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결혼식 축가를 위해 50시간과 50만 원 들여 준비했어요👰💍🤵


📌 필진 소개: 다른 건 모르겠고요, 노래하며 놀고 싶은 ‘베짱이’입니다. 늘 방구석에서만 노래했는데 지금은 여행하며 노래하는, 때로는 친구의 축가를 부르며 노래로 마음을 전하는 베짱이의 삶을 살고 있더라고요. 2026년에는 더 많이 놀고 노래하는 베짱이 생활을 꿈꾸고 있어요!

잘쓸레터 구독자 여러분은 몇 번의 결혼식에 참석해 보셨나요? 요즘은 주례를 생략하거나 신랑 신부가 동시 입장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예식을 진행하지만, 축가는 결혼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감초 같은 순서예요. 어떤 축가는 눈물 나게 감동적이고, 어떤 축가는 웃음을 주기도 하죠.

예식장에서 축가를 부르는 모습 ©베짱이

오늘은 저, 베짱이가 직접 축가를 준비하면서 들였던 시간과 비용, 고민을 솔직하게 나눠보려고 해요. 혹시 누군가에게 축가를 부탁받은 독자님, 또는 누군가에게 축가를 부탁하고 싶은 예비 신랑 신부님이 계시다면 현실적인 준비 과정을 엿볼 좋은 기회가 될지도 몰라요.


실제로 저는 두 번의 축가를 준비하면서 총 약 50시간의 연습과 약 50만 원의 비용을 들였어요. 물론, 그 모든 시간과 비용은 하나도 아깝지 않았습니다!


보컬 레슨부터 의상 구매, 코인노래방까지!
은근히 바쁘고 신경 쓸 것 많은 축가 준비 A to Z

첫 번째 축가는 친구가 결혼식을 1년 9개월 앞두고 부탁하면서 시작됐어요. 노래 부르는 건 좋아했지만, 그런 중요하고 큰 무대에 내가 서도 되는 걸까 하는 걱정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죠. 그래서 저는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전문가의 손길을 빌리기로 했습니다.


예전부터 받아보고 싶었던 노래 레슨이 떠올랐고, 당근마켓에서 집 근처 개인 레슨 선생님을 찾았어요. 첫 레슨은 체험으로 무료였고, 이후 5회를 진행했어요. 레슨비는 회당 4만 원, 총 20만 원이었습니다.

보컬 레슨에서 선생님이 짚어준 노래 포인트, 직접 녹음한 화음이 들어간 mr ©베짱이

보컬 레슨보다 진짜 오래 걸린 건 선곡이었어요. 친구는 아무 노래나 괜찮다고 했지만, 저는 첫 축가라는 부담감에 ‘모두가 아는 노래’여야 한다는 기준을 세우게 됐고, 그렇게 고른 곡이 <아로하>였어요. 그냥 부르기엔 조금 밋밋할 것 같아서 다비치 버전의 화음만 따로 녹음해 MR에 얹어 사용했어요. 다행히 레슨 선생님 덕분에 녹음실, 엔지니어 섭외까지 추가 비용 없이 해결할 수 있었죠. 이 과정 동안 친구를 만나면 곧장 코인노래방으로 직행했고, 가족들에게도 들려주며 진짜 괜찮은지 계속 물었던 것 같아요. 끝없는 검증의 시간이었죠.


새 옷에 파마까지 새로 하고 결혼식 당일을 맞았어요. 정말 너무 떨려서 친구 얼굴은 단 한 번도 못 보고, 계속 부케만 보면서 노래했어요. 가사도 한 번 틀렸고요. 그 실수 때문에 저는 아직도 당시 영상을 끝까지 재생해본 적이 없어요. 물론 틀린 부분에서 아예 노래를 멈춘 건 아니고, 즉석에서 되는 대로 가사를 채워 넣었는데, 친구는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했어요. 그래도 그 순간을 생각하면 아직도 너무 아찔해요.


다행히 노래가 끝난 뒤 간신히 “OO아, 결혼 축하해!” 하고 멘트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시선은 부케에 고정… 신랑 신부와의 거리가 정말 가까웠고, 예상치 못하게 거의 주례석에서 노래를 부르게 되었거든요)


결과적으로, 그래도 내가 축가를 불렀다! 하는 뿌듯함이 남았어요. 이 경험 덕분에 다음 축가 예약도 잡혔고요. 1년 넘게 축가를 준비하면서 결혼하는 친구를 진심으로 축하하는 마음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첫 번째 축가 준비로 들었던 돈

👉 총비용 약: 420,000원 (+보이지 않는 잡비)


⌚ 들었던 시간

  • 노래 고르기: 2~3주
  • 레슨 기간: 5주 (총소요 시간 10시간가량)
  • 코인노래방 실전연습 + 가족/친구의 피드백 듣는 시간 : 약 10시간+
  • 리허설+당일 준비 시간: 4~5시간
    👉 총소요 시간 체감: 선곡 소요 시간 제외 약 25시간

축가를 부르는 모습 ©베짱이

두 번째 축가는 선곡에 긴 시간이 걸렸어요. 거의 확정됐다가, 조금 더 대중적인 노래였으면 좋겠다는 친구의 조심스러운 요청에 한 번 바꾸었고, 마지막에 한 번 더 변경하며 예식을 한 달 반 정도 남겨두고 곡을 확정할 수 있었어요.


이번에는 레슨을 따로 받지 않았고, 최대한 제 힘 안에서 해보고 싶었어요. 그동안 축가는 아니어도 여러 자리에서 노래를 불러오며 쌓은 경험도 있었고, 무엇보다 원래 좋아하던 노래라 첫 번째 때만큼의 부담은 느끼지 않았던 것 같아요.

코인노래방에서 축가를 연습하는 모습과 직접 찍은 릴스 ©베짱이

듬성듬성 연습하던 중, 식 2주 전부터 갑자기 실감이 나면서 본격적으로 연습을 시작했어요. 그 주부터는 매일 연습하는 모습을 릴스로 찍어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했죠. 레슨처럼 정해진 연습 시간이 없다 보니, 스스로와의 약속을 만들어 연습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이번에는 비용 부담 때문에 머리에도, 옷에도 돈을 쓰지 않았어요. 외적인 것보다 진심이 더 중요하다는 가치관의 변화(?)도 있었고요. 이것저것 하느라 바쁘다 보니 허겁지겁 택시를 타고 식장에 도착했는데, 리허설 시간이 겨우 10초 정도밖에 주어지지 않았어요. 목을 풀 시간도 없이 마이크 볼륨만 간신히 체크했죠. 결국 결혼식이 시작되기 전, 혼자 밖으로 나가 주차장 구석에서 노래를 부르며 목을 풀었답니다.


두 번째 축가 결과, 이번에는 첫 번째 때보다 조금 여유가 생겨 신랑 신부 얼굴을 보며 노래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노래를 부르다 보니 친구의 눈이 금방 촉촉해지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울 것 같아 급히 시선을 돌렸고요. 그래도 계속 친구와 신랑 쪽을 바라보며 노래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신랑이 가사를 따라 부르는 걸 봤는데, 그 순간에는 정말 ‘지금 내가 노래로 사랑을 전달하고, 이 순간을 축하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노래가 끝난 뒤에는 긴장한 나머지 인사도 못 하고, “결혼 축하해!”라는 말조차 하지 못한 채 내려왔어요. 가장 큰 아쉬움 포인트였죠. 노래의 퀄리티도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진심으로 축하하는 마음을 담았다는 게 더 중요했기 때문에, 오히려 축하 멘트를 못 했다는 점이 더 아쉽게 남았던 것 같아요.


💰 두 번째 축가 준비로 들었던 돈

👉 총비용 약: 60,000원


⌚ 들었던 시간

  • 노래 고르기: 2주
  • 릴스 올리며 연습: 1주
  • 여기저기서 연습(집, 코인노래방 등등): 20시간
  • 리허설: 10초
    👉 총소요 시간 체감: 약 20시간
친구에게 받은 넉넉한 사례 봉투 ©베짱이
돌이켜보면 두 번의 축가는 모두 제 보릿고개 시즌에 찾아왔어요. 친한 만큼 축의도 넉넉히 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하니 미안함이 더 컸죠. 그런데 두 친구 모두 결혼식 후에 하객분들이 해주셨던 칭찬들을 전해주면서, 축가에 대해 너무 고맙다고 가득 표현해 주었어요. 축가로 마음을 전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했는데, 친구들은 거기에 더해 사례금까지 챙겨주었어요. 시간이 더 흘러서 생각해보니, 그 축가는 저에게도 참 큰 선물이었더라고요.

🕊️ 결혼식을 준비하는 신랑 신부가 궁금할 수 있는 것들
 Q. “축가.. 누구에게 부탁해야 할까요?”
 A. 이미 축가를 떠올렸을 때 생각 나는 친구나 가족이 있는 분은 행운아입니다. 결혼을 해보지는 못했지만(?), 도저히 부탁할 만한 사람이 없어 골머리를 앓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어요. 혹시 축가를 불러본 경험이 있는 지인을 알고 있다면, 너무 큰 부탁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한번 물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어차피 참석할 결혼식이라면, 노래로 축하할 수 있다는 것도 축복이지 않을까요? 안 되면 또 다른 축가자를 구하면 되니까요! 저의 경우, 제가 먼저 축가자가 되고 싶던 경우도 있었는데, 부탁 받지도 않은 입장에서 먼저 하겠다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속으로 아쉬움을 감춘 채 넘어간 일도 있었답니다.

 Q. “축가 곡은 우리가 고르는 게 맞나요?”
 A. 큰 방향(예: 원하는 분위기)만 주고 축가자에게 선택은 맡기거나 신청곡을 전달하거나 둘 다 괜찮아요. 만약 두 사람에게 의미 있는 노래가 있다면 그 노래를 불러줄 축가자를 찾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Q. “축가는 언제 부탁해야 할까요?”
 A. 최소 2~6개월 전. 특히 친한 사이일수록 더 일찍 부탁하면 서로 편할 것 같아요. 경험이 많은 경우라면 괜찮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축가 한 곡을 준비하는 데도 시간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한 달 전에 급하게 요청하면 어려울 수 있어요.

 Q. “사례는 어느 정도 해야 할까요?”
 A. 주변에 알아본 결과… 10~30만 원이 평균인 것 같아요. 전문 가수를 섭외하는 경우 수십에서 수백만 원이 드는 걸로 알고 있어요. 당연히 금액의 절대 기준보다는 상황과 마음이 더 중요하겠죠!

🎤 축가를 준비하는 사람이 궁금할 만한 것들
 Q. “축가곡은 무얼 골라야 할까요? – 유명한 노래? 밝은 노래?”
 A. 하객들이 다 아는 노래라고 성공하는 게 아니고, 축가자에게 자연스럽게 맞는 노래, 혹은 신랑 신부에게 의미 있는 노래가 더 진심으로 와닿을 수 있어요. 축가는 기교보다 감정이 중요하고 무엇보다 당사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행사이니 당사자들이 이야기를 나누어 결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Q. “레슨은 필수일까요?”
 A. 물론 필수는 아니에요. 하지만 너무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거나 무엇을 어디부터 준비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할 때는 전문가의 손길을 빌리는 것이 심적/물적 부담을 훨씬 덜어주는 방향이 될 수 있어요. 음정, 호흡, 발성 같은 요소뿐만 아니라 스스로 준비를 잘했으니 걱정하지 말자고 위안할 수 있어요! 제 경우에는 첫 축가 때 레슨을 받았고, 덕분에 MR을 구하는 과정, 키를 조절하고 화음이 녹음된 MR을 제작하는 과정이 한결 수월했어요. 연습시간도 보장되었기 때문에, 떨리는 마음을 잠재우고 차근히 준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얼마나 연습해야 할까요?”
 A. 길면 길수록 좋을 것 같아요. 꼭 직접 불러보는 게 아니더라도 틈틈이 원곡을 들어보고 가사를 익히는 과정이 있으면 좋아요. 결국 투자한 시간만큼 실전에 대한 부담을 적게 만들 수 있어요. 노출 횟수가 곧 안정감이랄까요.

 Q. “MR은 어디서 구하나요?”
 A. 유료 MR 사이트, 유튜브 구매형 MR, 반주자/엔지니어 의뢰 등이 있어요. 두 번째 축가 때 레슨 없이 직접 MR을 구하려고 하니 생각보다 비쌌어요. 무대에서 트는 것이기 때문에 좋은 음질의 키가 조절된 음원을 구하려고 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 꼭 구매 전에 맞는 키를 확인해보고 구매하세요! 웹(크롬 확장 프로그램도 있어요) 또는 앱으로 음원 키 조절을 미리 해서 완곡으로 노래를 불러보고 가장 맞는 것 같은 키의 MR을 구매해야 해요. 
무대에 대한 부담감이 큰 편이라면, 실전에서는 연습보다 고음이 잘 올라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조금 보수적으로 골라도 좋아요. 연습 때 무리해서 고음도 가능했다, 하는 것보다는 모든 부분을 안정적으로 부를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드는 정도의 키를 선택해서 구매하세요. 물론 노래방에서도 키 조절을 해볼 수 있겠죠.

 Q. “멘트는 꼭 따로 준비해야 할까요?”
 A. 꼭 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준비해서 나쁠 건 없는 것 같아요. 짧고 가볍게 친구의 이름을 부르며 결혼을 축하한다고 한마디하는 걸로도 충분해요! 저는 첫 번째 축가 때는 떨면서도 했는데, 두 번째 때는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기도 했고, 노래 연습에 치중해서 멘트를 해야 한다는 생각 자체를 못하고 무대에 올라갔어요. 축하한다는 한마디라도 할 걸 후회가 조금 남더라고요.

🎁 보너스, 베짱이가 나중에 결혼식에 쓰고 싶은 축가 추천곡 🔏 (쉿!)
축가로 유명한 노래들, 이미 유튜브에 축가 추천곡으로 검색해서 나오는 곡들은 다들 너무 아실 것 같아서 저는 모두가 아는 노래보다는 가사의 의미가 좋은 노래들을 가져왔어요. 제가 결혼할 때도 축가로 쓰고 싶다고 생각한 노래들도 있고요. 잘쓸레터 구독자분들께만 이번 단 한 번! 공개합니다.

✨여자
  • 백예린 – 그럴 때마다
  • 가을방학 – 이름이 맘에 든다는 이유만으로 / 설탕옷 / 그대로, 그대로
  • 스탠딩에그 – 사랑한대

✨남자
  • 윤현상 – 나 평생 그대 곁을 지킬게
  • 규현 – 그리고 우리
  • 성시경 – 영원히

✨듀엣
  • 박새별 × 이한철 – 바야흐로 사랑의 계절
  • 이지형 × 권진아 – Du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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