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과 한국감정원의 서울 아파트 가격 통계가 실제보다 1억 7천만 원에서 2억 5천만 원 정도 높게 나온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나왔습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현 의원실과 한국도시연구소가 공동 분석한 보고서에서는 올해 8월까지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의 중위가격은 6억 7천만 원이었는데, KB국민은행이 밝힌 중위가격은 9억 2천여만 원이었어요.
왜 이런 차이가 날까요? KB부동산 가격통계와 한국감정원 모두 거래가 이뤄진 아파트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라 표본으로 뽑힌 아파트(KB부동산 3만 6천 호, 한국감정원 1만 6천 호)를 기반으로 공인중개사나 전문조사원이 입력하는 ‘거래 가능 금액’을 입력하기 때문입니다. 위의 내용대로면 두 통계는 실거래가가 아니라 호가(얼마에 팔겠다고 제시하는 금액)를 반영하고 있던 셈이에요. 일반인은 그나마 공신력 있는 부동산 관련 통계를 보고 싶을 때 두 기관을 이용할 수밖에 없어 국회에서 지적을 받았다고 합니다.
📍요즘처럼 집을 사려는 사람이 많을 때는 호가를 더 높게 부를 수도 있겠죠. 그러면 ‘집값이 또 올랐다!’라는 뉴스가 나오고, 너도나도 가격을 올려 부르며 집값 상승을 이끌 수 있답니다. 이걸 경제의 자기 실현성이라고 하는데요. 집값이 빠르게 올라 사회적 갈등을 일으키는 시기에는 이런 통계 작성 방식이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어요.
by 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