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임금은 물가수준을 반영해, 내 월급이 실제로 얼마나 가치 있는지 나타내는 수치예요. 한국은행 자료에 의하면 2022년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2년 6개월간 실질임금은 연속 하락했어요. 1998년 외환위기 직후와 2008~2009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하락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3년째 이어지는 것은 처음이에요. 계속해서 소비자물가가 크게 오른 데다 임금상승률 자체가 낮은 탓이라고 해요. 올해 2분기에는 근로자 임금소득에 자영업자 사업소득과 기업의 이윤 등을 포함해 산출하는 국민총소득도 감소했어요. 소득 감소는 소비 부진으로 이어져 내수 경기 침체를 악화시킬 수 있어요.
버는 곳만 벌어서 문제예요
현재 모든 소득지표가 나쁜 것은 아니에요.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2분기 가계동향조사를 보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어요. 물가상승률을 뺀 실질소득도 0.8% 늘었어요. 그럼에도 경기 전망이 밝다고 말하기 힘든 것은 돈이 도는 곳과 그렇지 못한 곳 사이 차이가 크기 때문이에요. 한국은행은 지난 5일 블로그에 경제지표와 체감경기의 차이를 분석한 자료를 올렸어요. 수출업종과 대기업 종사자 위주로 지표가 좋아졌고, 저소득층과 고령층, 자영업자는 여전히 높은 부담을 느끼고 있어요.
정인 한마디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각각 낸 통계에서 ‘실질임금 감소’와 ‘가구당 월평균 실질소득 증가’라는 두 결과는 얼핏 충돌하는 것으로 보여요. 직장인이 버는 돈은 줄어들었는데 가구가 버는 돈은 늘어났다는 뜻이니까요. 하지만 ‘가구당 월평균 실질소득이 증가’했다는 통계청 2분기 가계동향조사도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상용근로자(정규직)가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임시직과 무직가구가 증가해 전체 근로소득은 감소했어요. 힘든 사람들이 더 힘든 요즘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