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형 IRP의 개념과 혜택
앞서 DB, DC형 퇴직연금 제도를 설명하면서 IRP에 관한 얘기를 잠깐 했었죠. IRP는 ‘개인형 퇴직연금’ 계좌로, 회사가 상관없이 내가 개인적으로 은행이나 증권사, 보험사에서 개설할 수 있는 상품이에요.
만약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한 회사에 다니고 있다면, 그리고 퇴직급여를 받을 만큼 회사에 다녔다면 퇴사할 때 무조건 만들어야 하는 것도 이 IRP입니다. IRP를 통해서만 퇴직급여를 수령할 수 있거든요.
IRP의 혜택을 다시 한번 정리해 볼게요.
1. 세제 혜택
연말정산 세액공제: IRP에 연간 최대 900만 원(퇴직연금 600만 원 + 개인형 IRP 추가 300만 원)까지 납입할 경우, 납입액의 13.2%~16.5%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연 소득이 5000만 원인 근로자라면 IRP에 900만 원을 채워 납입할 경우, 최대 92만 원의 세금 혜택을 볼 수 있어요.
이연 과세 혜택: IRP에서 발생한 운용 수익에 대해 인출 시점까지 과세가 미뤄지므로(과세이연), 투자 수익에 복리 효과가 생겨나요. 수익 원금이 고스란히 재투자되니까요.
2. 다양한 금융상품 선택 가능
투자 포트폴리오 다양화: IRP 계좌 내에서는 TDF, ETF, 펀드, 채권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어 자산 배분을 통해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어요.
금융사 선택의 자유: 회사가 가입해 주는 퇴직연금과 달리 가입자가 원하는 금융사를 선택할 수 있으며, 필요시 다른 금융사로 계좌를 이전할 수도 있어요.
3. 노후 준비 및 자산 증식 기능
장기 투자에 유리: IRP는 은퇴 자산으로 장기 투자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상품이에요. 자동 리밸런싱이 가능한 TDF와 같은 상품을 잘 활용한다면 노후 대비에 크게 도움이 돼요.
추가 납입 가능: 퇴직금뿐만 아니라 개인 자금을 추가로 납입해 노후 자산을 증대할 수 있어요.
4. 유연한 가입 대상 및 편리성
누구나 가입 가능: 직장인뿐만 아니라 자영업자, 프리랜서, 공무원 등 소득이 있는 누구나 가입할 수 있어요.
퇴직급여 수령 필수 계좌: 퇴사 시 퇴직급여는 IRP 계좌를 통해서만 수령할 수 있어, 자연스럽게 퇴직금 운용의 안정성을 높여요.
용어가 익숙하지 않아 혜택 체감이 안 된다면 👉 연금술사 <퇴직 연금 세제 혜택 모두 모아보기>에서 용어 설명 짚어보기
IRP의 원래 목적은 퇴사하는 직장인들이 퇴직급여를 받아 연금으로 운용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어서 직장인 전용이었어요. 그래서 직장인에게만 혜택을 몰아준다, 자영업자는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곤 했는데 이제는 직장인이 퇴사 전에도 IRP에 가입할 수 있게끔 바뀌면서 공무원, 자영업자 등도 소득이 있기만 하면 가입할 수 있게 됐어요. 꼭 퇴직급여를 받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노후 연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라면 직장인에게만 혜택을 줄 필요는 없으니까요.
누가, 어떨 때 가입하면 좋은가요?
정리하면, IRP는 이럴 때 가입하면 됩니다
- 퇴직연금 제도에 가입되어 있다면 퇴직급여를 IRP 계좌로 받아야 하므로 퇴직급여를 받기 전에 꼭 가입해야 합니다
- 회사에서 가입하는 퇴직연금 DB형이나 DC형 이외에 내 여유 자금을 추가로 투자하고 싶을 때 가입합니다
- 노후 대비와 연말정산 세액공제 혜택을 목적으로 가입합니다
그럼, 각 유형별로 어떻게 IRP를 활용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볼까요?
직장에서 퇴직급여제도나 DB형 퇴직연금을 적용받는 직장인이라면?
- 퇴직급여는 계산식에 따라 확정된 금액을 받기 때문에 퇴직연금, 즉 3층 연금 중 2층의 퇴직연금을 적극적으로 키워가기 어렵습니다. 이때 재직 중에 IRP를 만들면 내가 직접 돈을 적립하고, 직접 운용해 퇴직연금을 불려 갈 수 있습니다.
- 안정성과 수익성을 모두 잡을 수 있어요.
DC형 퇴직연금을 적용 받는 직장인이라면?
- IRP는 DC형 퇴직연금과 닮은 점이 많아요. 둘 다 나의 노후 소득을 보장하기 위한 연금 상품이고, 세금혜택을 받을 수 있고, 내가 추가로 돈을 넣을 수 있고, 계좌에 있는 돈을 여러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으니까요.
- IRP계좌 운용과 DC형 퇴직연금 사이 차이점이 있다면 회사가 운용사에 단체로 가입하는 DC형과 달리 IRP는 내가 어떤 금융회사를 통해 자산을 운용할지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 처음 가입할 때도 물론 내가 투자하고 싶은 금융상품을 보유한 회사를 선택할 수 있지만, 나중에 IRP 이전 제도를 활용해 다른 금융회사로 자산을 옮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DC형은 회사가 계약한 퇴직연금사업자를 의무적으로 이용해야 하죠. 직장에서 계약한 퇴직연금사업자를 통해 투자할 수 있는 상품군이 다양하지 않거나 아쉬운 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DC형 퇴직연금으로 가입할 수 있는 상품들이 한정돼 있어 불만이 있기도 했어요.
- 내가 꼭 원하는 상품이 있다면, 해당 상품을 취급하는 금융회사에 IRP 계좌를 개설해, DC형 퇴직연금 계좌와 별도로 관리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회사에서 퇴직연금을 운용해 주지는 않는 직장인이거나 소득이 있는 사람이라면? (프리랜서, 자영업자, 공무원 포함)
- 자영업자라면 국민연금을 제외한 본인의 연금을 스스로 만들어야 해요. 이때 IRP를 활용하면 절세도 하면서 연금의 허리를 만들어갈 수 있어요.
- 만약 공무원이라면 공무원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상대적으로 노후 대비가 부실해질 수 있어요. 하지만 공무원 연금 액수는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역시 IRP에 가입해 연금의 허리를 만들기를 추천해 드려요.
- 회사에서 퇴직연금을 운용하지 않는 일반 직장인도 개인연금 가입보다 우선해 IRP를 이용해 보세요. 여유가 된다면 월급의 5~10%를 꾸준히 납입하고, 이직 시 퇴직금을 수령하면 그것을 나누어 IRP에 정기적으로 넣거나 추가 납입을 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여기서 ‘연금의 허리’라는 것은 아래 ‘3층 연금’ 그림에서 2층, 퇴직연금을 뜻해요. 안전한 노후 대비를 위해서는 외울 때까지 보아야 하는 그림이니, 다시 한번 내용을 살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