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예요
지난 19일, 포스코는 1979년부터 선재를 만들어온 포항제철 1선재공장을 폐쇄했어요. 선재는 철강을 선(wire) 형태로 만든 제품이에요. 선재로 만드는 와이어로프 등은 크레인이나 엘리베이터 등 하중이 많이 나가는 장비에 사용됩니다. 45년간 선재를 만들던 공장을 멈춘 이유는 철강시장 전체가 공급 과잉 상태인 데다, 중국산 저가 철강이 밀려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해요. 철강제품이 넘쳐나는데도 공장을 계속 돌리려면, 결국 손해를 보면서 단가를 낮출 수밖에 없어요. 포스코는 ‘팔면 팔수록 적자가 커지는’ 악순환을 멈추기 위해 공장 폐쇄 결단을 내렸어요.
오래된 문제인데, 요즘 더 심각해졌어요
2010년대 한창 고도 성장하던 중국은 자국 내 산업과 건설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철강 공장을 많이 지었어요. 자국에서 사용하고 남은 철강은 저렴한 가격에 세계로 수출했지요. 그때도 이미 덤핑 논란이 있었는데, 중국 경기가 눈에 띄게 가라앉은 요즘은 물건을 더욱 싸게, 더 많이 해외로 밀어내며 전 세계 수요를 잠식하고 있어요. 단가가 지나치게 낮아지면 시장 전체에 해롭기 때문에 중국 철강업계에도 마냥 행복한 상황은 아니에요. 하지만 공장을 폐쇄하면 실업이 대규모로 발생해요. 중국 정부는 실업자가 대거 발생해 사회를 불안하게 만들까 봐 보조금까지 지급하면서 철강 생산을 멈추지 않도록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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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영향도 많이 받을 거예요
IRA법 폐기 예상으로 큰 피해를 입을 확률이 높은 전기차와 이차전지 이슈에 다소 가려진 감이 있지만, 철강도 트럼프 정부 2기의 영향을 매우 크게 받을 산업 분야예요. 미국에서 철강 수입 규제를 강화할 것이기 때문이에요. 그럼 우리나라 철강도 중국산 철강과 묶여 높은 관세를 물거나, 미국 수출량에 한도가 생길 수 있어요. 간접적인 피해도 있어요. 중국은 미국에 수출하지 못한 철강을 나머지 국가에 더욱 저렴하게 풀 거예요. 이전에 유럽 등은 중국산 철강에 높은 관세를 물리며 방어했지만, 우리나라는 그러지 못했어요. 수출에서 중국 의존도가 높아 보복당할 우려가 있고, 국내 철강사들이 저렴한 중국산 철강을 수입해 완제품을 수출하는 구조이기도 하기 때문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