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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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랑상품권은 서울시, 경기도 같은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해서 그 지역에 있는 가맹점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입니다.
지역사랑상품권을 사용하면 최대 10%까지 할인받을 수 있어요. 손실은 지자체에서 보전해주기 때문에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을 이용하면 지출을 아낄 수 있습니다.
지역사랑상품권은 문화상품권처럼 정액권을 사거나 한 번에 충전해 소비해야 합니다. 이렇게 상품권을 지출할 때, 회계 처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볼게요.
먼저 준 돈은 든든한 내 자산
선급금은 회계에서 ‘상품, 원재료 등의 매입이나 제품의 외주가공을 위하여 선지급한 돈’입니다. 회사에서 외주 맡길 때 흔히 대금 일부를 계약금 명목으로 일부 지불하고, 결과물이 나오면 잔금을 치를 때 사용되는 계정이에요. ‘내가 쓸 수 있는 돈’이니까 마치 은행에 들어놓은 예금 같은 내 자산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가계부에 그런 사례가 등장하긴 쉽지 않지만, 알뜰 소비를 위해 상품권을 이용한다면 그것도 대표적인 선급금 항목이에요.
지역사랑상품권을 샀을 때 복식부기
상품권을 구매하거나 충전한 후 가계부를 쓰려고 하면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the 독자: …상품권도 돈 아닌가? 일단 생돈이 나가긴 했는데… 돈 주고 돈 산 건가?
그렇습니다. 돈 주고 돈을 싸게 산 거죠. 할인이라는 개념이 여기서 등장합니다.
10만 원짜리 상품권을 10% 할인받아 9만 원에 샀다고 가정할게요.
이 상황을, 단식부기로는 이렇게 적습니다.
- 2/3 (지출) 9만 원
- 2/3 (수입) 10만 원
복식부기로는 어떻게 적느냐고요?
상품권을 사느라 K은행 계좌에서 9만 원이 빠져나갔습니다. 이건 내가 상품권을 사느라 먼저 지불한 돈이에요. 일단 T계정 오른쪽에 ‘현금’이라는 지출 항목으로 잡아줍니다.
나한테 들어온 자산은 T계정 왼쪽에 적어요. 상품권도 헤드셋처럼 내가 이용할 수 있는 금융상품입니다. 그러니까 왼쪽에 ‘선급금’이라는 자산 항목으로 상품권 이름을 적어줍니다. the 독자님 말대로 ‘돈 주고 산 돈’, 즉 자산이거든요.
할인 받은 1만 원은 어떻게?
the 독자: 왼쪽이랑 오른쪽이 상계가 안 되는데요? 그러니까, 더하고 빼서 0원이 된 다음 사라져야 하는 것 아니에요? 1만 원이나 차이난다고요.
어피티: 왜냐면 상품권을 1만 원 싸게 샀기 때문입니다!
the 독자: 그럼 그 1만 원은 어떻게 해요?
어피티: the 독자님이 1만 원 이득 보셨죠?
the 독자: 그렇죠.
어피티: 지금 왼쪽 합은 10만 원, 오른쪽 합은 9만 원입니다. 오른쪽에 1만 원이 부족한 상황이에요. 오른쪽에 1만 원 이득 본 걸로 적고 ‘상품권할인이익’ 계정을 써주세요.
오른쪽에 있는 ‘상품권할인이익’이라는 계정은 수익의 발생을 나타냅니다. 오른쪽에 ‘상품권할인이익’ 1만 원을 쓰면 왼쪽과 오른쪽의 합계가 딱 맞습니다.
지역사랑상품권을 썼을 때 복식부기는?
그렇다면 상품권을 사용할 때는 어떻게 적으면 될까요?
상품권을 구매한 바로 다음날, 상품권으로 시장에서 5천 원짜리 바지락칼국수를 사먹었다고 가정할게요.
이렇게 왼쪽에 적었던 선급금을 오른쪽으로 옮겨 적습니다. 그런 후에 오른쪽에 적힌 선급금 항목의 총 합계가 10만 원이 될 때까지 금액을 야금야금 깎아나가면 된답니다. T계정 오른쪽에 있는 선급금 항목 금액을 모두 더하면 이번달에 사용한 상품권 총 금액을 구할 수 있어요.
만약 이번 달 말일에 상품권 잔액이 남았다면, 신용카드 할부를 분개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차기이월’을 이용해 다음달 가계부로 계정을 넘기면 됩니다.
몇몇 분들은 어느 정도 눈치 채셨을 거예요. 복식부기라는 게, 고정비가 크게 변하지 않고, 내가 내 소비 규모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어야 사용하기 편한 방식이라는 사실 말이에요.
충동적인 소비를 하면 할수록 장부에 써넣기 귀찮고 복잡해지고, 계획적인 소비를 할수록 장부가 깔끔하고 예뻐집니다. 가계부를 쓰면 쓸수록 계획적인 소비를 하게 되기도 하니까, 선순환인 셈이에요.
필진의 코멘트
- 정인: 신용카드 할부 처리나 상품권 처리 내용이 많이 어려울 거예요. 너무 어렵다면, ‘복식부기로는 이렇게 할 수도 있구나’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복식부기가 무엇이고,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보여드리는 것이 이 시리즈의 1차 목표랍니다. 회계원리 교과서만 해도 손가락 두 마디 두께 정도 되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