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업계 사무 n년 차 양딩 님에게 답장이 도착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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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어피티&구독자

독자님과 함께 만드는 <어피티의 커리어 상담소>. 오늘은 ‘양딩’ 님의 고민에 ‘다른 독자님들’이 보내온 애정어린 답변을 담았어요. 커리어 전문가 조이 님의 코멘트도 꼭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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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중반에도 진로 탐색 중인 나에게 무슨 말을 해줘야 할까요?”
– 콘텐츠 업계에서 여러 직무를 경험한 n년 차 양딩 님 –

양딩 님의 커리어 고민 

  • 퇴사 당시에는 분명 여러 요인이 작용했다고 믿었고, 환경이나 사회의 문제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 30대 중반이 되고 보니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는 게 나의 문제라고 생각되어 자존감과 자신감이 떨어집니다. 부정적인 생각도 자주 하게 되고, 그런 제가 싫어지고요. 
  • 여러분의 경험을 들려주신다면, 저처럼 방황하는 청춘들이 진로 탐색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아요. 

📩 To. 양딩 님! 오늘 커리어레터에 소개한 답장 외에도 정말 많은 독자님들이 양딩 님께 응원을 보내주셨어요. 어피티에게 의견 보내기로 양딩 님의 이메일 주소를 보내주시면 레터에서 다 소개하지 못한 답장들을 정리한 파일을 보내드릴게요. 양딩 님을 향한 많은 분들의 따뜻한 마음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 

ps. 오늘 커리어레터에 모든 분들의 답장을 소개해드리진 못했지만 양딩 님에게 마음을 더해 주신 모든 독자님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해요! 🙏


독자님의 답변이 도착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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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고 구르다 보니 원하던 목적지에 닿게 되었어요”
– IT업계 기획 2년 차 나도몰라 님 –

저도 대학 졸업 후 이런 저런 일을 정말 많이 했지만 모두 전공인 영상과는 무관한 일들 이었죠. 호프집, 식당, 키즈카페 등 닥치는 대로 일하며 돈을 벌었지만 늘 시간적으로, 경제적으로도 쪼들렸어요. 그러다 마음을 다잡고 ‘나는 꼭 방송 일을 할거야’ 하고 결심한게 스물일곱살 때였습니다. 

전공을 살린 직업을 갖고 싶어서 영화 판, 광고 판, 그리고 경제 방송까지 흘러 들어가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매번 직무가 달라서 모두 경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건 아니었지만, ‘업계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위안 삼으며 나를 다독였어요. 

사실, 그때 영상 일을 하면서 욕을 너무 많이 먹어서 ‘나는 이 직업과는 맞지 않는걸까?’ 회의감이 들기도 했어요. 하지만, 버티고 버텨서 구르다 보니 현재는 꽤나 탄탄한 기업에서 AI 관련된 촬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 같아요. 

처음 본격적으로 영상 일을 시작했을 때는 이틀에 한 번 꼴로 울었고, 그 다음에는 일주일에 한 번 꼴, 그 다음은 한 달에 한 번 꼴로 울며 버텼더니, 신기하게도 점점 그 텀이 길어지고 속상한 일도 줄어들었어요. 한때는 너무 억울하고 부당하게 느껴졌던 일들도 시간이 지나고 보니 이해 못 할 일이 아니더라구요. 

나를 계속 갉아먹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속끓이며 가져갈 필요는 없어요. 내가 가진 장점을 꼭 알아봐주는 사람, 팀이 나타날 테니까요. 그런 사람을 만날 때까지 정말 힘들겠지만 버티고 노력해야 돼요. 듣기 좋은 소리라도 즐기라는 말은 정말이지 못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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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생활이 행복하지 않은 이유를 정확히 안 후에 다음 선택지로 나아갈 수 있었어요”
– 자기발견 기획자 겸 커뮤니티 빌더 11년 차 프리워커 피노 님 –

30대 후반에도 진로 고민 중인 사람 여기요. 🙋‍♂️ 저도 나만 빼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잘 먹고 잘사는 것처럼 보이고, 나만 노답이다 싶었어요. 그런데 저보다 나이가 많은 분도 진로 탐색을 하는 모습을 보며 방황에는 끝이 없다고 느꼈어요. 한편으로는, 계속 나를 탐색하고 무언가를 시도하는 저의 모습이 그렇게 살지 못하는 누군가에는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경험도 했고요. 

나를 자책하기 보다는 그동안의 여정 중에 정착하지 못했던 이유를 생각해 보시면 어떨까요? 저는 4곳의 회사를 10년 동안 다닌 후 지금은 프리워커로 살아가고 있어요. 저의 가치관과 신념이 ‘오래오래 행복하게 일하고 싶다’라서 회사에 속해서 일하기 보다는 불안하더라도 프리워커로 일하는 게 제 가치관에 맞다고 결론을 내렸거든요.

비틀거리지만 포기하지 않고 고민한다는 건 괴롭지만 역설적이게도 축복이라고 생각해요. 그 고민 속에서 결국엔 나만의 해답을 찾게 될 테니까요. 말이 길었네요. 여기까지 고민하며 걸어오신 것 만으로도 너무 수고 많았고, 잘 살아오셨어요. 그러니 지금의 고민도 잘 헤쳐가실 거라 믿어요. 어떤 선택을 하시든 양딩 님의 오늘을 힘껏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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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기준을 찾고, 기준에 맞는 일을 찾는 건 평생 해야할 작업인 것 같아요”
– 사회서비스 업계 기획 7년 차 제리 님 –

저와 친구의 이야기를 해드리고 싶어요. 저는 20대에 방황을 끝냈다고 생각했어요. 하고 싶은 일들을 잔뜩 해 보고 그 점들을 연결해서 지금의 회사에 왔으니까요. 반면, 친구는 아주 빠르게 첫 직장을 구하더니 1~2년에 한 번씩 이직을 했어요. 친구는 매번 이직할 때마다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정확히 가지고 있었어요. 사람, 업무, 혹은 업무 환경, 급여 등요. 

친구는 여러 번의 이직을 거치며 본인에게 가장 중요한 기준을 찾아갔고, 지금은 n번째 직장에서 만족하며 일하고 있어요. 빠른 방황을 마치고 점을 잘 이었다고 생각했던 저는 7년째 한 곳에서 일하고 있지만, 결코 만족스러운 회사생활은 아니랍니다. 이직을 꿈꾸지만 잘 되지 않아서 양딩 님이나 제 친구처럼 이직을 해내는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잦은 이직이 결코 나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나에게 중요한 기준을 찾고, 그 기준에 부합하는 새로운 일을 찾아가는 과정은 우리가 일하는 동안 계속해서 해야 하는 작업일 테니까요. 불안하고 부정적인 마음에게는 ‘나는 도전을 척척 해내는 멋진 사람’이라고 말해 주세요. 실제로 양딩님은 진짜 원하는 걸 알아가는 중이니까요. 양딩 님의 도전을 응원합니다!


💡 양딩 님을 위한 조이의 코멘트

제가 변호사를 그만두었던 게 양딩 님 나이 즈음이었어요.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 대신 사법시험을 준비하겠다는 저에게 아버지는 ‘아무나 붙는 시험 아니다’ 하시며 반대하셨죠. 그런 아버지의 말이 비수처럼 가슴에 꽂혀 길바닥에 앉아 엉엉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5년을 공부한 끝에 변호사가 됐지만, 저는 또다시 도전을 선택했죠. 법률사무소 겸 북카페를 창업하기도 하고, 임원 교육기업에서 협상 강의를 하기도 했고, 결국 지금의 회사를 창업하게 되었어요. 하… 돌아보면 몰라서 용감했던 30대였습니다.

제가 지금의 일을 하게 된 것도 치열하고 괴로웠던 저의 기억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의 시행착오를 줄여주고 싶은 마음에서 입니다.(제 커리어는 인터뷰 기사를 참고해주세요) 그동안 양딩 님이 거쳐온 시간들은 내 안에 숨어있는 ‘더 잘 살고 싶은’ 마음을 발견하기 위한 것임을 기억해 주세요. 그런 시간들이 분명 멋진 꽃으로 피어날 거라는 사실도요.

양딩님은 세상의 시간표를 따르지 않은 것뿐이에요

우리 사회는 진학, 취업, 결혼, 출산, 내집 마련에 이르기까지 권장 시간표를 따르도록 압박합니다. 그러한 시간표를 따르지 않는 사람들을 향해 편견과 불만을 드러내기도 하고요. 하지만, 인생도, 커리어도 정답이란 없어요. 

양딩 님은 커리어 초반에 충분한 실험 기간을 스스로에게 허용한 것일 뿐입니다. 상대적으로 세상이 권하는 시간표를 따라 살아간 이들도 마음 속에 고민을 한가득 지고 살아가는게 현실이고요. 끊임없이 도전해온 나 자신을 토닥여주세요. ‘수고했다’고요. 

경험을 통해 알게 된 나에 대한 단서를 모아보세요

이제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예쁜 꽃을 피워내기 위해 회고의 시간을 가져보세요. 저는 변호사로 일했을 때 쌈닭으로 살아가기 보다는 피스메이커로 살고 싶다는 욕망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누군가를 돕고, 소통하는 걸 좋아해서 ‘교육’이라는 키워드를 찾게 되었구요. 그러한 흔적들을 이어 교육 스타트업을 창업하게 되었답니다. 

양딩님의 이력에서는 비영리, 글쓰기, 창작, 콘텐츠와 같은 키워드들이 보이는데요, 이러한 단서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이어보면 분명 새로운 길이 보일 거예요. 양딩님은 ‘Best One’ 대신 ‘Only One’의 길을 향해 잘 달려오셨으니까요. 

사랑과 활기를 충전할 수 있는 환경에 다가가보세요

다만, 지금은 마음이 약해지고, 에너지도 방전된 상태이니 양딩 님을 아끼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나, 몸을 움직여 보람을 느낄 수 있는 환경에 다가가보세요. 몸을 움직여 땀을 흘리고,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일로 작은 성취감을 쌓으면 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질 테니까요. 독자 님이 추천해 주신 <귤 밭으로 간 한의사 한의사> 다큐를 보면서 양딩 님이 제주의 귤밭으로 찾아가 이들의 이야기를 콘텐츠로 만들어 보셔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아침마다 필사하는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속 문장으로 양딩 님을 향한 응원의 마음을 전해봅니다.

“네가 우회도로를 돌아 도달하기를 원하는 행복은 
지금이라도 가질 수 있다.
네가 과거를 뒤로하고
미래를 섭리에 맡기고 
현재를 경건과 정의에 따라 살아간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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