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독자: 이번에 이사하면서 30년 만기로 3억 원 대출을 받았어요. 갚아야 할 돈이 3억이라니 실감이 안 나요. 앞으로 열심히 일해야겠어요. 😓
어피티: 우리 독자님 화이팅이에요! 그런데… 독자님의 부채는 3억 원이 아니에요. 😅
the 독자: 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어피티: 실제로 갚아야 할 돈은 3억 원이 아니라 5억 원이 넘을 거예요. 30년이나 되는 기간에 대한 이자가 붙으니까요.
주택담보대출 3억 원을 고정금리 4.5%, 만기 30년,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으로 빌렸다고 가정해볼게요. 이 경우 상환해야 하는 총 금액은 약 5억4772만 원이에요. 이자만 약 2억4722만 원이 붙는 거죠.
대출을 받으면 통장에는 내가 빌린 만큼의 돈이 들어와요. 그래서 원금만 생각하기 쉬워요. 하지만 실제로 빠져나가는 돈은 원금에 이자가 추가된 원리금이에요.
원리금을 언제까지, 어떤 방식으로 갚을지는 대출을 받을 때 정한 조건에 따라 달라져요. 현금흐름을 잘 관리하려면 대출을 볼 때에는 단순히 ‘빌리는 돈’만 볼 게 아니라 ‘매달 얼마를 갚아야 하는지’를 함께 봐야 해요.
은행은 LTV와 DSR로
대출 가능 한도를 계산해요
돈을 빌릴 때는 내가 원하는 금액보다 은행의 한도 계산이 먼저예요. 은행은 담보가 얼마나 되는지, 대출을 받는 사람이 빚을 갚을 능력이 있는지 따져본 뒤 대출 한도를 정해요. 이때 자주 등장하는 기준이 LTV와 DSR이에요.
LTV는 담보를 기준으로 보는 한도예요. 주택담보대출에서는 집값 대비 얼마나 대출받을 수 있는지를 뜻해요. 예를 들어 5억 원짜리 아파트를 살 때 LTV가 70%라면, 집값의 70%인 3억5000만 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어요.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리더라도 집값 전부를 빌릴 수는 없는 거예요.
DSR은 소득을 기준으로 보는 한도예요. 1년 동안 갚아야 하는 대출 원리금이 연소득의 몇 퍼센트인지 보는 지표예요. 예를 들어 연봉이 6000만 원인 사람이 DSR 40% 규제를 적용받는다면, 1년 동안 갚을 수 있는 원리금은 최대 2400만 원으로 제한돼요.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는 둘 중 하나만 충족하면 되는 게 아니에요. LTV 기준으로는 3억5000만 원까지 가능해 보여도, DSR 기준에서 연간 원리금 부담이 너무 크다고 판단되면 실제 한도는 더 줄어들 수 있어요.
DSR을 계산할 때는 새로 받으려는 대출만 보는 것도 아니에요. 이미 갚고 있는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카드론 같은 금융권 대출의 원리금 부담도 함께 고려돼요. 그래서 대출을 받기 전에는 내가 이미 매달 갚고 있는 돈이 얼마나 되는지도 확인해야 해요.
대출상품을 선택할 땐 기간과 금리 유형을 따져봐요 은행이 계산한 한도 안에서 대출 금액을 정했다면, 이제 상환 기간과 금리 유형을 골라야 해요. 같은 금액을 빌려도 3년 동안 갚는지, 10년 동안 갚는지, 30년 동안 갚는지에 따라 매달 내는 돈과 총이자가 달라져요.
상환 기간이 짧으면 총이자는 줄어들지만 매달 갚아야 하는 금액이 커져요. 반대로 상환 기간이 길면 매달 부담은 줄어들지만, 이자를 내는 기간이 길어져 총상환액은 커질 수 있어요.
기간을 정했다면 금리 유형도 선택해야 해요. 대출금리는 크게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로 나뉘어요.
고정금리는 대출 계약을 맺을 때 정한 금리가 일정 기간 또는 만기까지 유지되는 방식이에요. 시장금리가 움직여도 내가 내는 이자가 크게 바뀌지 않기 때문에 매달 얼마를 갚아야 할지 예측하기 쉬워요. 금리가 오르는 시기에는 상대적으로 유리하지만, 금리가 내려가면 더 낮은 금리를 바로 누리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어요.
보통 고정금리 상품은 변동금리 상품보다 금리가 조금 더 높은 편이에요. 은행이 금리 변동 위험을 부담하는 비용이 반영되기 때문이에요. 빌리는 사람 입장에서는 비용을 조금 더 내더라도 안정성을 확보하는 선택이라고 볼 수 있어요.
변동금리는 시장금리 변화에 따라 대출금리가 주기적으로 바뀌는 방식이에요. 처음에는 고정금리보다 낮게 시작할 수 있어 초기 월 상환 부담이 작을 수 있어요. 대신 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도 함께 커져요. 현재 부담을 줄이는 대신 미래의 금리 변동 위험을 함께 부담하는 구조예요.
신용대출에도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상품이 있어요. 우리나라 신용대출은 변동금리 상품이 많은 편이에요. 변동금리 신용대출은 금융채 등 기준금리에 은행이 정한 가산금리를 더해 금리가 정해져요. 어떤 기준금리를 쓰는지는 상품마다 다를 수 있어요.
상환방식에는 세 가지가 있어요 마지막으로 상환방식을 고르면 대출 신청은 마무리돼요. 상환방식은 빌린 돈을 어떤 순서와 비율로 갚을지 정하는 방법이에요. 같은 금액을 빌려도 상환방식에 따라 매달 내는 돈과 총이자가 달라질 수 있어요.
원리금균등상환 원리금균등상환은 원금과 이자를 합친 금액을 매달 비슷한 금액으로 나눠 갚는 방식이에요. 예를 들어 3억 원을 30년 동안 빌렸다면 매달 약 152만 원씩 갚게 돼요.
다만 매달 내는 돈의 구성은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져요. 처음에는 이자 비중이 크고 원금 비중이 작아요. 시간이 지날수록 남은 원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이자는 줄고, 원금 상환 비중은 커져요. 매달 내는 금액이 비교적 일정해 가계부를 관리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어요.
원금균등상환 원금균등상환은 원금을 매달 같은 금액으로 나눠 갚고, 남은 원금에 대한 이자를 추가로 내는 방식이에요. 예를 들어 3억 원을 30년 동안 갚는다면 원금은 매달 약 83만 원씩 줄어들어요.
처음에는 남은 원금이 많기 때문에 이자가 많이 붙어 월 상환액이 크지만, 원금이 점점 줄어들면서 이자도 함께 줄어 월 부담이 점점 낮아져요. 초기 부담이 큰 대신 전체 이자는 원리금균등상환보다 적게 내는 경우가 많아요.
만기일시상환
만기일시상환은 대출 기간 동안 이자만 내다가 만기일에 원금을 한꺼번에 갚는 방식이에요. 예를 들어 3억 원을 빌렸다면 매달 이자만 내고, 만기일에 3억 원을 한꺼번에 상환해야 해요.
매달 부담은 가장 적지만 만기 시점에 큰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위험이 크고, 총이자도 많이 발생해요.
대출은 미래 현금흐름을 설계하는 행위예요 이제부터 대출을 받을 때는 ‘얼마를 빌릴 수 있을까?’보다 ‘매달 얼마를 갚아야 할까?’를 먼저 떠올려보세요.
대출은 단순히 오늘 필요한 돈을 당겨 쓰는 일이 아니에요. 미래의 현금흐름을 미리 정하는 일이기도 해요. 같은 돈을 빌려도 만기, 금리, 상환방식에 따라 매달 빠져나가는 돈과 총상환액은 크게 달라져요.
결국 중요한 건 원금이 아니라 원리금이에요. 내가 빌린 돈이 얼마인지보다, 앞으로 얼마를 언제까지 갚아야 하는지 보는 습관이 필요해요. 그 감각이 쌓이면 대출을 더 안전하게 쓰고, 내 삶의 현금 흐름도 더 단단하게 관리할 수 있어요.
💌 <어피티 경제상식>은 화요일에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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