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하라, 그 어느 때라도”

글, 조이

Photo by Green Chameleon on Unsplash

오늘의 프로일잘러, 열매

  • 닉네임: 열매
  • 하는 일: IT 스타트업 경영지원팀

열매 님의 전 직장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열매 님은 잘 마무리하고 나왔지만, 회사가 망해가는 과정에서 사람들의 부정적인 모습을 보게 됐어요. 거래처에서 결제해달라고 아우성 치는 상황에 놓이기도 했죠. 

살면서 더는 겪고 싶지 않은 경험이지만, 그 또한 배움의 기회로 삼으면 됩니다. 열매 님은 그 상황을 잘 이겨내고 재무회계 담당자라는 역할에 더 큰 애정을 갖게 되었다고 해요. 

“회계 업무와 경영지원을 담당해요”

조이: 스타트업의 경영지원팀에서는 어떤 일을 담당하나요?

열매: 자체 기장을 통해 회사의 비용과 수입을 관리하고, 자금을 집행해요. 

‘경영진에게 숫자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일을 하는 것’이 회계 업무의 중요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사총무 업무도 지원하고 있어요. 구성원들이 ‘이게 필요한데 어떻게 해야 하지?’, ‘불편한데 개선할 수 없나?’와 같은 생각을 할 때 찾게 되는 사람이에요. 

“작지만 소소한 행복을 선물하는 사람이 된 기분이랄까요?”

조이: 열매 님이 하는 일의 ‘단짠’은 무엇인가요?

열매: 서운한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느끼는 행복감이 커요. 

경영지원은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묵묵하게 누군가 더 나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업무예요. 

잘하면 티가 안 나고, 못 할 때 티가 많이 나는 일이라서 조금만 놓친 부분이 생기면 바로 볼멘소리가 나옵니다. 그럴 땐 ‘아차’ 싶다가도 서운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에요. 

하지만 작고 소소한 일이더라도 구성원들에게 활력소가 된다는 생각에 개인적으로 느끼는 행복감이 커요. 탕비실에 구비해둔 간식이 반나절이면 사라지는 걸 보고, 작지만 소소한 행복을 선물하는 사람이 된 것 같은 감정도 느끼죠.

“스타트업 씬에 들어오길 잘했어요”

조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가장 잘한 결정’은 무엇인가요? 

열매: 스타트업 씬에 들어온 게 가장 잘한 결정이에요!

경영지원 업무를 처음 배운 곳은 중소기업이었어요. 일은 정말 많이 배웠지만, 조직 문화가 저와 맞지 않았어요. 저는 무언가를 개선하고 발전시키는 것을 좋아하는데, 비효율적인 일만 주어지기도 하고 의견을 내는 것도 쉽지 않았거든요. 

지금 다니는 회사에 입사할 때, 스타트업 경험이 없으면 진입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그래도 도전했습니다. 제 삶의 방식을 바꾸고 싶었거든요. 

스타트업 씬에 들어와 멋진 동료들과 함께 일하는 제 모습을 보면, ‘그때 용기를 내지 않았더라면 어쩔 뻔했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상황에서도 웃을 수 있는 건 너뿐일 거야”

조이: ‘일하는 나’를 위해 되새기는 좌우명이 있나요?

열매: “만나는 사람마다 네가 모르는 전투를 치르고 있다. 친절하라, 그 어느 때라도”. 이 문장을 떠올리곤 해요. 

이전 직장에 다닐 때, 상황이 안 좋아서 당장의 매출로 하루하루를 버티던 시기가 있었어요. 급여도 밀리고, 공과금도 밀려서 많은 분들이 제게 ‘언제 돈을 줄 수 있냐’고 연락을 해왔습니다. 

그때 한 동료가 그러더군요. 이런 상황에서도 웃으면서 돈을 만지는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저뿐일 거라고요.

사실 그 상황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른 이에게 친절을 건네는 것뿐이었어요. 자금이 없는 회사에서, 그것도 돈을 관리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제가 누군가의 하루를 망칠 권리는 없으니까요. 

각자가 치르는 전투를 대신 해주지 못할지라도, 도움이 필요할 때 늘 편하게 저를 찾을 수 있도록 친절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더 나은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살고 싶어요”

조이: 열매 님은 왜 일을 하시나요? 일이라는 게 열매 님에게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요. 

열매: 더 나은 무언가를 성취하는 수단이에요. 

그냥 살 수도 있지만, 유한한 삶 속에서 더 좋은 세상을 만들고 즐겁게 살다 세상 여행을 마치고 싶어요. 

일을 하는 것은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무언가를 개선하는 일을 함께하는 것’이잖아요. 제가 구성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가 더 나은 회사생활을 만들어 내고, 그들이 세상을 위해 더 나은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하면 설렙니다. 

요즘에는 더 큰 뜻을 품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해요. 아직은 부족한 것 투성이지만, 회사의 대표가 성장을 이끌 수 있도록 돕는 최고재무책임자를 목표로 하고 있어요. 

조이가 전하는
열매의 ‘한 끗 차이’

① 잘 할 수 있는 일과 환경을 찾아 도전

주니어 중에서는 경영지원 업무를 하다가 재무회계 담당자로 전문성을 키워간 이들이 많아요. 작은 기업에서는 업무별로 담당자를 두기보다는 경영지원 부서에서 다른 업무를 함께 담당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열매 님은 비영리 단체에서 일하면서 지원금 정산 업무를 담당했고, 이 경력을 바탕으로 중소기업의 경영지원 부서로 이동했어요. 그렇게 쌓은 회계업무에 대한 경력을 바탕으로 현재 재직 중인 스타트업으로 이직했고요. 

직무에서 요구하는 경험을 쌓은 다음, 더 좋은 업무환경을 누릴 수 있는 스타트업으로 이직한 열매 님을 참고해 원하는 직무와 환경을 찾아가 보세요.

② 나 보다 남의 감정과 입장을 먼저 배려하는 동료

열매 님의 좌우명을 접하는 순간 ‘마음이 찌릿’했어요. 저 역시도 늘 ‘Be kind’를 스스로 되새기며 일하거든요. 

“만나는 사람마다 네가 모르는 전투를 치르고 있다. 친절하라, 그 어느 때라도”

열매 님이 업무 중에 평정심을 지키기 위해 외우는 이 주문. 여러분도 짜증이 올라올 때마다 열매 님의 주문을 외워보세요.  

③ 조금씩 더 큰 꿈을 향해 앞으로 전진 

작은 기업은 회계 사무실에 기장을 맡기곤 합니다. 하지만 열매 님은 대표님께 ‘본인이 직접 하고 싶다’고 제안했어요. 직접 기장을 해야 기업 운영에 필요한 숫자를 빠짐없이 관리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요. 

번거로운 일도 마다하지 않고 맡아 직무 전문성을 쌓고 보니, 이제는 재무 리더로서의 역량을 쌓고 싶어졌습니다. 지금은 대학원 진학 등 전문성을 기르는 방법을 본격적으로 찾아보고 있다고 하네요. 

‘오늘의 나’에 머물지 않고 내일을 준비하는 열매 님이 더 높은 직급으로 승진해 일하는 모습이 선명하게 그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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