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소비자와 투자자 입장에서 ESG에 관해 살펴보았다면, 이번에는 직업으로서 ESG를 다루시거나 염두에 두신 분들을 위한 이야기를 해드릴까 해요.
ESG는 끊임없이 공부하는 분야예요
지난 글들을 보면서 느끼셨겠지만, ESG 분야에는 무척 많은 글로벌 이니셔티브들과 평가기관, 공시표준 관련 기관들이 산재해 있어요. 때문에 각각이 어떤 일을 하는 기관인지, 그 기관에서 발표하는 자료가 어떤 의미인지, 서로가 무슨 관계인지, 그 모든 것들이 실제 기업의 ESG 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에 대해 명확하게 알고 있어야 합니다.
IFRS(국제회계기준),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 TCFD(기후관련 재무정보공개 태스크포스), EFRAG(유럽재무보고자문그룹), ESRS(유럽지속가능성 보고표준), NFRD(유럽 비재무정보 공개지침)… 모두 ESG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하는 개념들이죠. 이것들이 서로 합쳐지기도 하고, 쪼개지기도 하고, 누가 누굴 대체하기도 하고, 확장하기도 해요.
이렇듯 복잡한 메커니즘과 변화를 따라가며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자료를 찾아보고, 읽어보고, 분석하는 ‘공부’가 즐거워야 합니다.
또한 ESG는 전 세계적으로 EU가 가장 선제적으로 법과 제도를 만들어나가고 있기 때문에, 유럽의 최신 동향에 대해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영어자료를 읽고 분석하는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겠죠.
한 권의 ESG 보고서를 쓰기 위해서는 한 회사의 전 부서에서 1년간 생산한 거의 모든 자료를 읽어야 해요. 그런 다음 그 내용을 자신만의 문장으로 풀어 써내야 하기 때문에 독해력과 자료를 재구성하는 능력, 문장력 등이 두루두루 요구됩니다.
읽고, 해석하고, 쓰는 일이에요
그렇다고 ‘글’만 잘 쓰면 되느냐. 또 그렇지는 않답니다.
기본적으로 미디어 분석, 법제도 조사, 벤치마킹 기업 분석 등 전방위적인 분석 능력과 자료 조사 능력이 요구돼요. 특히 비재무적인 요소가 기업의 경영에 미칠 수 있는 단기적인 영향과 장기적인 영향도 식별해 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기업의 기획 인력이 갖고 있는 기획 능력, 리서치 능력도 상당 부분 필요합니다.
세련된 디자인과 화려한 자기자랑 같은 건 뒤로하고, 이 회사가 비재무적인 요소의 리스크와 기회요인을 제대로 식별하고 있는지, 그에 대해서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생각하고 있는지, 즉 얼마나 ESG에 ‘진심’인지를 가려내는 안목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러한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첫 단추는 뭐니뭐니 해도 여러 산업군의 다양한 기업들이 펴낸 ESG 보고서를 많이 읽어보는 것이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