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제도와 사회 분위기 모두 개선이 필요해요

글, 어피티

“직장 내 괴롭힘으로 상처받은 적이 있나요?”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마음을 다치는 순간을 경험하죠. 상사의 부당한 대우, 선배들의 텃세, 동료들의 따돌림, 불필요한 신체 접촉이나 불쾌한 성적 발언까지.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 신고 건수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지만, 여전히 많은 직장인들이 신고를 망설이거나, 용기를 내서 신고한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어요. 소위, ‘찍히는 것’에 대한 두려움, 동종 업계 내 보복 우려 그리고 아랫사람이라면 참아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에요. 이번 생생MZ톡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을 직접 겪은 MZ세대 직장인들의 실제 경험담을 들어봤어요.

생생 MZ톡 참여자
  • 요술공주 현영 (27세, 마케터)
  • 수잔 (29세, 취준생)
  • 양양 (30세, 직장인)
  • 두부좋아 (32세, 개발자)
  • 기쁜 사자 (39세, 직장인)
  • 키키 (34세, 디자이너)
  • 비트 (35세, 마케터)
  • 깡총 (30세, 데이터 엔지니어)

직장에서 부당한 대우를 경험한 적이 있나요?

  • 두부좋아 (32세, 개발자): “선을 긋자마자 회사 이사의 괴롭힘이 시작됐어요.”
    첫 회사에서 나이가 10살 넘게 차이 나는 이사가 저에게 관심을 표했어요. 제가 선을 긋자마자 갑자기 무시하기 시작했어요. 갑자기 회의에서 쫓겨나고, 업무에서도 배제되더니, 이유 없이 소리를 지르거나 모욕적인 말을 들었어요. 심지어 성희롱까지 당했지만 회사 대표는 그냥 제가 살갑게 굴지 않아서 그렇다고만 했어요. 매일 밤 울면서 잠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 기쁜 사자 (39세, 직장인): “회사 대표에게 직접적으로 괴롭힘을 당했어요.”
    저는 회사 대표가 직접적으로 저를 괴롭혔어요. 회사를 위해 투자와 영업에 대한 제 의견을 이야기하면 ‘대표를 바꾸려고 하지 말고, 네가 회사를 나가’라고 했어요. 저 같은 건 쓸모가 없다는 폭언을 하고, 회사 제품을 들고 출퇴근하라고 하더니 나중엔 퇴사를 강요받았습니다.

  • 키키 (34세, 디자이너): “여성 직원들에게만 성희롱과 성추행을 일삼는 간부가 있었어요.”
    사내에서 특정 여성 직원들에게만 성희롱과 성추행을 일삼는 고위 간부가 있었어요. ‘나랑 호텔 갈래?’ 같은 망언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으며, 손을 덥석 잡는다거나 팔꿈치로 가슴을 누르기도 했죠. 하지만 가해자는 아무 처벌도 받지 않았어요.

  • 비트 (35세, 마케터): “상사 괴롭힘 때문에 뇌경색을 겪고, 결국 휴직까지 쓴 분이 있어요.”
    현재 재직 중인 회사의 옆 팀 이야기예요. 본부장의 괴롭힘 때문에 뇌경색을 겪으신 팀장님이 있어요. 이후 한 달 만에 복귀하셨지만 괴롭힘이 나아지지 않았고 결국 1년 휴직을 쓰셨죠. 아이러니하게도 이 회사는 매월 직장 내 괴롭힘 방지 교육을 하고 있답니다.

  • 요술공주 현영 (27세, 마케터): “전 직장 차장님에게 멱살을 잡혔어요.”
    저는 좀 심한 직장 내 괴롭힘을 겪었어요. 전 직장 차장님에게 멱살을 잡혔거든요. 저한테 딱히 악감정이 있는 게 아니라, 원래 습관적으로 손찌검을 하는 사람이었어요. 녹음도 하고 인사팀에 신고했지만, 저만 다른 부서로 이동하게 됐죠.

피해 사실을 신고하거나 도움을 요청한 적이 있나요?


  • 두부좋아(32세, 개발자): “노동청에 신고했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어요.”
    노동청에 신고 접수를 하면 회사 내부 조사 결과에 대한 답변을 받고 시정 명령을 할 뿐, 법적, 강제적 조치를 할 권한은 없더라고요. 결국 쫓겨나듯이 퇴사했습니다. 혹여나 동종업계 취업에 나쁜 영향이 있을까 봐요.

  • 키키 (34세, 디자이너): “사소한 따돌림은 증거로 쓸 수 있는 게 마땅치 않아요.”
    저는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은근하게 따돌림을 당하고 있어요. 점심시간에 저만 빼놓고 식사를 하러 간다거나 인사를 받아주지 않는다든지 하는 걸 겪으면서 극심한 우울감을 느껴요. 사정상 회사를 그만둘 수 없어 버티고 있지만, 이런 사소한 따돌림은 신고해도 증거로 쓸 수 있는 게 마땅치 않아서 더 힘든 것 같아요. 

  • 수잔 (29세, 취준생): “중소기업에서는 신고가 쉽지 않아요”
    일당백 해야만 굴러가는 중소기업 구조에서는 신고가 쉽지 않아요. 가해자 외에도 함께 일하는 팀원들까지 바쁜 업무 와중에 추가적으로 시간을 내 조사에 참여시켜야 하는 상황이 신고를 더 어렵게 만드는 것 같아요. 

  • 깡총 (30세, 데이터 엔지니어): “업계가 좁으니 좋게 좋게 넘어가자는 얘기를 들었어요.”
    회사 선배가 대놓고 저를 욕하고, 작은 오타에도 20분씩 혼을 내는 일이 반복됐어요. 너무 힘들어서 회사에 알렸는데 ‘원래 위에서 까라면 까는 게 사회생활이니까 선배에게 복종하는 법을 배운다고 생각하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퇴사하면서 사유에 그 선배 이름을 적고 싶었지만, 업계가 좁으니 좋게 좋게 넘어가자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결국 아무것도 못 했어요.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제도적 보완이 필요할까요?

  • 양양 (30세, 직장인): “가해자와 피해자를 즉시 분리해서 2차 가해를 막아야 해요.”
    가해자와 피해자를 즉시 분리 조치해서 2차 가해를 막아야 해요. 도움을 받기 상대적으로 어려운 피해자 편에서 사내 인사팀과 법무팀이 일에 적극적으로 관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특히, 고용노동부가 괴롭힘이나 성 문제에 관해 적극적으로 개입했으면 좋겠어요. 경찰이나 검찰, 법원에서도 고용노동부의 의견에 더 힘을 실어주기를 바라요.

  • 두부좋아(32세, 개발자): “대표나 임원이 연관되는 경우가 많은 소규모 기업에서는 외부 조사가 필요해요.”
    규모가 큰 기업과 달리 소규모 기업에는 법적, 제도적인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제가 피해를 겪었던 곳도 스타트업이었죠. 신고가 접수되면, 기업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직접 조사했으면 좋겠어요. 작은 기업에서는 대표 또는 임원이 연관되는 경우가 많은데, 대표가 조사를 진행하는 방식이 무슨 효과가 있겠어요?

  • 요술공주 현영 (27세, 마케터): “직장 내 괴롭힘 신고 건수를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건 해결을 인사팀에만 맡기지는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신고 경위와 결과에 대해 고용노동부에서 감독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대표 채용 사이트나 기업의 채용 페이지에 신고 건수를 공개적으로 보이게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 기쁜 사자 (39세, 직장인): “과도한 업무 지시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해야 해요.”
    과도한 업무 지시도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팀장 및 대표의 권한이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이것도 법적으로 제재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고용노동부 사이트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 신고된 기업을 조회할 수 있게 되면 좋을 것 같아요.

어피티의 코멘트

  • ‘평판 조회’(레퍼런스 체크)는 직장인들이 가장 신경 쓰는 것 중 하나입니다. 특히 좁은 업계에서 근무하고 있다면 직장 내 괴롭힘을 겪었더라도 ‘좋게 좋게 가자’ 는 분위기가 불문율처럼 작용하죠. 이런 관습 때문에 많은 문제들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요. MZ세대들이 용기 내어 말해준 경험담처럼,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파다하죠. 가해자의 괴롭힘과 회사의 무대응에 상처 받은 피해자들은 퇴사를 하거나 심한 경우 일상에서 그 고통이 지속돼요.
    정부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을 도입해 벌써 6년이 흘렀습니다만, 오히려 신고 건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어요. 산업재해 신청 건수도 늘고 있다고 하고요. 법안이 효과가 없다는 건데, 조사하는 주체가 외부가 아닌 내부(회사)라고 규정한 점이나 모호한 피해 기준 등이 한계로 꼽히고 있어요.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이 도입되어야 함은 물론, 기업들도 직장 내 괴롭힘이 회사 경영에 미치는 리스크임을 인지하고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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