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치타
비트코인 62만 개 잘못 지급했어요
지난 6일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 62만 개(약 60조 원)가 풀리는 일이 벌어졌어요. 이벤트 당첨자들에게 1인당 2,000원을 지급하려다 비트코인 2,000개를 잘못 지급한 거예요. 거래소에 갑자기 많은 물량이 풀리면서 빗썸 내 비트코인 가격은 같은 시각 타 거래소보다 17% 하락하기도 했어요. 주식의 경우 코스피라는 거래시장이 있고, 여기에 투자자들이 여러 증권사를 통해 접근하는 방식이죠. 가상자산은 달라요. 거래소 하나하나가 코스피 같은 거래시장이고, 그 안에서 매매가 이루어지며 독립적으로 가격이 형성돼요. 빗썸은 사고 인지 후 20분 만에 관련 계좌의 거래, 출금을 중단하고 회수에 나섰어요. 그러나 이미 매도한 후 현금화하거나 다른 코인으로 바꾼 125개 분량의 비트코인은 아직 회수하지 못했어요.
‘장부 거래’ 시스템이 원인으로 지목돼요
문제는 빗썸이 보유한 175개보다 14배 많은 비트코인이 지급됐다는 점이에요. 실제 존재하지 않는 ‘유령 코인’이 거래된 거죠. 빗썸과 같은 중앙화 가상자산 거래소(CEX)가 사용하는 ‘장부 거래(Off-chain)’ 시스템이 유령 코인의 원인으로 지목됐어요. 매매 주문이 들어오면 거래소는 먼저 데이터베이스 상의 숫자로 거래를 기록하고, 나중에 맞추는 과정을 거쳐요. 매번 가상자산을 실제로 옮기려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비용 부담도 크다는 이유예요. 금융당국은 이같은 시스템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검사에 착수했어요.
거래소 내의 검증 시스템이 부족했어요
은행이나 증권사 역시 비슷한 구조로 운영되지만, 제도권 안의 금융권은 한국거래소 등 여러 기관이 거래 과정에 참여해 오류를 걸러내요. 반면 가상자산 거래소는 검증까지도 자체 시스템 내에서 진행해요. 업계에선 ‘장부 거래’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실제 보유 자산과 장부상 숫자가 맞는지 실시간으로 검증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와요. 이상 탐지 거래 경고와 같은 보조 장치도 필수죠. 일례로, 해외 가상 자산 거래소도 장부 거래 시스템 아래에서 돌아가지만 실제로 고객 자산만큼의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음을 실시간 증명하는 ‘준비금 증명’ 방식을 적용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