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피해, 나를 지켜주는 ‘법’ – 3탄

closeup photo of black analog speedometer
글, 푸른바다


📌 코너 소개: 돈을 버는 것, 불리는 것만큼 ‘번 돈을 잘 지키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 코너에서는 변호사 푸른바다 님과 함께, ‘내 돈을 지키는 생활법률’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지난 화 보러 가기


지난번에는 정상적인 임대차계약 건에서 임대차보증금(전세금) 미반환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대응 요령을 살펴보았어요. 이번 시간에는 앞선 대처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해결되지 않았을 때 필요한 법적 절차들을 안내해 드릴게요!

가압류 등 보전처분 신청


내가(임차인이) 반환받지 못한 임대차보증금 때문에 소송을 진행하고, 승소 판결을 받았다고 가정해 볼게요. 실제로 임대차보증금을 회수하려면, 임대인의 부동산을 ‘경매 청구’하여 ‘배당’받는 등의 절차를 진행해야 합니다. 


그런데 승소 판결을 받아 드디어 임대인의 재산에 ‘강제집행’을 하려고 보니, 이미 임대인이 재산을 다 빼돌려 본인 명의로 남아 있는 재산이 하나도 없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임대차보증금 회수가 매우 어려워지겠지요.


이와 같은 사태를 피하기 위해서 있는 제도가 ‘보전처분’이에요.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동안 임대인이 재산을 빼돌리지 못하도록 묶어두는 조치예요. 흔히 들어보셨을 가압류, 가처분 등이 여기에 해당해요. 


그러면 임대인의 어떤 재산에 대해 보전처분할 것인가가 문제가 되겠죠. 승소 전에는 임대인의 재산을 모두 파악하여 보전처분을 신청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에요. 우선 임대차보증금을 송금했던 임대인의 은행계좌는 알고 있으니 이에 대해 보전처분 신청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임대차계약서 등에 기재되어 있는 임대인의 주소지 부동산이 임대인 소유라면 이에 대해서도 보전처분 신청 가능하고, 그밖에 임차인이 자체적으로 알아낸 임대인의 재산이 있다면 이에 대해 보전처분 신청이 가능해요. 다만, 임차주택의 매매시세가 반환받을 보증금보다 훨씬 높고, 선순위 채권액이 많지 않은 경우라면 이미 담보가 충분히 확보되어 있다고 평가되어 임차주택 이외의 추가적 가압류는 과잉 가압류로서 기각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급명령, 임대차보증금반환청구 소송 등 제기


이제 제일 중요한 소송절차에 대해 설명드려보겠습니다.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임대차보증금 OOO원을 반환하라’는 승소 판결이 났는데, 임대인이 돈을 줄 생각을 안 하고 있다면 결국 강제집행을 통해 임대차보증금을 회수해야 합니다. 앞서 설명한 경매 신청이 이에 해당하죠.


임대차보증금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해 소송에서 이긴 뒤 받는 ‘승소판결문’이 일종의 ‘집행권원’이에요. 이와 같은 집행권원을 확보하면 ‘경매 청구’ 자격이 주어집니다.

집행권원을 확보한 후에는 임차주택 등 임대인 소유 부동산에 대한 경매 청구, 유체동산 압류, 예금·보험·채권 등에 대한 압류·추심 등 강제집행을 하여 보증금을 회수하게 돼요.

지급명령 🔍


변론을 거치지 않고 채권자의 청구에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면 채무자에 대해서 일정한 급부를 명하는 재판을 말합니다. 지급명령은 판결과는 달리 구술변론이나 증거조사와 같은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 신속하게 집행권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임대인이 이의신청을 할 경우 본안 소송으로 전환되므로, 처음부터 소송을 제기한 것에 비해 시간이 더 오래 소요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형사적 대응


만약 임대인이 처음부터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사실을 임차인에게 전혀 알리지 않은 채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여 임대차보증금을 지급받았고, 실제로 임대차계약종료 후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면 이는 단순히 민사상 채무불이행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형법상 사기죄에도 해당되어 처벌될 수 있어요.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이상 정황(ex. 시세에 비해 파격적으로 저렴한 임대차보증금을 제안하며 계약 체결을 종용하였다는 사정), 임대인의 재산 상태 등을 통해 임대인이 처음부터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다면 임대인을 사기죄로 형사 고소할 수 있습니다. 


일단 형사 고소가 이루어져 수사기관에서 수사가 진행되면 심리적으로 강한 압박을 느낀 임대인이 형사 처벌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어떤 방법으로든 돈을 마련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반환하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때문에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신속하게 보증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있고, 수사과정에서 확보되는 자료들을 민사재판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요.


이상 임대차보증금 미반환 피해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대응요령을 살펴봤습니다.


케이스마다 달라지는 모든 세부 사항을 다룰 수는 없지만 어피티 독자님들께서 ‘문제 상황’을 전제로 임대차계약에 대한 전체적인 흐름을 익히실 수 있기를 바라며 지금까지 설명드렸어요.


예방은 언제나 최고의 대처입니다. 추가적인 정보가 필요하신 분들은 안심전세포털 전세사기 유형별 사례 및 대처방안도 함께 참고해 주세요!

공유하기

관련 글

a close up of a sign on a sidewalk
콘텐츠 창작자를 위한 법률 상식 - 2탄
지난 시간에 저작권 보호 기간에도 일종의 유효기간이 있다는 사실을 짚어드렸어요. 다른 사람의 저작물이나 저작인접물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woman in black and white zip up jacket sitting on black office rolling chair
콘텐츠 창작자를 위한 법률 상식 - 1탄
바야흐로 1인 미디어의 시대가 열리면서 콘텐츠 창작자로 활동하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어피티 독자님들도 회사에서, 혹은 개인적으로 콘텐츠...
man holding book on road during daytime
사회초년생을 위한 노동법 - 3탄
지난번에는 근로자가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 조건과 그 종류에 대해 알아보았어요. 오늘은 그 외에도 근로자가 회사 안팎에서 보장받을...
people sitting on chair with brown wooden table
사회초년생을 위한 노동법 - 2탄
오늘의 사회초년생을 위한 노동법 주제는 퇴직금제도예요. 퇴직금은 일하는 기간 동안 적립돼, 퇴직할 때 받을 수 있는 목돈이에요. 아무리...

경제 공부, 선택 아닌 필수

막막한 경제 공부, 머니레터로 시작하세요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광고성 정보 수신

제휴 콘텐츠, 프로모션, 이벤트 정보 등의 광고성 정보를 수신합니다.

잘 살기 위한 잘 쓰는 법

매주 수요일 잘쓸레터에서 만나요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광고성 정보 수신

제휴 콘텐츠, 프로모션, 이벤트 정보 등의 광고성 정보를 수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