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빨대 등 대체품을 사용해 보신 경험은 어땠나요?
- 박새 (36세, 회사원): “처음부터 빨대가 제공되지 않도록 규제를 만드는 게 효과적일 것 같아요.”
저는 두유 팩에 붙어있는 종이 빨대를 사용해본 적이 있었는데 나쁘지 않았어요. 그리고 카페에 갈 때는 가능하면 빨대를 아예 받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차라리 처음부터 빨대가 제공되지 않도록 규제를 만드는 게 플라스틱 사용 절감에 효과적일 것 같아요.
- 퍼지초코 (32세, 회사원): “디자인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도 있어요.”
종이 빨대는 시간이 지나면 흐물거려서 천천히 음료를 마실 때 쓰기에는 불편하더라고요. 최근에는 빨대 없이도 마실 수 있게 디자인된 컵 뚜껑(리드)이 많이 나와서, 빨대를 따로 받지 않고 그냥 뚜껑의 입구로 마시곤 하죠. 빨대를 쓰지 않아도 되는 컵 디자인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 뽈뽈낙지 (30세, 연구원):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빨대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같아요.”
저도 종이 빨대의 사용감이 만족스럽지 않았어요. 빨대가 물에 녹지 않도록 코팅제를 사용할 텐데, 화학물질이 음료에 어떻게 녹아 나올지 일반인들은 알기 어렵잖아요. 그래서 스테인리스나 실리콘 빨대도 써봤는데요. 세척이 어렵고 항상 들고 다녀야 한다는 불편함 때문에 자연스레 사용하지 않게 되더라고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옥수수 전분(PLA)으로 만든 빨대였어요. 생분해가 되면서도 기존 플라스틱 빨대처럼 편하게 사용할 수 있었거든요. 다만 생산비용이 높기 때문에 많은 기업과 업장에서 쉽게 도입하기엔 어려울 것 같아요.
- 아구 (31세, 회사원): “종이 빨대는 친환경적인 제품은 아니에요.”
저는 종이 빨대에 대해 좀 회의적인 입장이에요. 종이 빨대를 제작하는 공정에 사용되는 코팅 수지들은 생분해성이 없어요. 그래서 종이류로 재활용되지 않고 일반쓰레기로 분류되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제품은 아니에요.
차라리 PLA 빨대를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PLA 빨대는 옥수수나 사탕수수 같은 식물로 만든 생분해성 PLA 수지를 일반 플라스틱처럼 압출공법으로 만든 빨대예요. 500년이 지나야 분해되는 일반 플라스틱과 달리 80년이면 분해가 가능하고 퇴비로도 재활용할 수 있어요. 아직 국내에서는 사용량이 적기 때문에 퇴비화 시설이 없어서 일반쓰레기로 취급되는 게 현실이지만요.
환경 보호를 위해 불편을 감수할 의향이 있나요?
- 아구 (31세, 회사원): “국가가 환경 보호에 진심이라면, 당근과 채찍으로 방향을 유도하면 돼요.”
저는 플라스틱 수지 첨가제를 만드는 회사에 근무하고 있어요. 저렴한 플라스틱에 난연성(불에 잘 타지 않는 성질)과 내후성(재료가 외부의 기후에 저항하는 성질)을 부여해 더 오래, 더 좋게 쓰자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죠.
우리가 플라스틱 사용이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바꾸지 못하는 건, 대체재를 찾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고, 환경 보호를 위해 손해를 감수하지 않겠다는 의미이기도 해요. 대안 없이 일반 사람들에게 모든 불편을 감수하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모든 국민이 전기차를 타게 하려면 정부가 보조금을 풀어서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전기차의 초기 구매비용과 유지비용을 훨씬 싸게 만들면 된다고 봐요. 국가가 환경보호에 진심이라면 혜택과 규제라는 당근과 채찍으로 그 방향을 유도하면 되는 거죠.
- 뽈뽈낙지 (30세, 연구원) “불편함을 감수한다면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이 더 많아질 거예요.”
저는 당연히 불편을 감수할 의향이 있어요. 플라스틱이 우리 삶을 윤택하게 만든 것은 분명하지만, 그로 인해 잃고 있는 것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봐요.
얼마 전에 일반 샴푸 대신 샴푸 비누를 사용해 봤는데, 플라스틱 통이 쓰레기로 나오지 않고 남은 샴푸를 버리는 일 없이 깔끔히 사용할 수 있었어요. 이처럼 우리가 불편함을 조금 감수한다면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이 더 많아질 거예요.
- 박새 (36세, 회사원):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실천하기만을 바라서는 안 돼요.”
저는 환경 보호를 위해 불편을 감수할 마음이 있지만,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실천하기만을 바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진짜 효과가 있는 규제가 필요하죠.
회사 구내식당에 종이컵이 놓여있었을 때,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종이컵을 사용했어요. 어느 날 갑자기 종이컵이 없어지고 다회용 컵으로 바뀌니 모두 군말 없이 다회용 컵을 사용했어요. 또, 요즘에는 몇몇 기업들이 아예 다회용 컵 업체와 계약해서 사내 다회용 컵 서비스를 도입했다고 들었어요. 이런 시스템적인 변화가 개인의 선택보다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 퍼지초코 (32세, 회사원): “지금은 일상에서 작은 것을 시도해 보고 있어요.”
큰 실천은 아니지만, 플라스틱을 버릴 때 이물질이 남아있거나 스티커 등이 잘 제거되어 있지 않으면 재활용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고 최대한 설거지하고 닦아서 내놓고 있어요. 지금은 일상에서 작은 것을 시도하는 정도지만, 앞으로 필요하다면 더 불편하거나 귀찮은 일이 있더라도 따를 생각이 있어요.
어피티의 코멘트
- 요즘 MZ세대는 환경 문제에 민감하고, 자신의 신념을 드러내는 ‘가치 소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그래서 그들을 사로잡아야 하는 기업들도 환경 이슈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K-팝 업계에서는 실물 앨범 판매가 매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팬들에게 다량의 앨범 구매를 유도하는 방식이 플라스틱 폐기물을 양산해 환경 문제를 유발한다는 비판이 많았죠. 최근엔 업계에서도 앨범 소재를 생분해성으로 변경하거나, 패키징을 간소화하고 있어요. 소비자인 MZ세대의 목소리가 변화를 이끈 사례지만, 그 이면에는 ESG 경영 기준을 달성해야 한다는 기업들의 목표도 있었어요.
환경 보호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정부의 의지와 노력이에요. 개인의 실천은 한계가 있고, 기업 또한 당장 매출에 큰 영향이 없으면 시늉만 하고 넘어갈 가능성도 크고요. 넓게 보면 ‘환경’은 이 땅을 사는 모두가 관련이 있는 거시적인 문제이기도 해서, 규제나 혜택으로 푸는 게 가장 효과적이에요. 유럽의 탄소 규제가 세계 자동차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쳤던 것처럼요. 이런 정책을 실행할 때는 실현 가능성과 일관성이 필수적인데요. 플라스틱 빨대 금지, 종이 빨대 도입도 취지는 좋았지만, 사실상 유예와 철회를 반복하며 혼선만 불러왔죠. 환경 정책에 있어서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정권이 바뀌더라도 일관성 있게 정책을 시행하는 것이 절실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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