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rachelmadisoncarlisle
문제는 솜털을 밀어내는 게 미용적인 이유만으로 옳은 선택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는 거예요. 얼굴 솜털은 피부를 보호하는 기능을 하고 있잖아요. 이 상황을 풍자한 @casstherockwillson의 영상 속 스크립트를 함께 볼까요?
- A: 우리는 어린 여자아이들에게 새로운 ‘문제’를 던져줘야 해. 그래야 신상품을 팔 수 있어.
(짧고 굵은 다리, 지나치게 뾰족한 팔꿈치 따위가 후보로 거론된 뒤)
- B: Peach fuzz는 어때? 얼굴에 복숭아처럼 난 솜털 말이야! 얼굴에 난 모든 털 중에서 눈썹이나 속눈썹 빼고는 다 밀어버려야 한다고 말하는 거야.
- A: 그거 좋다. 다 밀어버리게 만들자. 그런데 다들 제모용 레이저 정도는 갖고 있을 것 같은데 뭘 만들어서 팔아야 하지?
- B: 걔네들의 얼굴에 있는 ‘솜털 문제점’을 더 강조해서 보여줄 요상한 스프레이를 안겨주는 건 어때?
- A: 그거 좋다! 우리가 방금 발명해 낸 그 ‘문제점’을 더 도드라지게 보여주는 거야.
- B: 그나저나 이게 말이 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우리는 솜털이 나도록 자연스럽게 진화되어 왔잖아.
- A: 아마추어도 아니고, 우리는 항상 써야 할 이유를 만들어주잖아. 생각해봐.
- B: 좋아, 솜털을 제거하면 메이크업이 더 잘 먹게 도와주고 스킨케어에도 도움을 주고 안티에이징에도 좋다고 말하는 거야!
@rachelmadisoncarlisle의 솜털 제거 영상에 반박하는 @casstherockwillson의 해당 영상을 본 한 여성의 반응이 눈에 띄더라고요. 이 여성은 이렇게 댓글을 남겼어요.
“당신의 영상 덕분에 제 솜털에 대해 스스로 의식하던 것이 줄어들었어요. ‘우리가 방금 만들어 낸 솜털 문제점’ vs ‘우리는 솜털을 가지도록 자연스럽게 진화했다’는 의견이 서로 충돌하는 게 강렬하게 다가와서 현실로 돌아왔어요. 고맙습니다.”
만약 이 여성이 casstherockwillson의 영상을 보지 않았다면, 아마도 솜털 식별 스프레이를 샀을지도 모르겠네요. 솜털 하나하나까지도 관리해야 하는 이 세상 속에서 과연 우리는 얼마나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걸까요?
이 영상이 재미있는 이유는 미용 산업이 어떻게 사람들에게 ‘필요’를 만들어내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점이에요. 솜털 자체는 자연스럽고 본래 존재해야 하는 건데, 어느 순간 그것을 ‘문제’로 인식하게 만들고, 그것을 해결하는 제품을 소비하게 하는 구조가 너무나 명확하죠. 이렇게 자극적인 마케팅 속에서 우리가 진짜로 건강한 선택을 하고 있는지, 아니면 단순히 유행을 쫓고 있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