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얀
지금 님의 주변에 주식을 20년 이상 오래 해 온 사람이 있다면, 아주 큰 복을 옆에 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단기간에 큰 수익률로 대박을 터트린 사람이 아니라 주식을 오랫동안 그리고 지금까지 즐겁게 해 오고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점이에요.
아주 운 좋게도 제 주변에는 그런 분이 계십니다. 이분 덕분에 주식을 처음 시작했어요. 그분과의 인연은 지금으로부터 4년 전, 2017년부터 시작됐습니다. 당시에 저는 애인이 있는 호주로 가기 위해 비행기값이라도 벌 요량으로 몇 달간 치과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그 치과의 원장님이 지금 저의 주식 멘토입니다. 원장님은 직원들을 모아 놓고 항상 적금 들지 말고 주식이나 펀드를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재테크 붐이 한창인 지금이야 다들 주식을 하는 게 이상하지 않지만, 그때만 하더라도 주식은 ‘하는 사람들만 하는’ 투자법이었습니다. 주식, 펀드에 투자하라고 권유했다가는 욕을 먹기 딱 좋은 분위기였기에 직원들이 반응도 아주 싸했어요.
“주식하면 패가망신한다는데요?”
“주식할 돈이 어딨어요…”
원장님의 이야기에 모두가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저는 그날 슬그머니 증권 앱을 다운받았습니다. 원래 새로운 것에 호기심이 많았고, 원장님은 성격도 좋고 일도 잘하는 분이었기 때문에 이런 분이 25년째 하고 있는 거라면 한 번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어요.
투자금액도 그렇게 크지 않았습니다. 돈은 얼마 없었지만 재미 삼아 해본다는 생각으로 100만 원 이내에서 시작했어요. 몇 종목을 샀다가 초심자의 행운으로 수익을 보기도 했고, 마이너스가 되는 날이면 깜짝 놀라서 손절을 하며 새로운 세계와 만나게 되었습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가격표를 보면서 울고 웃다가 나중에는 조금 꾀를 써서 네이버 증권을 참고해 외국인이나 기관이 많이 산 종목을 따라 사기도 했습니다. 그쪽은 아무래도 프로들이니 그 사람들만 따라가도 망하지 않겠다고 판단한 것이지요.
그렇게 나만의 요령을 찾아가고 있었지만, 결국은 얼마 못 가 주식을 접어야 했습니다. 여윳돈이 없어 생활비로 투자를 하다 보니 카드 결제일이 다가오면 손해를 보더라도 돈을 찾아야 했거든요.
게다가 호주행을 취소하고, 부천으로 옮겨 드라마 대본을 쓰는 일을 시작하면서 벌어놓은 돈을 까먹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나마 있는 돈은 집 보증금에 들어있고, 이렇다 할 월수입이 없으니 이제 조금 투자의 감을 잡았다는 생각이 들어도 주식을 할 수 없었어요.
이때 확실하게 느낀 게 있습니다. 제대로 된 투자를 하려면 일정하게 들어오는 수입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에요. 실력도 실력이지만, 수입이 없으면 주식 투자를 병행할 수가 없더라고요. 제가 다시 주식을 할 수 있게 된 것도 돈 공부를 시작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월급을 받으면서부터였죠.
저는 다시 ‘나만의 주식 투자 방법’을 만들어 갔습니다. 일단 은행에 저축을 하며 종잣돈을 모으기 보단 100% 주식에 투자하여 종잣돈을 늘리기로 전략을 수정했습니다. 공격적인 선택이었지만, 그간 내가 할 수 있는 실수는 다 해보며 ‘실패’에 대한 감을 잡아 둔 터라 오히려 과감하게 선택할 수 있었어요.
그러는 동안 항상 지켜온 습관이 있었습니다. 저의 주식 멘토가 예전부터 강조했던 ‘매일 아침 경제 신문 읽기’를 실천해왔어요.
투자하기 좋은 섹터와 종목들은
경제 신문에 다 나와 있다.
아침에 경제 신문에 나온 종목을 보고
그 날 투자를 시작해도 절대 늦지 않다.
주식 투자를 한다는 사람이
경제 신문 조차 읽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물론 저도 처음에는 경제 신문을 다 읽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일단 모르는 단어들이 너무 많이 나오고 재미도 없었으니까요.
님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일단 신문을 억지로 읽으려 하지 말고 제목 위주로, 큰 글자만 설렁설렁 읽기 시작해보세요.
그러다 보면 기사에서 자주 보이던 기업을 주식 종목창에서 만나게 되고, 저절로 관심을 가지며 이슈를 소화할 수 있게 됩니다. 조급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 역시도 신문을 통째로 읽을 수 있게 된 건 1년 정도 지난 후였어요.
님의 매일 아침은 어떤가요? 저의 아침 루틴은 이렇습니다.
- 아침에 일어나서 물 한 잔 마시기
- 출근길 지하철에서 어피티 머니레터 보기
- 남들보다 20분 일찍 도착해서 회사에서 경제 신문 읽기
다른 건 몰라도 이 루틴 만큼은 반드시 지키려고 합니다. 덕분에 주식 수익 실현으로 버는 월 수익이 회사에서 받는 월급을 넘어서게 됐어요. 주위에 멘토가 없을 때는 ‘경제신문이 나의 멘토’라고 생각하고 아침 습관으로 경제 신문 읽기를 시작해보세요. 투자의 감각을 만들어가는 데 아주 효과적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