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투자를 위해 알아야 할 금리의 종류

글, 부엉이


📌 필진 소개: 안녕하세요 펀드매니저로 일하는 부엉이입니다. 다양한 기관에서 채권 투자를 담당했고, 현재는 자산운용사에서 채권형 펀드를 운용 중입니다. 다양한 매체에 투자 및 금융 관련 글을 기고하고 『버핏클럽 issue 1』에 공저로 참여했습니다. 


지난 시간에 채권의 신용위험과 신용등급에 대해 설명했어요. 부도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채권이라면, 위험을 짊어진 보상으로 위험이 없는 채권보다 더 높은 금리를 받아야 해요. 


앞서 국채는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거의 없는 채권이라고 설명했어요. 그럼 국채금리는 대체 어떻게 결정되는 걸까요? 또, 회사채금리는 국채보다 얼마나 더 높아야 적당한 걸까요?


이번 시간에는 모든 금리의 기준이 되는 한국은행 기준금리와 국채금리, 그리고 회사채금리는 각각 무엇이고 또 어떻게 형성되는지 하나하나 설명해 드릴게요.


모든 것의 근본이 되는 기준금리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한국은행과 금융기관이 거래할 때 적용되는 금리’예요.* 


*더 정확하게는 ‘한국은행에서 고시하는 금융기관간의 환매조건부증권(RP) 매매에 적용되는 7일 금리’지만, 우선은 위의 설명 정도로 알아두셔도 충분하답니다. 


은행들도 정산을 하다 보면 잠시 돈이 부족할 수 있어요. 하루 정도 돈을 빌리는데 번거롭게 예금을 모집하거나 채권을 발행할 수 없으니, 관행적으로 금융기관들끼리 하루에서 일주일 정도 만기로 서로 돈을 빌려줘요.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기 힘든 경우에는 한국은행이 직접 빌려주기도 해요.


금융기관 사이의 단기 대출은 거래 주체와 만기 기간을 생각했을 때 안정성이 굉장히 높아요. 여기다가 안정성을 추가로 보강하기 위해 금융기관이 보유한 국채까지 담보로 잡습니다. 금융기관이 돈을 갚지 않으면 담보로 잡은 국채를 넘겨받기 때문에 원금 손실 위험은 없어요. 만기도 극히 짧고 세상에서 제일 안전한 국채까지 담보로 잡으니, 기준금리는 가장 안전한 현금에 적용되는 이자율이라고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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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는 어떻게 결정 되나요?


한국은행에서 6주에 한 번씩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한국은행 총재를 포함한 금통위원들이 모여서 기준금리를 결정해요. 금통위는 1년에 총 8차례 개최되고 현재(2024년 8월 기준) 기준금리는 3.50%예요.


기준금리는 채권금리와 달라요. 채권금리는 채권 매도자와 매수자의 거래에 의해 결정되지만, 기준금리는 한국은행의 금융통화 위원들이 물가 수준, 고용 상황, 금융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결정해요.


금융기관 간의 초단기 대출금리도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한국은행이 정한 기준금리에서 벗어날 수 있어요. 은행들이 자금이 부족해서 서로 돈을 빌리려고 하는 경우 초단기 대출 금리가 한국은행이 고시한 금리보다 높아질 수 있죠. 이 경우 한국은행이 금융기관 간 단기 대출 시장에 직접 등장해서 기준금리 수준으로 대출을 해주는 방식으로 금리를 안정시켜요. 


반대로 은행들이 자금이 남아돌아서 아무도 돈을 빌리려고 하지 않으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수준으로 자금을 빌려가는 방식으로 금융기관 간 초단기 대출금리를 기준금리에 수렴하도록 유도하고 있어요.

국채금리


기준금리는 국채금리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예요. 기준금리는 현금의 하루 금리예요. 국채는 만기일에 원금을 돌려주면서 전액 현금으로 상환돼요. 따라서 모든 국채금리는 만기일이 다가오면 기준금리에 수렴하게 됩니다. 또, 국채금리는 일반적으로 기준금리보다 높아요.


현금과 국채 모두 채무불이행 위험이 없는데 어째서 국채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높을까요? 국채 만기가 상대적으로 더 길기 때문에 금리가 높아야 해요. 


대한민국 정부는 2년 만기부터 50년 만기까지 다양한 만기의 국채를 발행하고 있는데요. 50년 만기 채권의 경우 원금을 돌려받을 때 까지 무려 50년이나 걸려요. 물론 만기 전에 채권을 매각할 수도 있지만, 금융 시장 상황에 따라서 평가손실이 날 수도 있어요. 따라서 오랜 기간 자금이 묶이는 유동성 위험에 대한 대가로 만기가 긴 채권은 만기가 짧은 채권보다 금리가 높은 경향이 있어요.

한 시점에서 신용도가 동일한 발행주체가 발행한 동질의 채권을 대상으로 만기별 이자율을 만기에 따라 연결하여 나타낸 곡선을 ‘수익률 곡선’이라고 해요. 2022년 5월 대한민국 국채 수익률 곡선은 전형적으로 우상향하는 표준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이런 경우 만기가 긴 채권을 사면 짧은 채권보다 높은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어요.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전체 시장 금리에 영향을 줘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가장 짧고 안전한 금리가 오르는 셈이기 때문에 만기가 더 긴 국채금리도 기준금리와 함께 오르는 경향이 있어요. 반대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국채금리도 기준금리와 함께 낮아져요. 


기준금리는 시장금리에 영향을 주지만 항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도 주의해야 해요. 기준금리가 상승한 직후 국채금리는 하락하는 모습도 가끔 나타나는데요. 이는 시장금리가 향후 기준금리의 방향을 예상해서 먼저 움직이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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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지금 국채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은데요?


앞서 돈의 유동성을 희생하는 대가로 만기가 긴 채권의 금리가 높아야 한다고 설명했어요. 하지만 2024년 8월 현재 모든 만기의 국채금리는 기준금리보다 낮아요. 이를테면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3.5%인데 국채 3년 금리는 2.90%대에 불과해요. 


한국은행이 향후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국채금리가 미래 예상되는 기준금리 수준을 예측해서 선제적으로 내려간 거예요. 이런 경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려도 국채금리는 내려가지 않을 수도 있어요. 


국채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은 현상을 장단기 금리 역전이라고 해요.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시점에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데, 금융시장에선 경기침체의 전조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아서 주의가 필요해요.

회사채 가산금리


채무불이행 위험이 있는 채권의 금리는 국채금리에 대비해서 추가적으로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가 붙는 방식으로 형성되요. 회사채 등 민간 기업이 발행한 채권은 국채보다 유동성도 낮고, 기업이 부도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해야 합니다. 


2024년 8월 7일 기준, 국채 3년 금리는 2.93%이고 AA- 3년 회사채금리는 3.40%예요. 즉 가산금리는 0.47% 입니다. A+ 3년 회사채금리는 3.815%로 가산금리가 0.78%예요. 모든 채권금리는 국채금리에 채권의 신용위험에 비례해 가산금리가 더해지는 형태로 결정돼요.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이 상대적으로 더 위험하기 때문에 가산금리가 높은 경향이 있어요.

가산금리 = (개별)채권금리 – 국채금리

가산금리는 시간에 따라 달라지며 이는 직관적이에요. 평온한 시기에는 가산금리가 낮고, 경기 침체 및 금융위기에는 가산금리가 급격히 높아져요. 예상되는 채무불이행이 증가하고 금융시장 유동성이 감소하면서 위험에 대한 더 많은 보상을 요구하기 때문이에요. 회사채뿐만 아니라 모든 가산 금리는 이런 특징을 가지고 있어요.

따라서 회사채에 투자할 때는 가산금리 수준을 눈여겨 봐야해요. 역설적으로 기업들의 부도 위험이 높아져서 채권 발행에 어려움을 겪을 때 회사채 투자 수익률이 좋아요. 금융시장 유동성이 악화되면 가산금리가 실제 부도위험보다 훨씬 높아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아주 높은 가산 금리에 회사채를 살 수 있어요. 반대로 경기 상황이 좋고 기업들이 자금 조달을 쉽게 할 때는 회사채 가산 금리도 낮아져서 상대적으로 수익률은 낮아져요.


2022년 11월에는 한국은행의 연속적인 기준금리 인상과 회사채 시장 유동성 경색으로 AA- 등급 회사채 가산금리가 1.80%까지 올라갔어요. 이런 시기에 회사채를 매입하면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어요. 반면 2024년 8월 현재 가산금리는 0.47% 정도로 과거 평균보다 낮아요. 회사채 투자하기에 좋은 시기는 아니랍니다. 회사채는 가산금리가 평소보다 높을 때 투자하면 좋다는 것을 꼭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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