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라면은 3분, 티백은 1분? 이븐하게 우려낸 홍차 마시는 법 ☕


글, 티 크리에이터 세레나


📌 필진 소개: ‘차’와 관련된 모든 것을 기획하는 ‘차 문화 기획자’ 세레나입니다. 차 여행, 찻자리, 전시 등을 기획하고 있고 현재는 서울시 서촌 라운지에서 계절 차회를 진행하고 있어요. 인스타그램에서 숨겨진 찻집을 소개하고 한국차를 알리는 티-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며 도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 차』 를 출간했습니다.

영국에서는 3분, 우리나라에서는 1분?
유럽에도 삼다수가 있었더라면 💧


평소 회사에서 흔하게 보는 동서 현미녹차나, 해외여행 중에 유명하다고 해서 사 왔거나 선물 받은 홍차 티백이 주위에 하나쯤은 있을 거예요. 보통 티백 차를 마실 때 컵에 티백을 넣고 바로 끓는 물을 부어 먹죠. 하지만 이렇게 하면 차가 맛 없어질 확률이 100%랍니다. 그 이유를 설명해 드릴게요.

ⓒ 세레나


첫째, 우리나라의 물 성분이 유럽과 달라요

우리나라와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의 차이점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영국에서는 3분, 우리나라에서는 1분’이에요. 무슨 말인지 궁금하시죠? 컵라면 이야기가 아닌, 차를 우리는 시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한국의 물은 비교적 부드럽고 미네랄 성분이 적은 연수에 가까워요. 반면 영국 등 홍차를 즐겨 마시는 나라들은 경수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죠. 경수로 차를 우릴 경우에는 연수보다 차 성분이 우러나는 시간이 더 필요해요. 그렇기 때문에 보통 영국에서 티백을 우릴 때 3분이 필요하다면 한국은 1분이면 충분하답니다. 그런데 우리는 보통 티백 뒷면에 적혀있는 설명서만 보고 무조건 3분을 기다리죠. 가끔 깜빡해서 5분씩 우리기도 하고요. 그러면 맛이 어떤가요? 아주 쓰고 떫게 느껴져요. 티백을 이용해 차를 마실 때는 한국 물의 특징에 맞게 1분 정도 우려서 먼저 맛을 보고, 입맛에 맞게 시간을 조절하면 좋답니다.


둘째, 티백을 넣는 순서가 잘못되었어요

우리는 보통 티백을 먼저 넣고 물을 붓죠. 하지만 사실은 반대로 해야 해요. 따뜻한 물을 머그잔에 먼저 따르고 그 위에 티백을 살살 얹어 보세요. 겨우 이 과정 하나 때문에 맛이 정말 달라지냐고요? 네, 아주 큰 차이가 있답니다.


마트에서 흔히 보는 ‘립톤’, ‘트와이닝’, ‘아마드’ 등 대부분의 홍차는 영국 브랜드들이 많고, 주로 인도와 스리랑카산 원료를 사용해요. 이 차들은 대체로 우리나라 찻잎보다 크고 떫은 맛이 나기 때문에 설탕과 우유를 섞어 마시는 밀크티가 발달한 거예요. 요즘은 온전한 찻잎이 들어간 고급 티백도 많지만, 마트에서 파는 것들은 대부분 저품질의 잎차를 가루 형태로 만든 것이라고 보시면 돼요. 이런 차는 떫은 맛이 아주 잘 우러나기 때문에, 뜨거운 물을 잔에 먼저 넣고 티백을 아기 다루듯 물 위쪽으로 살살 넣어주는 방법을 써야 해요. 이 과정을 ‘상투법’이라고 해요. 그러면 맛이 부드럽고 차 본연의 맛이 잘 우러난답니다. 순서만 바꿨을 뿐인데 맛이 달라진다니 신기하죠?

집에서 즐기는 나만의 티 타임!
🍵알아두면 쓸모있는 ‘다구’ 이야기🍵

 

주말 아침, 나만의 티타임을 만들어 보고 싶은 로망 가져본 적 없으신가요? 티백도 좋지만, 다구를 이용해 차를 우려 마시는 과정은 그 자체로 특별한 가치가 있답니다. 오늘은 다도의 로망을 실현해줄 동양 차 도구들을 소개해드릴게요.

(왼쪽부터) 표일배, 개완으로 차를 우리는 모습, 차호 ⓒ세레나


표일배 (초보자를 위한 편리한 다구)

  • 표일배는 찻잎을 선물 받았을 때 어떻게 마셔야 할지 난감해하시는 분들에게 완벽한 도구예요. 거름망과 본체가 일체형이라 따로 거르지 않고 버튼 하나로 찻잎과 찻물을 분리할 수 있죠. 강화유리 본체와 스테인리스 필터로 되어 있어 관리도 쉽고, 회사에서도 사용하기 편해 가장 추천하는 도구랍니다.

개완 (차 마니아의 필수품)

  • 개완은 제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힙한’ 도구인데요, ‘개’는 뚜껑을, ‘완’은 잔(또는 그릇)을 뜻하죠. 중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분들은 한 번쯤 보셨을 거예요. 원래는 찻잔으로 사용됐지만 지금은 주로 차를 우리는 도구로 쓰이고 있어요. 도자기나 유리로 만들어지는데, 유리 개완은 찻물 색을 확인하기 좋답니다. 찻잎 관찰도 쉽고 설거지도 간편하지만, 우리는 법을 익히는 데 약간의 시간이 필요해요. 참고로, 개완으로 차를 우리면 손이 뜨겁습니다만… 저는 뜨거워도 참습니다! 차 우릴 때 조금 있어 보이거든요.

차호 (차의 맛을 결정짓는 주전자)

  • 차호는 차를 우리는 주전자인데, 재질과 디자인에 따라 차의 맛과 향이 각각 다르게 표현돼요. 자사호, 백자 차호, 흑유 차호, 유리 차호, 분청 다관 등 종류도 다양하고, 두께에 따라 온도 유지 능력도 달라 취향대로 고를 수 있어요. 찻자리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도구이기도 하죠. 인터넷에서 저렴하게 구매할 수도 있고 한국 작가들의 공예품들도 많아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어요.

찻잔 (차의 맛을 완성하는 핵심 역할)

  • 서양과 달리 동양에서는 술잔처럼 생긴 형태의 찻잔을 사용해요. 차의 온도와 맛을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재미있게도 잔의 형태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진답니다. 작고 얇은 잔은 맛과 향을 날카롭고 정확하게, 두껍고 거친 흙으로 만든 잔은 부드럽고 연하게 맛을 전달해요. 그리고 어떤 유약을 사용했는지와 굽는 온도에 따라서도 차 맛이 다르답니다. 

공도배 (균일한 맛을 내고 싶다면 추천)

  • 공도배(숙우)는 우린 차를 모았다가 각 잔에 고르게 나누는 도구예요. 공도배를 사용하지 않으면 처음 따른 잔은 연하고 마지막 잔은 진해질 수 있어요. 공도배 덕분에 차의 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되고, 모든 사람이 동일한 맛의 차를 즐길 수 있어요.

(왼쪽부터) 다완, 습식 차판, 건식 스타일 찻자리 ⓒ세레나


다완 (역사 깊은 찻사발)

  • 다완은 넓은 형태의 찻사발로, 중국 당나라, 송나라 때 시작되어 일본에 전해졌다고 하는데요. 우리나라의 ‘보듬이’도 비슷한 형태랍니다. 주로 말차를 마실 때 사용하지만 다완에도 여러 차를 우려서 마셔보는 경험을 개인적으로 추천해요.


차판 (습식 스타일 다도를 즐긴다면)

  • 동양식 찻자리는 건식과 습식으로 나뉘어요. 차판은 습식 다도에 사용되는 도구예요. ‘효리네 민박’에서 보이차 우리는 장면을 보셨다면 익숙하실 거예요. 습식 스타일은 차판 사용해 다구에서 나온 찻물이 흘러내릴 수 있도록 하며, 전체적으로 물을 많이 사용하는데 나무차판, 돌로 만든 차판 등을 주로 사용하고 있어요.


티 매트 (건식 스타일 다도의 정석)

  • 티 매트는 건식 스타일에 사용되는데, 찻물이 테이블에 흘러넘치지 않도록 하기 때문에 깔끔하게 차를 준비할 수 있어요.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대만, 일본식의 건식 스타일이 유행하고 있답니다.


이 외에도 거름망, 찻잎용 숟가락(차칙), 찻잎 저울, 찻잔 받침(차탁) 등 다양한 도구들이 있어요.

티 크리에이터 세레나’s Pick!
🍁 풍경과 차가 있는 찻집 Top3 🍁


잘쓸레터 독자님들을 위해 제가 사랑하는 찻집 중 요즘 같은 시기에 가기 딱 좋은 세 곳을 엄선해 알려드릴게요.

ⓒ 세레나

💗 카페보안

  • 주소: 서울 종로구 효자로 33 1층
  • 가격: 차 종류 7,500원~15,000원
  • 서경복궁 영추문 앞에 자리한 은행나무 뷰 맛집. 카페, 서점, 전시 공간, 숙박 시설 등을 한 데 갖추고 있어요. 커피뿐 아니라 다양한 한국 차도 경험 할 수 있는 곳이에요.


💗 다도레 티룸

  • 주소: 서울 서대문구 증가로 13-9 3층
  • 가격: 단품 티 메뉴 12,000~15,000원, 티코스 20,000원, 계절 한정 티코스 (변동)
  • 서울 연희동에 위치한 아늑한 한국차 티하우스. 한국 전통차를 중심으로 한 티 코스를 예약하시면 계절에 맞는 차와 다과를 함께 즐길 수 있어요.


💗 라오상하이

  • 신촌점 주소: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12길 27 2층
  • 가격: 차 종류 6,000~8,000원
  • 서울 신촌과 논현동에 위치한 중국 전통 찻집. 다양한 중국차와 다기도 합리적인 가격이라 차를 처음 접하는 분들께 추천해요. 중국 다도 교육도 진행하고 다구도 판매해 중국 차 문화를 체험하기 좋은 공간이랍니다.


차 생활을 시작한 지 8년이 되어가네요. 아직도 많은 분이 차를 어렵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더 많은 분들이 차의 매력을 알게 되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오늘 이야기를 전합니다. 여러분의 일상에도 따뜻한 차 한 잔의 여유가 스며들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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