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장에서 우리나라 증시가 ‘저평가’되는 건 익숙한 풍경이 되었어요. 지난 5월 세계 주요 증시 20개 중 14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동안 우리나라 코스피 지수는 아시아 꼴찌를 맴돌았어요. 코스닥 시장의 상황은 더욱 심각해요. 뉴욕 증시 등 글로벌 증시 상승률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래도 코스피는 6월부터 오르기 시작해 이번 달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며 2800선을 넘어섰어요. 하지만 코스닥은 2021년 고점을 찍은 후 3년째 ‘박스권’에 갇혀 있어요. 올해는 심지어 3.1% 하락세예요.
이차전지와 내수경기가 부진한 탓이에요
한 국가의 상황이 주변국의 상황, 혹은 세계 경제의 흐름과 별개로 흐를 때 이를 ‘디커플링 현상’이라고 불러요. 글로벌 증시의 성장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국내 증시는 세계 증시와 디커플링이 일어나고 있는 거죠. 거기서 코스닥은 국내 대표 증시인 코스피의 상승세도 따라가지 못하는 ‘이중 디커플링’에 처한 셈이에요. 7월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 사이 격차는 더욱 심화되고 있는데, 증권가에서는 코스닥의 주력 업종인 이차전지 부진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해요. 수출 업종 중 실적이 좋은 반도체 등은 코스피에 상장돼 있고, 코스닥에 주로 상장된 이차전지는 전기차 수요 부진과 중국과 경쟁 등으로 실적이 떨어져 있어요. 심각한 내수 경기 부진도 중소기업이 주로 상장해 있는 코스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정인 한줄평
코스닥 주력 업종에는 바이오·제약도 있어요. 이 업종들은 금리가 내려가야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켤 거예요. 연내 미국 기준금리 인하는 확정 수순이었는데, 금리 인하에 반대하고, 전기차 등 신기술에 부정적 정책 기조를 지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확률이 올라가며 시장이 다시 안갯속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