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투자 필수 용어와 개념을 배워봐요

글, 부엉이


📌 필진 소개: 안녕하세요 펀드매니저로 일하는 부엉이입니다. 다양한 기관에서 채권 투자를 담당했고, 현재는 자산운용사에서 채권형 펀드를 운용 중입니다. 다양한 매체에 투자 및 금융 관련 글을 기고하고 『버핏클럽 issue 1』에 공저로 참여했습니다.  


<채권 첫걸음> 지난 연재 모아 보기

지난 시간에는 다양한 금리의 종류와 특징에 대해 알아보았어요. 세상의 모든 금리는 ‘무위험 단기 금리’인 기준금리에 장기간 투자금이 묶이는 대가, 채무불이행 위험을 감수하는 대가 등을 더해 결정돼요. 이렇게 기준금리에 추가로 붙는 금리들을 통틀어 ‘가산금리’라고 하죠.


국채도 만기가 길어질수록 투자금이 묶이기 때문에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더 높은 편이에요. 회사채는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 원리금이 연체되거나 최악의 경우 부도가 날 수 있기 때문에 같은 만기를 가진 국채보다 더 높은 금리를 받아야 해요.


이번 시간에는 금리처럼 채권 투자에서 아주 중요한 몇 가지 개념들을 설명해 드리려고 해요.


채권 수익률이란?


채권은 투자자들에게 매년 고정된 금액의 이자를 지급해요. 예를 들어 투자자가 매년 3%의 이자를 지급하기로 약속한 현대자동차 3년 만기 회사채를 액면가 100억 원어치 구입했다면, 매년 3억 원의 현금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어요. 


현대자동차가 지급하기로 약속한 이자 3%는 표면 이자율(Coupon rate)이에요. 표면 이자율은 채권에 기재된 이자율이죠. 투자자가 채권을 액면가에 구입했다면, 만기까지 연 평균 투자 수익률은 표면 이자율과 동일해요.


하지만 투자자가 액면 100억 원 짜리 현대자동차 채권을 0.5% 할인된 가격인 99.5억원에 구입했다면, 실제 투자 수익률은 표면 이자율과 달라져요. 투자한 금액은 99.5억인데, 3년 뒤 만기일에 100억 원의 원금을 돌려 받을 수 있고, 매년 100억 원에 대한 표면 이자(3%)인 3억 원도 수령할 수 있기 때문에, 연평균 수익률은 3%를 넘어요.


만기 수익률(YTM, Yield to Maturity)은 투자자가 채권을 현재 가격에 구입하여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얻게 되는 수익률이예요. 일상적으로 ‘채권 수익률’이라고 부르는 것이 바로 만기 수익률이예요. 채권 거래시 매매 기준으로 사용되는 것도 만기 수익률입니다.


앞선 예시에서 보았듯이, 채권을 액면가에 구입하면 만기 수익률과 표면 이자율이 일치해요. 하지만 액면보다 낮은(할인) 가격에 구입하면 만기 수익률이 표면 이자율보다 높고, 액면가보다 높은(할증) 가격에 구입하면 만기 수익률이 표면 이자율보다 낮아져요.

채권 금리와 가격의 관계


채권 금리에 의해 결정되는 채권 수익률과 채권 가격은 역의 관계예요. 채권 수익률이 상승하면 (기존에 발행된) 채권 가격이 하락하고, 채권 수익률이 하락하면 (기존에 발행된) 채권 가격이 상승해요. 이는 채권의 가격이 미래 현금 흐름에 대한 할인 가치를 반영하기 때문인데요. 채권가격은 미래에 받게 될 이자와 원금을 매매 수익률로 할인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새로 발행된 채권의) 매매 수익률이 높아지면 (기존에 발행된) 채권 가격은 하락하게 돼요.


만기에 돌려 받게 될 이자와 액면 금액이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기존에 발행된) 채권을 싸게 사면(가격이 낮아지면) 채권에 투자해서 만기에 기대되는 수익률이 높아지고, (기존에 발행된) 채권을 비싸게 사면(가격이 올라가면) 채권에 투자해서 기대되는 수익률이 낮아진다고 이해 하시면 쉬워요. 


수익률이 오르면 이자를 많이 받으니까 채권 가격이 올라야 한다고 오해하기 쉬워요. 하지만 앞서 예로 든 3년 만기, 표면금리 3%의 현대자동차 채권을 떠올려 볼게요. 채권을 액면보다 낮은 금액에 매수하면 만기에 더 큰 금액을 돌려받기 때문에 수익률은 더 높아져요. 반대로 채권을 비싸게 구입하면 만기에 예상되는 수익률은 낮아져요.


채권의 만기가 길수록 수익률 변동폭에 대한 채권 가격의 변동폭이 커져요. 채권 수익률이 떨어지면 만기가 긴 채권의 가격이 만기가 짧은 채권보다 더 상승하고, 채권 수익률이 오르면 만기가 긴 채권의 가격이 만기가 짧은 채권보다 더 많이 하락해요. 따라서 만기가 긴 채권일수록 가격 변동폭이 클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보상으로 더 높은 수익률을 보장받아야 해요.


한편, 표면 이자율이 낮은 채권은 표면 이자율이 높은 채권보다 가격 변동폭이 커요. 채권 가격은 이자의 현재가치와 만기 원금의 현재가치로 구성되는데, 표면 이자율이 낮을수록 상대적으로 채권 가격에서 원금의 현재가치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모든 조건이 동일한 경우 표면 이자율이 낮은 채권이 매매 차익을 얻기에 유리해요.


채권의 꽃 듀레이션


듀레이션이란 ‘채권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데 걸리는 기간’이에요. 채권에 투자한 원금을 얼마나 빨리 회수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수치죠.


매년 발생하는 이자 지급 때문에 듀레이션은 잔존 만기보다 짧아요. 만기 이전에 현금흐름이 한번이라도 발생하면 듀레이션은 만기보다 짧아지니까요. 예를 들면 10년 만기 국채의 듀레이션은 매년 발생하는 이자 때문에 8년 내외로 만기보다 짧아요. 


듀레이션도 만기개념이기 때문에 만기에 비례해서 증가하는 것이 일반적이예요. 하지만 만기가 길수록 중간에 받는 이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져요. 그래서 만기가 길어질수록 듀레이션 증가폭이 감소하는 특성이 있어요. 예를 들어, 10년 만기 국채의 듀레이션은 8년 내외지만, 만기가 3배 더 긴 30년 만기 국채의 듀레이션은 ‘3X8=24’년이 아니라 18년 정도예요.


듀레이션은 이자율에도 영항을 받아요. 매년 받는 이자가 적으면 당연히 원금을 회수하는 데 걸리는 기간이 길어지고 듀레이션 값이 커지겠죠? 

 

듀레이션은 채권의 ‘이자율 위험’을 나타내기 때문에 중요해요.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채권 가격은 채권 수익률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데, 듀레이션이 클수록 일정 폭의 이자율 움직임 대비 채권 가격의 변동폭이 커져요. 듀레이션이 8년이라면 채권 금리가 1% 올랐을 때, 채권 가격은 그 8배인 8% 하락하게 돼요. 반대로 채권 금리가 1% 하락하면, 채권 가격은 8% 상승해요. 듀레이션이 긴 장기 채권은 금리 움직임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클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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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기 수익률, 표면 금리, 만기와 채권 가격의 관계


이해를 돕기 위해 액면가 10,000원, 표면 이자율 10%, 만기 각각 3년, 5년의 가상 채권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볼게요. 


채권의 만기 수익률이 표면 금리와 동일한 10%일 때, 채권 가격은 액면가 10,000원이에요. 하지만 만기 수익률이 5%로 하락하면 채권 가격은 10,000원에서 11,384원으로 상승해요. 반대로 만기 수익률이 15%로 상승하면 가격이 8,809원으로 하락해요. 채권 가격은 수익률에 반비례하는 것을 볼 수 있어요.


3년 만기 채권의 수익률이 10%에서 5%로 하락하는 경우 가격은 10,000원에서 11,384원으로 13.84% 상승했어요. 5년 만기 채권의 수익률이 10%에서 5%로 하락하는 경우 가격은 10,000원에서 12,199원으로 21.99% 상승해요. 동일한 수익률 변동(-5%)에 대해 만기가 긴(듀레이션이 긴) 채권의 가격 변동폭이 커요.


만기가 일정할 때, 채권 수익률 하락으로 인한 가격 상승폭이 같은 폭의 채권 수익률 상승으로 인한 가격 하락폭보다 커요. 5년 만기 채권의 수익률이 10%에서 15%로 상승했을 때, 채권 가격은 17.37% 하락했어요. 하지만 채권 수익률이 10%에서 5%로 하락했을 때, 채권 가격은 22.0% 상승해요. 이런 채권의 특성은 투자자에게 매우 유리하게 작용해요.

채권 투자를 유리하게 만드는 볼록성


만기가 일정할 때 채권수익률 하락으로 인한 가격 상승폭이, 같은 폭의 채권 수익률 상승으로 인한 가격 하락폭보다 큰 특성을 ‘채권의 볼록성(Convexity)’이라고 해요.


금리 변동 위험이 상하방으로 동일한 수준이라면, 채권 가격의 상승폭이 하락폭보다 더 크다는 의미예요. 채권의 볼록성은 채권 매수자에게 유리한 특성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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