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트 태권V> 포스터, 출처: 국립민속박물관
아직도 현실에서 만화 속 캐릭터들처럼 고도로 발달한 휴머노이드를 진짜로 만나기는 어렵습니다만, 로봇 자체는 쉽게 만날 수 있게 됐어요. 로봇청소기, 식당에서 서빙하는 로봇 등이 벌써 우리 삶 속에 들어와 있으니까요.
세탁기와 식기세척기, 로봇인가요?
이런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로봇청소기와 마찬가지로 할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스스로 해내는 세탁기나 식기세척기도 로봇으로 볼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답하려면 무엇을 로봇으로 볼 것인가 하는 기준이 필요해요. 로봇청소기는 스스로 이동하며 환경을 인식하고 장애물을 피하는 능력이 있어요. 로봇의 핵심인 ‘환경 인지’와 ‘자율적 판단’ 능력이 있으므로 로봇으로 분류됩니다.
하지만 세탁기나 식기세척기는 미리 입력된 설정대로 작동할 뿐, 외부 환경을 스스로 인식하거나 적응하는 능력이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세탁기와 식기세척기는 로봇보다는 단순한 기계 장치로 분류하는 것이 더 적절해요.
휴머노이드와 안드로이드의 차이는?
이제 로봇과 가전제품의 차이를 이해하셨나요? 휴머노이드 관련 이야기를 하다 보면, 꼭 등장하는 개념이 하나 더 있어요. 바로 안드로이드(Android)입니다. 안드로이드를 설명하기 위해, 먼저 휴머노이드의 정의를 한 번 더 정확하게 짚어볼게요.
휴머노이드는 인간의 신체 구조를 본뜬 로봇을 말해요. 머리, 몸통, 팔 두 개, 다리 두 개까지 사람과 비슷한 형태를 가지며, 인간의 표정이나 동작까지 흉내 낼 수 있어요. 앞서 언급한 만화 속 캐릭터처럼 실제 인간보다 좀 작거나, 매우 거대한 경우도 있지만, 모두 통틀어서 휴머노이드라고 부르죠.
이런 휴머노이드 중에서도, 크기가 인간과 비슷하고, 얼굴과 피부까지 사람처럼 만들어진 로봇을 특별히 안드로이드라고 부르고 있어요. 안드로이드는 인간과 더욱 유사한 모습을 가진 휴머노이드의 한 종류라고 할 수 있죠.
현실 속 휴머노이드, 어디까지 왔을까요?
지난 4월 19일, 중국 베이징에서는 세계 최초로 휴머노이드와 인간이 함께 달리는 하프 마라톤 대회가 열렸어요. 총 21대의 휴머노이드가 참가하여 21.0975km의 코스를 완주하기 위해 도전했는데요.
이날 대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로봇은 베이징 휴머노이드 로봇 혁신센터에서 개발한 ‘톈궁 울트라’였어요. 키 180cm, 몸무게 52kg의 이 휴머노이드는 평균 시속 10km의 속도로 달려 2시간 40분 42초 만에 결승선을 통과하며, 휴머노이드 중에서 우승을 차지했어요. 모든 휴머노이드가 순조롭게 경기를 마친 것은 아니었어요. 일부 휴머노이드는 출발 직후 넘어지거나 방향을 잃고 펜스에 부딪치기도 했죠.
이번 대회는 중국이 휴머노이드 기술 발전에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이벤트였어요. 중국 정부는 올해 말까지 휴머노이드 양산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죠.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휴머노이드의 마라톤 참가가 실제 산업적 잠재력을 보여주는 신뢰할 수 있는 지표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해요. 오리건 주립대학의 앨런 펀 교수는 “흥미로운 시연이지만, 유용성이나 지능과는 큰 관련이 없다”고 평가했어요.
이 마라톤은 앨런 펀 교수의 언급처럼 대중을 위한 이벤트 같은 느낌도 강하게 들죠. 그럼에도 휴머노이드 기술의 발전을 놓고 보면, 최근 몇 년 동안 빠른 진전이 있는 것은 사실이에요 미국의 테슬라와 중국의 유니트리로보틱스는 이미 실제 판매 가능한 휴머노이드를 출시하고 있으니까요.
물론 아직 실제로 구현된 휴머노이드는 만화 속 로봇처럼 완벽하지는 않아요. 걸음걸이가 아직 자연스럽지 않고, 배터리 사용 시간도 짧아 여러 가지 한계가 존재해요. 아직은 대규모 자동차 공장이나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파일럿 테스트를 하는 단계고요. 그러나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가 예상을 뛰어넘어 어느 순간 우리 곁에 훅 다가온 것처럼 휴머노이드 기술도 성큼성큼 발전할 가능성이 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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