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아는 척’ 하고 싶으신 분들? 빠르게 입문 시켜드립니다 🎹


글, 오로르


📌필진 소개 : 피아노과를 졸업한 후 클래식 음악을 해설하는 클래식 음악 큐레이터 오로르입니다. 구독자 2.6만 명의 유튜브 ‘뉴클래식 프로젝트’를 운영 중이고 카카오 채널 ‘오로르의 클래식 큐레이션’을 통해 주 1회 음악과 메시지를 보내드리고 있어요. CGV, 도서관 등에서 강의도 한답니다. 클래식 음악을 정말 사랑해서 음악 이야기를 하면 미소를 멈출 수 없어요.

클래식을 깊이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최근 피아니스트 조성진이나 임윤찬의 활약이 얼마나 반가운지 몰라요. 주변 분들을 만나보면, 적지 않은 분들이 피아니스트 조성진이나 임윤찬의 연주회를 가보셨거나, 좋아하는 클래식 곡이 한두 곡쯤은 있으시더라고요. 요즘 들어 우리 일상에 클래식 음악이 더 은은히 스며들고 있는 것 같아서 정말 기뻤어요.


앗,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임윤찬이 누구인지 잘 모르신다고요? 그 사람들이 얼마나 대단한 활약을 했는지, 클래식이랑 무슨 상관이 있는지 전혀 모르시겠다고요? 괜찮아요. 그래서 클래식 음악 큐레이터 오로르가 잘쓸레터와 함께 클래식을 처음으로 접하는 분들께 문을 열어드리려고 해요. 마침, 화이트데이 시즌이죠? 달콤한 음악을 들으면서 출발해 볼까요? 잘쓸레터 독자님들을 위해 오늘 이야기를 읽으며 듣기 좋을 음악을 모아 플레이리스트로 만들었어요. 

영화 <라라랜드>에서 미아(엠마 스톤)는 재즈를 사랑하는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에게 이렇게 말하죠.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열정에 끌리게 되어있어. 자신이 잊은 걸 상기시켜 주니까.” 오늘 제 열정이 독자님들 가슴 속, 클래식을 향한 작은 불을 지피고, 잊고 있던 무언가를 상기시켜 주길 바라며, 이야기를 시작해 볼게요. 

너무 멀게만 느껴지는 클래식 음악, 

어떤 곡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외국어로 된 긴 제목과 더 긴 음악들. 소나타, 협주곡, 대위법… 용어도 어려운데, 40분이 넘어가는 음악이라니! 클래식은 1분 쇼츠에 익숙한 우리에게는 너무 먼 예술이죠. 


하지만 ‘살아남았다는 것은 강하다는 것’이라는 말처럼, Classical Music이라는 장르는 그만큼 강력한 매력을 가진 장르예요. 유럽에서 출발해 몇백 년에 걸쳐 전 세계로 퍼져나가며 용케도 살아남았죠.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인 ‘바흐’부터 시작해도 1600년경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할 만큼 긴 역사를 자랑하는 클래식 음악에는 셀 수 없이 많은 곡이 존재해요. 그중에서도 ‘소품’은 딱히 정해진 형식은 없지만 보통 길이가 짧고, 척 들으면 멜로디를 흥얼거릴 수 있는 곡을 말해요. 오늘은 딱 2가지 곡의 연주 영상을 보여드릴게요.


🎵 임윤찬이 연주하는 프란츠 리스트의 ‘사랑의 꿈 3번

  • 2022년 6월, 18살의 어린 한국 청년이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콩쿠르 중 하나인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최연소 1위를 차지했죠. 셀 수 없이 많은 연주를 지휘했던 지휘자 마린 알솝은 연주회도 아닌 콩쿠르에서 눈물을 흘렸어요. 우리나라에서 좋은 연주자들이 많이 나왔지만, 이렇게까지 순식간에 전 세계 사람들을 열광시킨 사례는 드물어요.

    그 사람은 바로… 피아니스트 임윤찬이에요. 이 영상은 임윤찬이 연주한 ‘사랑의 꿈’인데요. 서툴지만 흘러넘치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는, 막 사랑을 시작한 청년의 고백 같은 연주예요.

    이 곡을 작곡한 프란츠 리스트는 1800년대에 활동했던 작곡가 겸 연주자예요. 리스트는 뛰어난 테크닉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했어요. ‘음대생이 고생하는 건 리스트 때문이다.’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죠. 테크닉의 황제인 그가 이토록 찬찬히, 감미롭게 사랑을 이야기하는데 누가 이 고백을 거절할 수 있을까요?

출처: 임윤찬 인스타그램


🎵 양인모가 연주하는 윌리엄 볼컴의 ‘우아한 유령

  • 첫 선율에 수많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 음악. ‘우아한’과 ‘유령’은 언뜻 어울리지 않는 단어같죠? 이 곡은 작곡가 윌리엄 볼컴이 돌아가신 아버지를 추모하는 마음으로 만든 곡이에요.

    듣고 있으면 아버지가 어린 아들의 손을 잡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그림이 그려지는데요. 음악에서 느껴지는 우아한 약동은 래그타임(Ragtime) 형식 때문이에요. 래그(Rag)는 천 조각을 뜻하는데 마치 천 조각들을 마구 이어 붙인 듯 불규칙하게 리듬이 이어지는 기법이죠.

    이 영상 속 바이올리니스트는 양인모라는 연주자예요. 앞에서 말씀드린 작곡가 리스트가 테크닉 연마에 힘을 쏟은 이유는 바로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라 불리는 ‘니콜로 파가니니’ 때문인데요. 파가니니는 기이하다고 할 정도의 테크닉으로 전 유럽을 휩쓸었고, 리스트와 쇼팽을 포함한 낭만주의 음악가들에게 강력한 영향을 미쳤어요.

    그를 기리기 위해 시작된 파가니니 콩쿠르에서 2015년 양인모가 한국인 최초로 우승했고, 이후 그는 ‘인모니니’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어요. 여담으로, 이 콩쿠르의 우승자는 실제로 파가니니가 사용했던 ‘대포(캐논)’라는 바이올린으로 독주회를 열 수 있는데요. 양인모는 그 바이올린을 지키는 경호원 4명에게 둘러싸여 연주했지요. 

출처: 양인모 인스타그램


클래식 곡, 어떻게 들으면 더 좋을까요? 👂🏻


처음에는 가볍게 들어보세요. 따로 시간을 빼지 마시고 출퇴근 길에 자주 들어보시길 권해 드려요. 여유라곤 찾아볼 수 없는 출근길 지하철과 버스에서요. 영상을 재생하는 순간, 순식간에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마법 같은 경험을 하게 되실 거예요.


그 경험이 좋았다면, 집에서 여러분만의 조용한 시간을 보낼 때 한 번 더 들어보세요. 클래식 음악의 좋은 점은 몇 번을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는 거예요. 시간이 흐른 후 다시 들으면 예전에는 몰랐던 숨겨진 매력까지 찾을 수 있어요. 


그리고 클래식이 더 궁금해지셨다면, 연주회에 가보세요. 음반으로 듣는 것과 실제 공연장에 가서 듣는 건 하늘과 땅 차이거든요.


클래식 연주회는 가격이 비싸다는 인식이 있어요. 하지만 음악은 ‘시간 예술’이에요. 그날의 연주자 컨디션, 악기의 상태, 홀의 구조 등 많은 변수로 인해 똑같은 연주를 절대, 다시는 경험할 수 없어요. 아무리 녹음이 잘 된 연주라도 실제 공연장의 음악과는 완전히 달라요. 


처음 연주회를 접한다면 연주자보다는 ‘레퍼토리’가 더 중요한데요. 레퍼토리란 공연에서 연주되는 곡 목록을 말해요. 교향곡이나 협주곡은 수많은 오케스트라 연주자의 숨결과 정성을 느낄 수 있지만, 한 곡이 대부분 30~40분 이상이라는 허들이 있어요. 그래서 OST 같은 익숙한 곡을 먼저 접해보시는 걸 추천해요. 

출처: 캔들라이트


오늘 추천해 드리고 싶은 것은 캔들라이트 연주회예요. 클래식에 막 입문한 분들께 적절한 레퍼토리로 진행돼죠. 게다가 1시간이 조금 넘는 짧은 연주회라서 지루할 틈이 없어요. 어른거리는 수백 개의 촛불 사이로 흘러나오는 클래식 음악. 정말 멋질 것 같지 않나요?


공연장에 따라 시야 확보가 어렵다거나 뒤쪽 울림이 아쉽다는 평이 있는데, 이럴 땐 차라리 맨 앞쪽으로 가보세요! 연주자의 표정과 숨소리까지 들려 생생한 연주를 경험할 수 있어요.


그리고 오늘 같은 화이트데이, 기념할 만한 일을 하고 싶은데 혹시 아직까지 무엇을 할지 못 정하신 분 있나요? 오늘도 정동 1928 아트센터에서 클래식 명곡 모음집과 ‘한스 짐머’의 작품을 다룬 공연이 저녁 7시와 9시에 예정되어 있답니다. 오늘 제 글을 읽고 클래식을 직접 경험하고 싶은 마음이 드셨다면 서둘러 예약해 보세요!


이 외에도 히사이시 조, 콜드플레이 등 다양한 명장의 노래를 담은 캔들라이트 공연이 예정되어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현장에 가셔서 클래식을 듬뿍 느껴 보시길 바랄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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