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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건: 매버릭>, 적은 누구일까?

출처: 롯데엔터테인먼트, 스카이댄스 미디어

 

글, 정인

📌 경제와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작품을 어피티가 소개한다? 네, 그렇습니다. <어피티 인생극장>은 드라마, 영화를 주제로 경제 이야기를 줄줄 떠드는 시리즈로 기획되었어요. 스포일러 없이 영화 추천도 받고 얼떨결에 경제상식도 얻어갈 수 있는 어피티 인생극장 시리즈,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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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영화, <탑건: 매버릭(2022)>

장르: 액션

추천인: the 독자 

the 독자의 별점: ⭐⭐⭐⭐⭐

“여러분의 구원자가 도착했습니다.”

지난해, 영화 <탑건: 매버릭>이 개봉됐습니다. 36년 만에 전작 <탑건>의 후속작으로 나온 작품이에요. 배우 톰 크루즈는 24살에 <탑건>에 출연했는데, 60살에도 후속작 <탑건: 매버릭>의 주인공을 맡았어요.

<탑건>은 1986년, 미국 해군이 소련 위성국가와 전투를 벌이는 액션 영화입니다.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시작돼, 1991년 소련 해체 전까지 50년 가까이 지속된 냉전체제를 배경으로 하고 있죠. 

냉전체제는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한 자본주의 진영과 공산주의 진영이 맞대결하는 구도였습니다. 당시를 배경으로 하는 미국의 창작물에도 항상 적이 소련으로 나오곤 했어요.

보이지 않는 ‘적’

후속작 <탑건: 매버릭>도 액션 영화입니다. 매버릭(톰 크루즈)이 미국을 위협하는 강력한 적을 제거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건 똑같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적’이 누군지 나오지 않아요. 

<탑건>이 나온 시절과 달리, <탑건: 매버릭>이 나온 현재 미국과 가장 날카롭게 각을 세우는 국가는 중국입니다. ‘미·중 갈등’이라는 단어는 정치며 경제 뉴스에 단골처럼 등장하죠. 

사실 15년 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까지만 해도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경제에서 중국은 꽤 조용한 편이었습니다. 미·중 무역 갈등은 2018년에 시작됐는데, 10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한때는 중국이 구원자였지

중국 경제는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연평균 9% 이상 성장했어요. 중국 경제의 성장은 세계 경제에도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중국이 WTO에 가입한 2001년 이후로는 전 세계에 값싼 노동력과 상품을 제공하며 디플레이션을 수출했어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더 큰 구원자 역할을 했습니다. 거의 모든 국가의 경제성장률이 곤두박질치고 있었는데, 중국이 전 세계에 커다란 신규 시장과 공장을 동시에 공급했거든요.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다들 예전 같지 않습니다. 무언가 커다란 변화가 꿈틀거리고 있어요. 영화도, 인생극장의 딴 얘기도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을 수출하고

“미국은 인플레이션을 수출하고
중국은 디플레이션을 수출한다”

미국은 기축통화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달러 금리를 조정할 때마다 세계 경제가 요동치곤 해요. 

현재 미국은 금리를 인상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미국 국내의 물가는 안정되는 동시에 해외에 나가는 미국 달러의 가치가 높아집니다. 

당장 우리나라만 해도 달러 가격이 비싸지면서 수입 물가가 올랐습니다. 이전에 1달러짜리 물건을 1,100원에 샀다면, 지금은 같은 1달러짜리여도 1,300원을 주고 사야 해요. 

다시 말해, 금리 인상기의 미국은 인플레이션을 수출한다고 볼 수 있어요. 

중국은 디플레이션을 수출한다

반대로 중국은 디플레이션을 수출해 왔습니다. 생산자 입장에서는 중국 만한 일터가 없습니다. 사람을 값싸게 고용해 값싼 원료로 값싼 물건을 만들어 마진을 붙일 만큼 붙여도 저렴하게 팔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중국산 물건을 많이 수입한 국가들은 물가가 안정됩니다. 이걸 두고 디플레이션을 수출한다고 해요.

중국이 오랫동안 디플레이션을 수출해 온 덕에 세계 경제, 특히 미국 경제는 큰 인플레이션 없이 경제성장을 지속해 올 수 있었습니다.

어딘가 달라졌다

그런데 이 구도가 요즘 흔들리고 있습니다. 디플레이션을 수출하던 중국이 인플레이션을 수출하게 될지도 몰라요. 

한창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을 때만 해도 세계 경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예측은 이랬습니다.

전문가: 미국 경제가 시들 거리더라도 중국 경제가 먼저 살아나면서 세계 경기 회복을 이끌겠지. 그다음에 중국 경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나 유럽이 먼저 기지개를 켜면서 글로벌 경기가 온기를 찾을 거야!

하지만 지금 미국은 경기 침체와 조금씩 멀어지는 모습입니다. 2023년 상반기, 나스닥 지수는 30%가량 올랐어요. S&P500도 15%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고용시장도 나쁘지 않고 소비자물가도 조금씩 잡히고 있어요.

구원자가 파괴자로 변신?

반면 중국은 난리입니다.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이라며 치솟는 물가를 잡겠다고 할 때, 중국은 디플레이션 우려에 시달리고 있어요. 중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무려 0%입니다. 

디플레이션을 겪는다는 것은 경제성장이 둔화된다는 뜻입니다. 극단적으로 말해 사람들이 물건을 만들거나 팔거나 사면서 돈을 벌거나 쓰지 못한다는 뜻이죠. 

생각해 보세요. 중국에서 공장이 멈추고, 실업률이 높아지고, 사람들의 지갑이 닫히면 세계 경제는 어떻게 될까요? 중국이 구원자가 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세계 경제의 파괴자가 될지도 몰라요. 

화해의 무드, 하지만

이런 변화 속에서,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우던 미국과 중국이 스리슬쩍 화해하려는 시그널이 보이기도 합니다. 최근 미국 재무장관이나 전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해 웃으며 인사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죠.

물론 그것이 ‘진짜 화해’일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아직 협상 전이니까요. 앞으로 세계정세가 어떻게 펼쳐질지 함부로 예측하기는 어려워요.

다만 확실한 건, <탑건>이 처음 나왔던 1986년과 <탑건: 매버릭>이 다시 나온 2020년대는 사정이 완전히 다르다는 거예요. 지금은 어느 한 곳을 딱 집어서 ‘적’이라고 외치기 어렵습니다. 그 ‘적’이 망해버리면 다 같이 어려워질 테고요. 

적이 예전 같지 않네

‘매버릭(Maverick)’은 고집이 세고 개성이 강하며 독립적인 사람을 뜻합니다. 나쁜 뜻으로는 고집쟁이를 부를 때 사용된다고 해요. <탑건: 매버릭>에서 톰 크루즈는 별명인 ‘매버릭’답게 옛날 방식을 고집합니다. 미국 해군의 자존심이죠. 

실제로 그 방식이 통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방식을 통해 제거해야 하는 적은 예전 같지 않습니다. 영화를 보면, 미국이 얼마나 대단한 나라인지 웅장하게 묘사하는 동시에, 어딘지 물렁물렁해진 변화를 느낄 수 있기도 해요.

여러분의 구원자가 도착했습니다.

구원자가 완벽하지도 않고, 여럿이기까지 한 복잡성의 시대예요.

<탑건: 매버릭>을 볼 수 있는 OTT


어피티의 코멘트

  • 정인: <탑건: 매버릭>만 봐도 즐겁지만 여유가 되신다면 1986년작 <탑건>부터 재감상하시길 권해드려요. 인생극장에서 언급한 요소들을 빼고서도 30~40년간 얼마나 많은 사회적 관습과 문화가 바뀌었는지 한눈에 보실 수 있어요. 둘 다 무척 재미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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