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정인
무슨 일이 있었냐면요
추석을 쇠는 동안, 뉴욕 증시와 홍콩 증시가 급락했습니다. 중국을 대표하는 부동산 개발회사 ‘헝다(恒大)그룹’ 파산설이 배경이에요. 가상화폐 시장도 그 영향으로 하락했습니다. 2008년, 전 세계 금융위기를 가져온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돌고 있어요.
좀 더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헝다그룹은 천문학적인 부채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파산하면 회사 하나가 무너지는 게 아니라, 헝다그룹에 돈을 빌려주거나 투자한 글로벌 시장참여자들은 물론, 비슷한 구조적 위기에 처해 있는 다른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도 줄줄이 파산할 수 있는 상황이에요.
부동산 개발은 중국 GDP의 29%를 차지할 정도로 중국경제의 엔진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공산주의식 주거 시스템과 별개로, 중국은 1998년 이후 공공주택과 신규 주택을 개인이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주택시장이 형성된 거죠.
1998년 GDP에서 차지하는 부동산 개발투자 비중이 12.7%였는데, 2003년에는 이미 23.6%에 달했고 2020년에는 거의 30%를 차지하게 됩니다. 중국은 국토가 넓고 인구가 많은 데다 아직 개발되지 않은 농촌은 물론, 대도시도 여러 군데 있어 부동산 개발이 활발할 수밖에 없어요.
중국의 부동산에 얽힌 금융위기설은 이미 2010년대 중반부터 등장했습니다. 그러다가 2021년 9월이 되자 대표적인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이 ‘세계에서 빚이 가장 많은 부동산 업체’가 되어 파산 직전에 몰린 거죠.
독자님이 알아야 할 것
✔️ 부동산은 몹시 비싼 상품이기 때문에 부동산담보대출 같은 개인금융은 물론, 각종 채권과 파이낸싱이 따라붙는 금융상품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헝다그룹이 망하면 헝다그룹의 부동산을 담보로 발행된 금융상품들, 특히 저신용등급의 달러 채권이 타격을 받게 돼요. 웬만하면 그러지는 않겠지만 정말 최악의 경우,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다시 올지도 모른다는 걱정은 여기서 오는 거예요.
✔️ 원래 불안하던 중국의 부동산 시장이 코로나19 판데믹으로 자산가격이 치솟으면서 임계점을 넘은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헝다그룹 파산이 실제로 중국 부동산 개발 시장과 증시에 도미노 현상을 일으킨다면 자산가격 조정의 신호탄이 될 거라고 해요.
✔️ 중국 정부로서도 난감합니다. 헝다그룹을 계속 안고 가자니 방만한 경영을 봐준다는 평가를 받게 될뿐더러 시장은 그대로 불건전한 채로 남을 테고, 지금 청산을 하고 가자니 도미노처럼 망할 부동산 개발업체 때문에 경제에 올 타격이 너무 큰 거죠. 물론, 시장이 아닌 지방정부가 토지 공급을 독점하고 있는 중국만의 특성이 위기를 막을 수 있을 거라는 이야기가 있어요.
📚 참고한 자료
- 「中國 不動産市場의 最近 動向 및 향후 展望(2004)」, 한국은행 해외사무소 아주경제팀
- 현재 중국과 헝다그룹의 상황은 이 기사에 잘 정리돼있으니 참고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