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자를 위한 백보킹부터 섬패킹까지! 200만 원짜리 숙소를 업고(?) 제주도 노숙하기


📌 필진 소개: 도시에서 사는 캠핑 덕후 쿼카예요. 귀찮고 힘든 건 질색이지만 호기심 하나로 캠핑 세계에 입문해서 지금은 오토캠핑부터 백패킹, 장박까지 다 즐기는 풀옵션 캠퍼가 되었답니다.

안녕하세요, 캠퍼 쿼카입니다. 저는 원래 ‘오토캠핑파’였어요. 차에 짐을 가득 싣고, 예쁜 조명과 식기를 꺼내 테이블을 꾸미고,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을 해 먹으며 술을 곁들이는 게 캠핑의 전부인 줄로만 알았죠. 한적한 곳에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주말을 보내는 것만큼 행복한 일이 또 없더라고요.
 
그런데 어느 날, 함께 캠핑하러 다니던 친한 언니가 임신하면서 제 주말 행복이 통째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어요. 저는 원래 혼자 하는 ‘솔캠’보다 친구들과 함께하는 캠핑을 즐겼거든요. 새로운 캠핑메이트를 찾아 들어간 캠핑 소모임에서, 운명처럼 지금의 애인을 만났답니다.

백패킹을 하며 나란히 설치한 텐트 ⓒ 쿼카


그런데 어느 날, 애인이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마음 가는 날, 미리 챙겨둔 배낭 하나 메고 훌쩍 떠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백패킹을 하고 싶다는 뜻이었죠. 그 이야기를 들은 다음 날 유독 날씨가 너무 좋아서였을까요? 출근길에 한강을 지나는데, 저도 모르게 나만의 백패킹 가방을 싸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감성템, 각종 조리기구, 먹거리까지 바리바리 챙겨 차에 싣고 떠나는 게 캠핑인 줄로만 알고 있었기에, 그동안 백패킹은 저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렇게 생각했던 제가, 이제는 백패킹을 더 자주 즐기게 되었답니다. 


더위가 한풀 꺾이고 이제 슬슬 백패킹의 계절이 오고 있어요. 그런데 혹시 백패킹에 대해 막연히 배낭을 메고 야영하러 떠나는 여행이라고만 알고 계시지는 않나요? 가볍게 걸어서 즐기는 ‘백보킹’부터 섬을 통째로 누비는 ‘섬패킹’까지, 백패킹의 세계는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답니다. 오늘은 백패킹 생초짜였던 제가 어떻게 이 세계에 빠져들었는지, 그리고 각 스타일의 매력이 무엇인지 전부 알려드릴게요.


잘 싼 백패킹 가방 하나,

오성급 호텔 안 부럽다!

저도 처음부터 본격적으로 백패킹에 뛰어든 건 아니었어요. 그럴만한 용기도, 준비도 부족했거든요. 그래서 저는 ‘백보킹’, 일명 짭패킹부터 시작했어요. 차로 이동해서 주차하고, 주차장에서 백 보 정도 걷고 텐트를 치는 수준의 백패킹을 이렇게 부르더라고요. 진짜 백패킹을 하기 전에 장비도 테스트해 보고, 텐트 설치도 연습해 볼 수 있어서 저처럼 초보들이 체험판으로 도전해 보기 좋아요.

‘백보킹’에 도전했을 당시의 모습 ⓒ 쿼카


보통 국립공원 내 야영장이나 일반 캠핑장에서 주차장 근처에 백패킹 장소를 따로 운영하는 곳들이 있는데, 이런 곳들이 백보킹을 하기 좋아요. 텐트 설치가 안 되거나, 밤에 너무 추우면 그냥 차에서 잘 수도 있고요. 준비물이 부족하다 싶으면 근처 마트에서 사올 수도 있어서 좋더라고요. 


첫 백보킹을 하고 나서 든 생각은 할 만하다는 거였어요. 가장 좋았던 건 짐이 하나로 끝난다는 점이었어요. 오토캠핑을 할 땐 차에서 장비를 다 꺼내서 세팅하고 나중에 또 다시 차곡차곡 정리해서 넣느라 꽤 많은 시간이 들었는데요. 백패킹은 그냥 가방 하나만 다시 싸면 끝이라 충격적으로 편하더라고요. 그게 저를 백패킹의 세계로 이끌었던 것 같아요. 그 후로 몇 번의 백보킹을 거치고, 작년에 드디어 큰 결심을 했습니다. 바로 제주도 섬백패킹이었죠.


그동안 제주도에 갈 땐 늘 렌트카를 빌려서 짐 걱정 없이 다녔는데, 이번에는 진짜 가방 하나 메고 버스와 두 다리를 이용해 섬을 걷기로 한 거예요. 생각만 해도 두근거렸어요. 그래서 저만의 백패킹용 가방을 신중하게 꾸렸답니다. 제주도 섬백패킹은 제게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보여준 것 같아요. 

제주도 ‘섬패킹’의 현장 ⓒ 쿼카

백패킹은 어찌 보면 노숙이잖아요. 그 매력을 모르면 사서 고생하는 걸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일단 한번 그 재미를 알면 새로운 세상이 열려요. 배낭을 메고 하루종일 걸어 숙박지를 찾고, 아름다운 제주도의 자연 속에서 맨몸으로 잠드는 하루하루가 낭만 그 자체였답니다. 사실, 저는 백패킹을 하면서 지금의 애인과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무거운 짐을 나눠 드는 것부터 좁은 공간에서 서로의 짐을 정리하며 잠자리를 준비하고, 넉넉하지 않은 재료로 식사를 만들어 나눠 먹는 일들이 살림살이를 꾸려나가는 과정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저희는 서로를 배려하는 여러 번의 백패킹을 함께 하면서 결혼을 결심하게 됐고, 내년 3월 결혼을 앞두고 있답니다. 이렇게 제 삶을 바꿔버린 취미, 백패킹! 지금부터 제가 실제로 사용한 장비와 구성을 소개해 볼게요.

순서대로 그라나이트 배낭, 힙노스 침낭, 써머레스트 매트, 출처: 각 제품 판매처


✅ 배낭: Granite Gear Crown 3 (25만 원)

  • 백패킹의 핵심은 배낭이죠. 이 제품은 1.1kg으로 엄청 가볍고, 롤탑이라서 수납량 조절도 자유로워요. 가볍게 한 번 들어보시고, 나중에 등판을 추가하면 조금 더 무거운 패킹도 가능해요. 처음 매장에서 메봤을 때 등에 아무것도 안 멘 것처럼 정말 가볍더라고요.


✅ 텐트: 어썸홀리데이 Radiance UL (50만 원)

  • 이 텐트는 기능을 따졌다기보다는 보자마자 디자인이 예뻐서 사고 싶었어요. 그런데 마침 새로 나온 UL 버전(경량 버전)이 프리오더로 뜨면서 좋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었죠. 자립형, 양문형 구조라 설치가 간단하고, 1.5kg 내외로 2인용 기준 가벼운 편이라 대만족한 아이템이랍니다.


✅ 침낭: 힙노스 500 (어썸홀리데이) (29만 원)

  • 침낭은 가성비를 가장 고려했어요. ‘힙노스 500’은 봄, 여름, 가을 3계절 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3계절용인데, 어지간한 추위는 막아주고 부피도 작아서 패킹할 때 정말 유리했어요. 저처럼 입문자이면서 추위가 걱정되는 분들께 딱이에요.


✅ 매트: 써머레스트 Z-lite Sol + 니모 자충매트 (8만 원 + 17만 원)

  • 잠자리에 예민한 저는 두 개를 같이 써요. 발포매트는 써머레스트의 Z-lite Sol인데, 단열력도 좋고 접는 방식이라 관리도 쉬워요. 그 위에 니모 자충매트를 깔면 푹신함이 확 살아납니다. 처음엔 매트를 두 개나 써야 하나 고민했는데, 실제로 써보니 잘 자고 나면 아침 컨디션이 완전히 달라져서 이제는 이 조합 없이는 못 자겠더라고요. 집에서 자는 것처럼 푹 잘 수 있었어요.


✅ 화기: 트란지아 스톰쿡셋25 (15만원)

  • 이건 백패킹 하기 전에 꼭 챙기셔야 하는 대박 아이템이에요. 냄비, 프라이팬, 화구, 바람막이까지 한 세트로 다 들어있거든요. 심지어 패킹이 하나로 딱 돼서 공간도 적게 차지하죠. 특히 바람 많은 제주도에서도 끄떡없을 정도로 안정감 있는 구조예요. 혼자든 둘이든 백패킹용 조리도구로는 진짜 최고였어요. 라면 끓여 먹을 때 얼마나 든든했는지 몰라요.


✅ 식기: AMG 티타늄 시리즈 (품목별 상이함)

백패킹 식기는 무조건 티타늄을 추천해요. 가볍고 녹슬 염려도 없고, 오래 쓸 수 있거든요. 저는 AMG라는 브랜드 제품을 종로5가 아웃도어 거리에서 할인가로 구입했어요.


🎒 기타 필수템들

  • 디팩(Packing Cube): 디팩은 꼭 필요한 아이템이죠. 짐 정리도 도와주고 가방에 ‘각’을 잡아주고, 어떤 제품은 보냉 기능도 있어요. 저는 미스테리월 브랜드 제품을 사용 중인데 디팩은 꼭 가방 크기에 맞춰서 고르셔야 해요.
  • 바람막이 + 가방 레인커버: 비바람이 예고 없이 찾아오는 제주도라면 이 두 가지 조합은 필수예요! 


장비를 모두 갖추고 나니 200만 원 남짓이더라고요. 저도 처음에 백패킹에 입문하고 나서는 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서 놀랐는데요. 지금은 최고의 투자였다고 생각합니다. 백패킹 장비로 오토캠핑은 가능하지만, 무수히 많은 오토캠핑 장비로 백패킹을 떠나는 건 어렵다는 사실! 이제는 백패킹 장비 하나로 두 가지 캠핑을 모두 즐길 수 있게 됐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짐이 가볍고, 치울 게 없고, 들 수 있는 만큼만 들고 가는 단순함의 미덕을 배우게 되었다는 점이 좋아요. 마음에 드는 곳에서 언제든 멈추고 쉴 수 있는 자유를 느낀 이후로, 지금은 틈만 나면 배낭 하나 메고 바로 백패킹을 떠나게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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