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세대의 고민: 청약으로 정말 집 살 수 있어요?

글, 어피티

“내 집 마련, 청약만이 답일까요?”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대출 문턱은 점점 높아지는 상황 속에서 내 집 마련은 많은 청년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면서도 이루기 어려운 꿈이 되어가고 있어요. 


정부는 청년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는데요. 우대금리, 비과세, 소득공제 등 다양한 혜택을 담아 청년층의 자산 형성과 내 집 마련을 돕겠다는 취지로 출시된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이 대표적이에요. 


이런 정책들이 실제로 MZ세대의 주거 안정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요? 청년들은 정책의 실효성을 체감하고 있을까요? 실제 주택 청약에 도전 중이거나, 내 집 마련에 성공한 MZ세대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봤어요.

생생 MZ톡 참여자


  • 자몽대원군 (35세, 사무직)
  • 어피치 (31세, 교사)
  • 수만 (24세, 마케터)
  • 복숭아 (28세, 사무직)
  • 헤이미 (32세, 사무직 & 자영업)

청년주택드림대출이나 청약 같은 지원 제도가 청년들의 내 집 마련에 얼마나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나요? 


  • 자몽대원군 (35세, 사무직): “미혼 청년은 기회가 거의 없어요.”
    청약 통장만 14년째 유지 중인데 현실적으로 미혼 청년은 청약에서 기회가 거의 없어요. 작은 평수는 공공임대로 빠지는 경우가 많고, 분양 가능성이 높은 59㎡형 이상은 경쟁이 치열하죠. 1인 가구이기 때문에 가점제가 적용될 경우 점수도 낮고 생애 최초 특별공급도 신혼부부 위주라 미혼은 오로지 추첨만 기대해야 하니까요. 분양가 6억 원 이하 아파트 청약에만 해당하는 청년주택드림대출도 서울에서는 실효성이 거의 없다고 봐요. 

  • 헤이미 (32세, 사무직&자영업): “운 좋게 청약에 당첨돼서 입주했어요.”
    저는 운 좋게 22년 9월, 생애 최초 특별공급으로 미혼 1인 가구 미혼로 청약에 당첨돼서 지난해 말 입주했어요. 현재의 제도에 대만족하고 있어요. 대학생 때부터 들었던 일반 주택 청약 통장을 청년형으로 전환했는데, 당첨 후 100만 원 정도 이자가 붙어서 큰 도움이 됐거든요. 특히, 지금 바뀐 청년주택드림 통장은 제가 본 어떤 통장보다 혜택이 좋아서 주변에도 적극 추천하고 있죠.

    아쉬운 점이라면 디딤돌 대출이에요. 1인 가구 미혼이면 아예 받을 수 없는 조건이라 저는 어쩔 수 없이 보금자리론을 선택했어요. 최근엔 시중 금리가 낮아지면서 디딤돌 대출과 같은 서민형 대출부터 장벽을 높이고 축소하더라고요.

  • 어피치 (31세, 교사): “청약 당첨 시에만 활용할 수 있어 실효성이 낮아요.”
    청년주택드림 대출은 주택청약 당첨 시에만 사용할 수 있어서 실효성이 낮다고 생각해요. 일반 주택 구매에도 활용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또, 요즘은 당첨이 되어도 분양가가 비싸서 걱정이 많아요. 실제로 저도 주택 청약에 당첨된 적이 있었는데 실거주 메리트를 따져보니 큰 이점이 없어서 취소했더니 5년 청약 제한에 걸려버렸거든요. 이런 제도적인 부분도 좀 더 유연했으면 좋겠어요.

  • 복숭아 (28세, 사무직): “청약통장이 실질적인 도움이 안 되는 것 같아요.”
    저는 없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다는 마음으로 청약 통장을 만들어두긴 했는데 실질적인 도움은 안 되는 것 같아요. 마치 복권 같은 느낌이랄까요? 당첨될 확률도 낮고 대출 이자, 분양가 등 여러 가지 부담되는 상황 때문에 당첨되더라도 실제로 내 집 마련으로 이어지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청약 제도 외에도 내 집 마련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요? 


  • 수만 (24세, 마케터): “당장 내 집 마련보다 자산을 불리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청약 경쟁률이 너무 높아서 내 집 마련을 해야겠다는 동기 자체가 오히려 많이 사라진 것 같아요. 대신 부동산 뉴스를 꾸준히 관심 두고 보고 있고 리츠 같은 파생 상품에 투자하고 있어요. 사회초년생이기 때문에 우선 자산을 불리는 데 집중하고 있죠.

  • 자몽대원군 (35세, 사무직): “10년 안에는 꼭 내 집을 마련하고 싶어요.”
    저는 독립하고 나서 원룸에서 시작해서 1.5룸, 투룸, 이제는 방 세 개짜리 집까지 단계적으로 주거 공간을 넓혀왔어요. 10년 안에는 꼭 내 집을 마련하고 싶어서 계획을 세우고 있죠. 가점이 높은 기혼 가정이 더 유리한 청약 구조상, 저 같은 1인 가구는 차라리 다른 대안을 찾는 게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해요. 

  • 헤이미 (32세, 사무직&자영업): “전략을 세워서 인천에 청약을 넣었어요.”
    저는 서울 원룸에서 6년 넘게 살다가 인천으로 이사 왔어요. 청약이 워낙 복잡해서 무료 청약 강의도 들으면서 공부했고 전략을 세워서 인천에 청약을 넣은 거예요. 서울은 계약금부터 부담되기 때문에 처음부터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으로 방향을 잡았어요.

    ‘집은 집으로 산다’는 말이 인상 깊었거든요. 첫 주택의 시세 상승을 활용해 매도 차익과 대출을 합쳐 더 좋은 집으로 이사하라는 이야기인데 이 말을 실현하기 위해선 먼저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집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청약은 아파트 단지마다 조건이 다르고 어렵기 때문에 정말 열심히 공부해야 해요. 저도 포기하지 않은 덕분에 아파트 단지마다 생애 최초 특별공급 추첨제 할당이 있는 인천 지역을 찾았고요. 이자가 급격하게 오르는 시기에 청약에 도전한 덕분에 경쟁률도 낮은 편이었죠. 지금 생각해 보면 욕심부리지 않고 인천으로 도전했던 게 오히려 좋았던 것 같아요.

내 집 마련을 고민할 때 가장 중요한 조건은 무엇인가요? 


  • 어피치 (31세, 교사): “학군과 교통 편의성이 좋은 곳으로 이사 가고 싶어요.”
    저는 지금 결혼을 한 뒤, 남편과 경상도에 거주하고 있는데 가장 부족하다고 느끼는 건 학군이랑 교통 편의성인 것 같아요. 그래서 조건이 맞는 곳으로 이사 가는 것도 생각하고 있어요.

  • 복숭아 (28세, 사무직), 자몽대원군 (35세, 사무직), 수만 (24세, 마케터): “미혼 가구는 역세권, 직주근접성이 중요해요.”
    미혼의 입장에서는 학군보다는 역세권인지, 회사와의 거리는 가까운 위치인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교통이 편리하고 학군이 좋으면 자연스럽게 위치가 좋은 곳이 되고, 그만큼 가격도 올라가게 되더라고요. 

  • 헤이미 (32세, 사무직&자영업): “청약으로 시세차익을 얻기 어려워진 만큼 가격이 제일 중요해요.”
    가격이 제일 중요해요. 요즘은 청약에 당첨돼도 분양가와 입주 시 감정가가 크게 차이 나지 않아요. 예전처럼 청약으로 큰 수익을 기대하긴 어려워졌어요. 차라리 청년형 청약에 해당하는 6억 이하의 집들을 찾아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어피티의 코멘트

  • 영화 <소공녀>(전고운 감독)는 자신의 취향을 지키기 위해 집을 포기하고 친구들의 집을 전전하며 살아가는 주인공 ‘미소’(이솜)의 이야기예요. 가지지 못할 바엔 아예 선택지에서 지워버리는 미소의 행동엔 영화적 상상력이 가미되었지만, 비현실적이지만도 않죠. 실제로 청년들이 가장 부담되는 소비 항목으로 주거비를 뽑기도 했으니까요. 정부도 청년 주거 불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주택드림 대출 등 여러 지원책을 내놓고 있어요. 다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지요.
    정책을 통해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사례도 있는 만큼 청년들의 눈높이에 맞는 주거 정책은 앞으로도 필요해요. 비단 기혼 가구뿐 아니라, 1인 가구나 다양한 거주 형태까지 포괄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하고요. 청년들의 주거 불안 문제가 해결되어야만 그다음을 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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