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화장품 사는 방식 작게 사거나, 싸게 사거나

글, 어피티

혹시 중국 여행을 계획하면서 필수로 방문해야 하는 곳으로 ‘하메이(Harmay)’라는 장소를 추천받은 적 없나요? 하메이는 상하이, 선전 같은 중국 대도시 상점가를 걷다 보면 한 번쯤 마주치게 되는 대형 화장품 매장이에요.


그리고 이런 가게가 우리나라에도 생겼다는 것도 알고 계셨나요? 정작 한국 사람들은 잘 모르는데,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창고형 올리브영’이라는 별명으로 불릴 만큼 입소문이 난 곳이 있어요. 바로 오프뷰티(Off Beauty) 예요.


둘 다 창고형 뷰티 매장이라는 공통점이 있고, 기존 화장품을 소비하던 방식에서 완전히 새로운 경로를 제시한다는 점도 비슷해요. 두 곳 모두 입장하자마자, 화장품을 다른 매장처럼 예쁘게 정돈해둔 게 아니라 박스째 쏟아놓고, 할인율 딱지가 최대 90%까지 붙어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죠.


비싼 브랜드 화장품 가격을 저렴하게 깎아버렸다고 정평이 난 이 두 곳! 과연 중국의 하메이와 한국의 오프뷰티는 어떤 특징과 차이점이 있을까요? 고영 PD가 직접 방문해서 두 눈으로 샅샅이 훑어보고 왔답니다. 잘쓸특파원, 지금 시작할게요! 🛍️

중국 하메이와 한국 오프뷰티 매장 전경 ⓒ 어피티


🏪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명품 화장품 샘플도 상품으로 만든 하메이

하메이는 2008년, 중국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에서 온라인 스토어에서 해외 니치 화장품 브랜드의 샘플을 판매하며 시작했다고 해요. 비싼 명품 화장품을 사고 싶긴 한데 그냥 사기엔 너무 부담스러운 사람들이 많다는 걸 간파하고 백화점에 들어가는 브랜드들의 향수, 스킨케어, 립스틱 등의 샘플과 미니어처를 정식 상품으로 만들었던 거죠.

명품 화장품 미니어처와 샘플들 ⓒ 어피티


당시 만연했던 짝퉁 화장품 문제에서 벗어나, 정품 샘플과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를 투명하게 판매한다는 전략으로 충성 고객을 얻기 시작했죠. 이렇게 10여 년간 쌓인 유통 노하우와 단골들을 바탕으로 2017년 상하이에 첫 번째 오프라인 점포를 열었다고 해요. 지금은 베이징, 충칭, 광저우, 상하이 등 중국 전역에 총 13개 매장을 오픈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요.


패션회사가 오픈한 국내 최초의 화장품 아웃렛

오프뷰티는 하메이와 탄생 배경이 완전히 달라요. 소박한 온라인 샵에서 시작한 하메이와 달리, 오프뷰티는 처음부터 치밀하게 기획된 기업의 전략 사업이거든요.


오프뷰티의 뒷배경에는 대명화학이 있어요. 대명화학 산하 패션 계열사인 큐앤드비 인터내셔날이 패션 사업에서 쌓은 재고 관리와 브랜딩 노하우를 뷰티 시장으로 이식했다고 해요. 그리고 막강한 유통 인프라를 활용해 제조사로부터 물량을 대량으로 직접 확보할 수 있는 구조를 미리 세팅하고 사업을 시작했죠.

할인 중인 국내 중소 브랜드 화장품들 ⓒ 어피티

K-뷰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중소 인디 브랜드도 엄청나게 늘어났는데, 유행이 너무 빨리 바뀌다 보니 품질은 멀쩡한데 신상에 밀려 재고가 된 제품들이 넘쳐나게 됐죠. 오프뷰티는 이걸 제조사로부터 중간 유통 없이 직접 완전 매입해요. 브랜드 입장에서는 재고 부담이 사라지고, 소비자는 최대 90% 할인가로 살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거죠. 그러한 자신감으로 명동 지점은 일부러 명동 올리브영 바로 맞은편에 매장을 냈다고 해요. 


✨️ 첫인상부터 너무 달랐던 두 곳

고영 PD는 상하이와 선전, 두 곳의 하메이 매장을 다 가봤는데요. 들어가자마자 카메라를 켜게 되더라고요. 제가 지금까지 본 창고형 매장 중에서 가장 세련됐거든요. 


콘크리트 벽에 공업용 철제 랙, 산업용 선반까지. 분명 창고의 감성을 살리긴 했는데 매장 중앙에 들어서면 거대한 스테인리스 스틸 테이블이 쭉 뻗어있는 모습이 마치 패션쇼 런웨이처럼 보이더라고요. 그 안에 랑콤이랑 라메르 등 명품 화장품의 미니어처가 쭉 늘어서 있으니까, 창고의 외형을 빌린 럭셔리 편집숍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실제로 하메이는 창고형 매장이라는 포맷을 쓰면서도 지독한 브랜딩을 절대 놓치지 않는다고 해요. 명품 샘플을 파는 곳이니까 당연한 선택이기도 하겠죠?

앤틱한 감성의 상하이 매장과 하이테크 감성의 선전 매장 ⓒ 어피티


상하이 매장은 우캉로드에서 느껴지는 옛 동네와 골목길 분위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앤틱한 느낌을 살렸다고 하고요. 선전 매장은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인프라 건설 현장을 상징하는 거대한 파이프라인이 공간을 가로지르고 있었는데, 끊임없이 변화하고 질주하는 선전이라는 도시의 역동성을 표현했다고 해요. 차가운 금속 소재들로 하이테크 느낌을 살린 거고요.

하이테크 감성의 선전 매장 ⓒ 어피티


고영 PD가 방문한 오프뷰티는 망원시장 매장이었는데요. 항상 길을 지날 때마다 눈에 띄었어요. 시장 가는 길에 커다란 보랏빛 간판이 보이는데, 안에는 항상 외국인들로 붐볐거든요. 최근 망원시장이 광장시장 다음으로 외국인들의 인기 여행지가 되면서 점점 더 사람이 늘었는데, 오프뷰티는 그중에서도 망원시장 내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은 대표적인 매장이 아닐까 싶어요. 

쇼핑중인 외국인 관광객 ⓒ 어피티


매장 분위기는 솔직히 세련된 느낌은 아니에요.약간 날것의 느낌이랄까요. 시장 한복판에서 ‘사장님이 미쳤어요’, ‘오늘까지만 세일!’ 간판을 내걸고 고별 세일 하는 매대 있잖아요. 딱 그 느낌이 매장 전체에 물씬 풍겨요. 보라색 플라스틱 박스에 할인율 표기가 큼직하게 붙어있거든요.

팔레트와 콘테나 감성의 오프뷰티 매장 ⓒ 어피티


그런데 그게 오히려 장점이 되더라고요. 꾸미려는 게 없으니까 가격에 거품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생기더라고요. 하메이가 창고형이지만 럭셔리를 놓치지 않았다면, 오프뷰티는 시장 감성 그 자체를 무기로 쓰는 것 같았어요. 


💰 실제로 얼마나 쌀까? 살 때 주의할 점은?

같은 ‘창고형 할인’이지만 두 매장의 가격 구조는 완전히 달라요. 하메이는 글로벌 명품·프리미엄 브랜드를 미니어처와 샘플로 부담 없이 써본다는 점이 장점이고, 오프뷰티는 국내 인기 브랜드 정품을 할인해서 파는 방식이니까요.

랑콤 스킨과 슈에무라 클렌징 오일 미니어처 ⓒ 어피티


하메이는 랑콤, 키엘, 라메르, 에스티로더, SK-II의 스킨케어 제품부터 톰포드, 바이레도 같은 니치 향수까지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가 총집합해 있어요. 미니 립스틱 같은 색조 제품도 있고요.

단, 할인율을 꼼꼼히 따져봐야 해요. 매장 곳곳에 40~67% 할인 표기가 붙어있는데, 이건 미니어처 기준이고 본품 용량 대비 실제 할인율은 10~30% 수준이거나 어떤 제품은 오히려 더 비싼 경우도 있어요. 그리고 본품과 비교해서 일일이 현장에서 가성비를 비교하려다 보니 머리가 아프더라고요. 그래서 막상 손이 가는 제품은 별로 없기는 했어요. 하지만 집에 와서 다시 ml당으로 계산해 보니, 아쉽게 놓친 제품들이 많은 것 같아서 조금 아깝기는 해요.

매장 곳곳의 할인 표기 ⓒ 어피티


오프뷰티는 롬앤, 아누아, 토리든, 메디큐브, 더마펌, 휩드 같은 요즘 핫한 K-뷰티 브랜드 중심으로 구성돼 있고, 레브론 같은 해외 브랜드도 있죠. 스킨케어뿐 아니라 PHYTOTICS 밀크씨슬 같은 건강기능식품도 파격 할인가로 만날 수 있었어요. 가격표가 정가 대비 50~80% 할인이 명확하게 붙어있고, 1,000~3,000원대 극저가 상품도 곳곳에 있어요. 대신 유통기한이 길지 않다는 점은 유의해야 해요.

할인 중인 건기식과 색조화장품 ⓒ 어피티


실제 온라인몰 등에서 진행하는 최저가 할인과 가격 비교를 위해 제품을 검색해봤는데, 몇몇 제품은 유통기한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이미 단종되어서 공식홈에서는 상세페이지가 사라져 가격 조회가 어려운 경우도 있었어요.

가장 눈길이 갔던 제품은 마스크팩인데요. 마스크팩류의 할인율이 특히 높아서 1일 1팩을 하는 분들이 눈여겨볼 만하다고 생각했어요. 장당 500원~1천 원 선에서 구매할 수 있었거든요.


두 곳 모두 자유롭게 쇼핑하는 구조다 보니, 직원 설명이 거의 없고 정보가 제한적이라 제품 비교는 온전히 소비자 몫이에요. 특히 오프뷰티는 생소한 브랜드들도 섞여 있어서, 정가를 모르는 제품의 할인율이 실제로 얼마나 이득인지 체감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었어요.

하메이와 오프뷰티의 모습 ⓒ 어피티


두 매장을 다녀오며 느낀 건 ‘창고형 뷰티’라는 같은 카테고리 안에서도 소비자 경험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에요. 하메이는 체험 중심, 오프뷰티는 가격 중심이에요. 어쨌든 두 곳 모두 기존의 올리브영·다이소 루트에서 벗어난, 화장품을 소비하는 새로운 경로라는 점에서 주의 깊게 볼만해요.


평소 쓰던 브랜드를 더 싸게 사고 싶다면 오프뷰티로, 써보고 싶었던 명품 스킨케어를 부담 없이 테스트해보고 싶다면 중국 여행 중 하메이로 향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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