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공식품, “주 1회 이상 먹어요” 86%

글, 어피티

어피티가 442명의 대한민국 MZ세대(1980년대생~2000년대생)에게 물었습니다.


“평소에 초가공식품을 얼마나 먹나요?”

※ 2024년 11월 29일부터 12월 5일까지 어피티 머니레터 구독자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442명 참여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는 “우리가 먹는 것이 곧 우리 자신이 된다”고 말했어요. 음식은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한다는 건데요. 최근 초가공식품의 위험성이 다시 한번 화제가 되면서, 자신의 식탁을 돌아보기 시작한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특히 건강한 삶에 관심이 많은 MZ세대 사이에서는 ‘저속노화’ 트렌드를 따르며 초가공식품 섭취를 줄이려는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죠. 


하지만 바쁜 일상에서 끼니를 간단히 해결하고 싶을 때, 초가공식품만큼 손이 가는 것도 없어요. 건강에 대한 고민은 잠시 접어두고, 방부제와 감미료가 첨가된 초가공식품을 선택할 때도 있는데요. MZ세대의 초가공식품 소비 방식과 그에 대한 생각을 설문조사를 통해 알아봤어요. 


간편하게 조리해서 먹을 수 있어 선호해요


MZ세대의 61.1%는 초가공식품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매우 잘 알고 있다’는 응답자는 10.6%에 그쳤어요. ‘어느 정도 알고 있다’ 50.5%, ‘들어본 적은 있으나 잘 모른다’ 27.1%, ‘전혀 들어본 적 없다’ 11.8%를 모두 고려하면, 초가공식품의 정확한 개념에 대한 이해도는 낮은 편으로 보여요. 


가공식품은 요구르트나 빵처럼 기본적인 가공 단계만 거친 식품이고, 초가공식품은 많은 양의 인공첨가물이 들어가 여러 공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식품이에요. 냉동식품, 패스트푸드, 가공음료 등 일상에서 익숙하게 볼 수 있지만, 너무 자연스럽게 존재하기에 초가공식품의 정의나 문제점을 의식할 기회는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렇다면 MZ세대는 초가공식품을 얼마나 자주 섭취하고 있을까요? ‘매일 섭취한다’는 응답은 9.7%, ‘주 3~4회’는 40.1%, ‘주 1~2회’는 36.2%로 나타났어요. 주로 ‘마트나 슈퍼마켓’(38.0%), ‘온라인 쇼핑몰’(32.6%), ‘편의점’(28.0%)에서 어렵지 않게 초가공식품을 구하고 있었고요. 알게 모르게 초가공식품이 일상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초가공식품을 찾는 이유로는 ‘조리하기 편리해서’(367명)가 압도적이었어요. ‘시간이 부족해서’(204명), ‘경제적 부담이 적어서’(158명), ‘맛이 좋아서’(155명)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죠.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58명), ‘특별한 이유 없다’(16명)라는 답변도 있었어요. 가장 자주 찾는 초가공식품으로도 조리하기 편리한 ‘즉석조리식품’(28.8%)이 1위를 차지했어요. 그 뒤로는 ‘과자류’(21.7%), ‘냉동식품’(18.3%), ‘패스트푸드’(17.9%), ‘가공음료’(10.4%) 순이었죠. 


이와 관련하여 1인 가구의 현실을 언급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M세대 왕눈이 님과 Jin 님은 “초가공식품이 건강에 해롭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어요. 하지만 1인 가구가 혼자 먹을 재료를 구매하기엔 양이 많고 가격이 비싸요. 퇴근 후 직접 장 봐서 요리하고 설거지하는 수고를 생각하면 초가공식품에 의지할 수밖에 없어요.”라고 말했어요. 


Z세대 Rang 님도 “초가공식품에 자꾸 손이 가는 건 5분이면 끝나는 조리 시간 때문이에요. 전자레인지에 돌리기만 하면 되니까 노력과 시간이 거의 들지 않죠. 레시피를 찾아보거나 어떤 요리를 할지 고민할 필요도 없고요.”라고 말하며, 초가공식품의 편리성을 소비의 이유로 설명했어요. 


한편으로는 ‘가속노화’를 걱정해요


하지만 건강에 대한 걱정도 적지 않아요. 초가공식품 섭취로 인한 ‘고혈압, 당뇨 등 성인병 위험’을 우려하는 응답자가 45.7%로 가장 많았고, ‘체중 증가와 비만’을 걱정하는 응답자도 33.9%나 됐어요. ‘가공식품 의존도의 증가’(11.8%)를 걱정하거나 ‘정신건강에 대한 부정적 영향’(2.0%)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죠.

그렇지만 건강 문제를 걱정하는 것과는 다르게 식품 구매 시 성분표를 확인하는 비율은 낮았어요. 모순되게도 성분표를 ‘거의 확인하지 않는다’(36.0%)거나 ‘전혀 확인하지 않는다’(27.8%)는 응답이 대다수였거든요. 식품첨가물 등 성분표를 ‘자주 확인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12.7%, ‘가끔 확인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23.5%였어요.

또한, 자신의 식습관이 ‘가속노화’ 식단에 가깝다고 답한 사람도 60% 이상이었어요. 가속노화 식단에서 저속노화 식단으로 전환한 M세대 된장찌개 님은 “그동안 피자나 냉동식품을 많이 먹었는데요. 최근에는 저속노화밥을 미리 지어서 냉동실에 한 끼 분량씩 얼려두고 있어요. 급할 때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장아찌나 계란후라이만 더하면 건강한 한 끼가 완성되죠. 간편하면서도 몸이 훨씬 가뿐해진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바쁜 일상에서도 건강한 식단을 습관화하고자 했던 경험을 공유했어요. 


건강에 해로운 초가공식품, 그러나 초가공식품이 없는 삶이 과연 가능할까요? 초가공식품 없이 사는 것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어렵지만 가능할 것 같다’는 응답이 42.1%였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답변도 36.0%나 됐어요. 초가공식품을 줄이고 싶다는 의지가 엿보이면서도, 건강한 식단을 실천하기 위한 환경과 대체재가 충분하지 않아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거예요. 


건강한 식단을 위한 환경이 필요해요


초가공식품은 개인의 건강을 해치는 것 이상으로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어요. MZ세대는 초가공식품이 사회에 미치는 가장 큰 영향으로 ‘만성질환 증가’(47.5%)를 꼽았어요. ‘건강 불평등 심화’(22.4%)가 그 뒤를 이었고요. 특별한 영향이 없다고 대답한 사람은 2%에 불과했어요.


특히 건강 불평등 문제에 관해서는 신선 식품이 사치재가 되는 상황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M세대 밀크티 님은 “가공하지 않은 신선식품을 구매하고 요리하는 것이 어려워지는 사회가 되면 안 돼요. 미국만 봐도 10달러로 햄버거를 사는 것보다 신선한 채소를 사는 것이 더 어렵다고 하잖아요. 이런 불평등이 건강 격차로 이어지는 거예요.”라고 말했어요. 지갑 사정에 따라 식품을 선택할 기회가 달라진다면 영양 섭취의 불균형은 점차 심화될 테고, 만성질환을 겪는 사람들은 계속 증가할 거예요. 이는 곧 의료 비용의 증가로 이어져 또 하나의 사회적 부담으로 자리 잡겠죠. 

초가공식품을 우리의 식탁에서 줄여 나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건강한 식생활을 위한 시간과 환경 확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38.5%로 가장 많았어요. 다음으로는 ‘건강한 식품에 대한 접근성 개선’(26.5%), ‘유해 식품 규제 강화’(14.0%), 개인의 의지와 실천(12.4%), ‘식품 영양 교육 강화’(6.3%) 순으로 나타났죠. 


M세대 HY 님은 “저는 9 to 6로 일하는데, 통근 시간만 왕복 3시간이에요. 자취방은 요리하기에 턱없이 좁고요. 대부분의 직장인이 저와 비슷할 거예요. 이런 상황에서 개인의 노력만으로 건강한 식생활을 영위하는 건 어려워요. 시간적 여유와 요리하기 좋은 환경이 꼭 필요하죠.”라고 말했어요. 많은 사람이 HY 님과 비슷하게 긴 노동 시간, 좁은 거주 공간, 비싼 물가 등 살기 퍽퍽한 현실에 불만을 토로했어요. 하지만 이런 근본적인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에 관한 명확한 해답은 찾지 못한 것 같아요. 


큰 비중을 차지한 응답은 아니지만, 식품 영양 교육을 꾸준히 이어 나가야 한다는 의견도 주목할 만해요. 초가공식품이 건강에 나쁘다는 건 알아도 정작 왜 나쁜지 구체적으로 모르는 경우가 많고, 저속노화 식단이 유행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식단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조차 눈치채지 못해는 사람이 많았을 거라는 이야기도 있었어요. 


M세대 쿠키보이 님은 “식품 업계에서는 평생 한 번 들어볼까 말까 한 방부제, 착색료, 착향료 등을 많이 사용하고 있어요. 제품 구석에 작은 글씨로 적혀는 있지만, 일반 소비자가 이 성분들이 무엇인지,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판단하기는 너무 어려워요.”라며, 소비자가 식품 성분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실질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어요.

어피티의 코멘트

  • 바쁜 현대인의 삶에서 초가공식품을 완전히 빼는 것은 어려워 보여요. 하지만 내 몸을 위해 건강과 편리함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것도 중요해요. 식품을 고를 땐 첨가물이나 원재료를 한 번 더 확인하고, 조금 더 똑똑하고 건강하게 식사하는 방법을 고민해 보는 것도 좋겠죠.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유지하기 어려운 청년들의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 정부와 기업 차원에서의 공감과 실질적인 지원도 꼭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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