이나 돗자리처럼 굳이 일행 모두가 챙길 필요 없는 것들은 각자 분배해서 가져와도 충분하니까요.


  • 겉옷: 몽골은 일교차가 어마어마합니다. 해 떠 있을 땐 더운데, 해만 지면 바로 쌀쌀해져요. 간단히 걸칠 바람막이나 후드, 수면바지 정도는 꼭 챙기세요. 패딩은 비추천, 대신 체온 조절할 수 있는 가벼운 옷이 최고입니다.
  • 작은 배낭: 말 탈 때나 차량 이동할 때 쓸 가벼운 백팩이나 힙색도 챙기면 유용해요. 물, 핸드폰, 보조배터리, 간식 정도 넣으면 딱이에요.
  • 지갑 & 현금: 해외 결제 가능한 카드 한 장 있으면 충분해요. 현금은 마부님이나 가이드님 팁, 유목민 선물, 공연비 정도만 준비하면 됩니다. (팁은 강제는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도움이 돼요)
  • 장갑: 승마를 할 예정이라면 저렴한 작업용 장갑이 최고입니다. 고삐가 억세기 때문에 맨손으로 타다간 손이 남아나지 않아요. 비싼 장갑은 쓰지 마세요. 말 냄새가 영원히 안 빠집니다.
  • 모자 & 선글라스: 햇볕이 장난이 아닙니다. 몽골 초원에는 그늘이 없습니다. 그늘이 있다면 그건 구름 그림자일 확률이 높아요. 모자 + 양산 + 선글라스 조합으로 눈과 피부를 보호해요.
  • 운동화 & 슬리퍼: 도시 빼고는 전부 야생입니다. 튼튼한 운동화 + 발목 양말 조합으로 걷고, 비행기나 게르 안에서는 편한 슬리퍼로 갈아 신으면 좋아요.
  • 우산 & 우비: 5~8월은 우기입니다. 특히 여름철 방문이라면 작은 접이식 우산이나 우비 하나쯤은 챙겨두면 요긴해요. 9월 이후엔 건기로 접어들기 때문에 비는 거의 없습니다.
  • 의약품: 근육이완제, 타이레놀, 지사제, 멀미약은 기본으로 챙기세요. (처음 말 타면 엉덩이 통증 200% 발생 주의)
  • 물: 현지에서 구입 가능하지만, 민감한 분은 한국 생수 추천
  • 핫팩 & 수면 양말 & 수면 바지: 새벽 은하수 헌팅 시 필수템, 밤에 게르에서 장작이 다 타면 추워질 수도 있어요.
  • 보조 배터리 & 멀티탭: 긴 이동시간 버티기용
  • 모기약 & 손전등: 벌레 적응은 금방 되지만 준비는 합시다
  • 목베개 & 블루투스 스피커: 장거리 이동의 친구
  • 김 & 볶음 고추장: 패키지 여행이라면 한식이 나오긴 하지만 거의 육류 위주의 식사이기 때문에 못 드시는 분들이 좀 계실 수도 있어요. 그럴 땐 소고기 볶음 고추장이나 불닭소스, 김이 있으면 좋아요. 참고로 불닭소스 챙기실 땐 튼튼한 병에 소분해서 가져가세요.
  • 유목민 선물: 만약 말을 타게 되신다면 마부님께 드릴 팁과 유목민 선물을 준비해주세요. 보통은 아이들이 쓸 학용품 세트나 커피, 겨울을 날 핫팩, 특히 비상약 등을 선호한다고 해요.
  • 전대 가방: 소매치기가 있기 때문에 복대처럼 차는 전대 가방에 여권과 현금을 넣어 두면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어요

관종


🙆‍♂️ 몽골 여행! 이런 사람에게 추천한다!

  • 동물이 너무 좋다.
  • 가서 말을 신나게 타고 싶다.
  • 별 구경 하고 싶다.
  • 자연이 좋다.
  • 염소, 말, 소, 양고기가 좋다.
  • 인간이 싫고 도심이 지겹다.
  • 조용한 곳이 좋다.
  • 계획 틀어져도 쿨하게 넘길 수 있다.


🙅 몽골 여행! 이런 사람에게 비추한다!

  • 나는 고생하는 여행이 싫으며 여행이 무조건 쾌적해야 한다.
  • 채식지향 또는 비건이다.
  • 숙소 퀄리티가 좋고 현대식이어야하며 게르가 싫다.
  • 벌레가 싫다.
  • 나는 아직 현대 문물을 조금도 버릴 준비가 안 됐다.
  • 계획이 틀어지는 건 용납 못한다.

✅ 유목 박사 ‘시라’ 님이 정리한 몽골의 예의

  1. 게르의 문지방을 밟지 않는다.
  2. 게르 안에서 휘파람을 불지 않는다. (뱀 나온다고 싫어한대요 우리랑 똑같음)
  3. 게르의 기둥에 기대지 않는다.
  4. 화로에 쓰레기를 넣지 않는다.
  5. 다른 사람을 손가락으로 가리키지 않는다. (가축을 도축할 때 쓰는 손짓)
  6. 다른 사람의 모자나 머리에 함부로 손대지 않는다.
  7. 유제품을 강물이나 땅에 쏟지 않는다.
  8.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에게 예쁘다는 말을 하면 병마가 찾아온다는 믿음이 있으니 주의.
  9. 게르에 방문할 때는 작은 선물을 준비해가기.
  10. 물건을 건넬 때는 오른손으로 건네고, 받을 때는 두 손으로 받기.
  11. 술이나 음식을 대접받았다면 바로 거절하는 대신 한 모금이라도 맛을 보고 내려놓는 것이 예의 (…라고 하지만 정말 조금도 못 마신다면 사정을 설명하고 거절합시다.)
  12. 현지 가이드와 동행할 때는 ‘시간이 얼마나 걸려요?’ 대신 ‘거리가 얼마나 남았나요?’라고 묻는 것이 좋다. (시간을 묻거나 일을 서두르면 불운이 찾아온다는 믿음

마지막으로, 함께 여행에 동참했던 다섯명의 트친들의 여행 소감을 전달할게요.


블프 曰: “여러분, 말 타실 거면 옷 많이 가져가지 마세요. 아끼는 옷은 특히 피하세요. 저도 아끼던 옷을 입고 갔다가 버리게 되어 눈물 났어요… 귀중품도 가져가지 않는 게 좋아요. 저는 여행지에서 우울해하고 싶지 않아서 그냥 땅에 바친 셈 쳤지만, 그게 안 되는 분들도 계실 테니까요. 풀밭이라 물건을 찾기도 힘들어요. 또, 생리 중일 때 말 타는 건 꽤 힘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카메라를 목에 걸고 말 타는 건 비추입니다. 진짜 위험해요. 사진 찍으실 거라면 휴대폰에 그립톡 꼭 부착하시고요!”


캐티 曰: 몽골은 정말정말정말 건조해요. 본인이 잘 트는 부위가 있다면 각별히 신경 써야 합니다.

저는 너무 건조해서 코피까지 났어요. 말을 탈 예정이라면 가볍게 맬 수 있는 작은 가방도 하나 챙기시는 걸 추천해요. 힙색 같은 거요. 저희도 가방이 없어서 좀 고생했거든요.”


무도사 曰:근육 이완제는 꼭 챙겨가세요. 승마가 생각보다 훨씬 빡세요. 체력이 약한 편인데, 근육통으로 진짜 고생했어요. 말 타기 전에 간단한 스트레칭은 필수랍니다!”


시라 曰: 별을 제대로 보려면… 간절하게 기도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운이 나쁘면 일주일 내내 은하수를 못 볼 수도 있어요. 운이 좋다면 사흘 연속으로 매일 밤하늘을 감상할 수 있죠.”


관종 曰: 말 타는 게… 힘들다고요? 몽골 승마가 얼마나 귀한 경험인데 이게 왜 힘들죠?(무도사를 바라보며) 간혹 말 멀미를 하는 분들이 있다고는 들었는데 혹시 모르니 멀미약을 꼭 챙기세요!”


처음엔 그저 “말 타러 가자!”는 트친의 한마디에 무심코 떠난 몽골 여행이, 제 인생을 크게 바꿔 놓게 된 것 같아요. 여행을 다녀오고 연재한 여행 후기 만화가 X(옛 트위터)에서 무려 14,000회 넘게 리트윗되면서 정말 많은 분들이 제 만화를 보고 몽골로 말 타러 떠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주셨거든요. 만화가 업로드 된 포스타입의 누적 조회수만 200만 회를 앞두고 있다고 해요.(속닥) 저도 처음엔 ‘설마’ 했는데요, 실제로 제 만화 직후 ‘몽골 여행’ 검색량이 급증했다며 한 여행사에서는 감사의 의미로 저를 공짜로 승마 패키지 여행에 보내주기까지 했답니다. 최근에는 몽골 고비사막에 다녀온 이야기도 새롭게 연재를 준비하고 있어요. 


거대한 자연 앞에서 느낀 벅찬 감동, 말 위에서 두 눈에 담은 초원의 너른 숨결, 트위터에서 만난 친구들과의 우정까지 모두 경험하고 왔던 몽골 여행. 가끔 답답해서 속이 뻥 뚫리는 경험을 하고 싶은 분들에게는 몽골을 추천하고 싶어요. 제 두 번째 고향, 몽골의 매력을 많은 분들이 느껴주시기를 바라며 오늘의 글 마무리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관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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