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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로 사면 덜 괴롭다고?

글, 어PD

(귓속말로) “엄마, 카드로 사, 카드로!”
“왜?”
“카드로 사면 공짜잖아!”

5살 때, 엄마를 따라 슈퍼에 갔던 제가 했던 말이에요. 돈은 계산원이 가져가지만, 카드는 다시 돌려주니까 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나 봐요.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이가 할 법한 귀여운 말이네’ 싶지만, 현금보다 카드, 쓰기 더 쉽지 않나요?

카드로 결제하면 죄책감이 덜 하잖아요

이제는 ‘카드=공짜’가 아니라는 걸 너무나도 잘 아는 어른이지만, 여전히 카드를 긁을 때는 ‘돈을 쓴다’는 감각에서 멀어지곤 해요. 어쩌다 가끔 현금을 쓰게 되면 ‘내가 지금 돈을 쓰고 있다’는 게 아주 잘 느껴지고요. 

실제로, 카드로 쓰면 현금을 쓸 때보다 뇌의 고통이 덜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 현금은 주면 없어지는데 카드는 다시 돌려받으니까요. 

‘나… 이거 대체 왜 산 거지?’

30초. 기분이 안 좋았던 어느 주말, 갑자기 달달한 게 먹고 싶어서 인터넷으로 아이스크림을 주문하는 데 걸린 시간입니다. 다음날 새벽배송으로 도착한 한 무더기의 아이스크림을 보니 오히려 허탈하더라고요.

이처럼 홧김에 소비하고 후회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우리는 왜 자꾸 기분에 따라 소비하게 되는 건지,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제2부 <소비는 감정이다>를 보면서 알아볼게요. 

소비에도 종류가 있어요

말 그대로 생존을 위한 ‘생존소비’가 있고, 일상생활을 하기 위한 ‘생활소비’가 있습니다. 이를 넘어서면 ‘과소비’, 과소비가 지나치면 ‘중독소비’가 나타나요. 

소비를 하는 원인을 4가지로 분류할 수 있어요. 

  1. 그 물건이 없어서 (Need)
  2. 그 물건이 망가져서 (Broken)
  3. 갖고 있지만 더 좋아 보여서 (Better)
  4. 그냥 (No reason)

여기서 3, 4번이 과소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어요.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소비 수준을 ‘과소비’라고 정의할까요?

‘과소비 지수’로 알 수 있어요

과소비 지수 = (월평균 수입 – 월평균 저축) ÷ 월평균 수입

만약 과소비 지수가 1이라면 재정적 파탄 상태이고, 0.7이면 과소비 상태, 0.6은 적정 소비, 0.5는 근검절약형이라고 판단합니다. 

연령대별로 20대는 0.5 이하, 30대는 0.7 이하, 40대는 0.8 이하, 50대 이상은 0.9 이하의 값이 이상적인 수준이에요.

소비가 너무 쉬워져 버린 사회

‘BNPL(Buy now Pay later·선구매 후결제)’ 기능이나 간편결제 서비스는 소비를 아주 쉽게 만들어요. 제가 30초 만에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던 것처럼요. 

실제로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람은 연간소득을 초과해 과소비할 가능성이 34% 더 높다고 해요.

‘쇼핑은 무의식이다’

쇼핑을 할 때는 합리적으로 의식적인 상태(알파)에서 하기보다, 뇌의 베타 상태에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식은 빙산의 일각 수준으로 적고, 대부분이 무의식에 의해서 결정돼요.

어렸을 때 접했던 브랜드나 광고가 특정한 상품을 선호하는 취향으로 발전해서, 성인이 된 지금도 무의식적으로 해당 브랜드를 구매할 수도 있고요. 

더 팔기 위한 뇌과학?

매장 안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매대의 위치, 혹은 인터넷에서 본 광고, SNS에서 뜬 팝업창 등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다 정교하게 짜인 마케팅 전략입니다. 우리의 소비에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위해 여러 전문가들이 붙어서 나온 결과물이에요. 

마케터는 뇌과학까지 적용해서 우리의 오감을 자극해요. 게다가 인터넷의 발달로 우리는 마케팅에 더 많이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내 취향에 맞게 광고도 ‘맞춤형’으로 띄워주니, 소비를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있는 거예요.

난 슬프다 고로 쇼핑한다

불안, 우울, 화남, 소외감, 슬픔 등 부정적인 감정이 들 때, 행복할 때 보다 쇼핑 욕구가 더 강렬해요. 부정적인 감정으로 느끼는 허전함, 상실감을 ‘사는 행위’로 채우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다큐멘터리에서는 이를 증명하는 다양한 실험을 보여주는데요. 이 실험을 보면서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해 보는 것도 재밌을 거예요. 

실험에 관련해서 연구 소장이 한 말이 있는데요, 인상 깊은 멘트를 공유해볼게요. 

“슬픔과 연결되는 가장 중요한 주제가 상실입니다. 상실감이 매우 크죠.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그 빈자리를 채우려는 욕구가 생깁니다.”
– 제니퍼 러너(Jennifer Lerner), 의사결정과학연구소 소장

내가 만약 쇼핑중독이라면

쇼핑 습관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거나, ‘쇼핑 하는 행위’가 좋아서 쇼핑을 한다면, 또는 돈 문제를 일으킬 정도로 쇼핑을 많이 한다면 쇼핑 중독일 가능성이 있어요. 

다큐멘터리에서는 중독에서 벗어나는 방법도 알려주는데요, 첫 번째 단계는 ‘나는 쇼핑중독에 무력하다는 걸 선언하는 것’입니다. 혼자 벗어나기는 어려우니 전문가와 상담하거나, 가족들에게 자신의 상태를 알리고 도움을 받아야 해요.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있나요?

어느 정도는 살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단, 내가 좋아하는 것, 내 삶의 방향성 등을 잘 알고 그에 맞게 지출한다는 전제 하에서요.

‘이 물건을 사면 내 인생이 변할 거야!’라는 생각. 한 번쯤은 하지 않으셨나요? 다큐멘터리는 말합니다. 상품보다는 경험을 위해 지출한 경우 그 만족감이 더 오래 간다고요.


어피티의 코멘트

  • 어PD: 아무래도 10년 전쯤 만들어진 다큐멘터리다 보니, 구시대적이라고 느껴질 수 있는 내용들이 조금 있어요. 그런 부분들은 감안하고 머니레터에 소개한 내용에 집중해서 다큐멘터리를 시청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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