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하늘이 너무 맑은 이유

글, 정인


무슨 일이 있었냐면요

요새 하늘이 참 맑고 선명하죠. 기후변화가 심각하다는 얘기가 많아서, 맑은 하늘을 보면서도 ‘혹시 기후변화 때문은 아닌가’ 하고 걱정이 되기도 할 거예요. 사실 이번 여름과 가을, 우리나라 대기가 미세먼지 하나 없이 청명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중국이 석탄 공급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에요. 

좀 더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지난 26일과 27일, 블룸버는 중국이 겪고 있는 사상 최악의 전력난을 보도했습니다. 일부 도시는 신호등도 작동하지 않을 정도라고 해요. 화력 발전에 사용되는 석탄이 부족해진 건 바로 중국과 호주 사이의 무역갈등 때문이에요.

호주의 수출 중 약 40%는 중국에 철광석과 석탄을 판매하는 데서 발생합니다. 그런데 중국은 호주가 미국 편을 든다는 이유로 수입을 중단했어요. 호주는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예상해야 했죠. 

중국이 보여주는 ‘전랑외교’에 호주가 반발하고 나선 소식은 지난 6월 머니레터에서도 전해드렸죠. 이후 다른 나라들이 호주산 철광석과 석탄을 사면서 경제적 피해는 그리 크지 않았고, 오히려 중국이 석탄 공급에 차질을 빚게 된 거예요. 

중국은 가까운 몽골이나 남미에서도 석탄을 수입하려 했지만, 생산성이나 운송 거리 문제로 충분한 공급이 어렵다고 해요.

독자님이 알아야 할 것

✔️ 미·중 무역갈등을 겪는 지난 몇 년 사이 글로벌 시장은 보다 분명한 ‘미국편’과 ‘중국편’으로 나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공동체인 쿼드와 군사·안보협력체인 오커스 등 중국에 대응하는 글로벌 공동체가 결성됐고, 호주는 이런 공동체의 맨 앞에 서서 중국과 갈등을 겪고 있어요. 호주보다 중국에 경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한 쪽 편을 들 수 없는 입장이라 더욱 곤란한 상황이죠.

✔️ 미국이 호주에 원자력추진잠수함 기술을 이전해주거나, 우리나라에 핵폐기물 재처리를 승인해주고 미사일 사거리 제한을 풀어주는 건 어느 정도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있어요. 기술 개발을 할 수 있게 되면서 핵폐기물을 재활용할 수 있게 된 건 굉장히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 증시에서 자금이 이탈하거나 시장이 불안정해지는 것도 큰 위험이에요. 

✔️ 원자재 시장에서 중국과 호주가 갈등을 빚은 여파는 글로벌 철광석 가격의 급락과 석탄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습니다. 철광석 가격이 떨어졌다고 해도 철광석을 녹여 강철로 만드는 에너지원이 석탄이라, 철강업계와 조선업계, 자동차업계와 건설업계 등 철강제품 사용 비중이 높은 산업이 긴장하고 있어요. 중국에 공장이 있는 우리나라 기업도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중국산 수입 물가도 크게 오르겠죠.

    공유하기

    관련 글

    3d-render-depicting-world-trading_1048-10708
    한국: 플랫폼 규제할게 미국: 무역보복 할게
    플랫폼 공정경쟁 촉진에 관한 내용을 포함한 우리나라의 공정거래법 개정 방향에 대해 미국 의회에서 불만을 제기하고 나섰어요. 현지 시각...
    화면 캡처 2024-10-01 092816
    일본 집권당 ‘새 총재’와 ‘엔 강세’의 상관관계
    지난 28일, 8월부터 계속된 엔화 강세에 쐐기를 박은 이벤트가 벌어졌어요. 바로 자민당 총재 선거 결과예요. 일본 집권당인 자민당의...
    realistic-shot-waving-flag-china-with-interesting-textures_181624-9285
    중국 경제를 바라보는 불안한 눈빛들
    지난 일주일 사이 중국 관련 투자 상품들이 일제히 반등하며 최대 30% 가까운 수익률을 냈어요. 중국 정부가 발표한 파격적 경기부양정책이...
    businessman-pointing-chart-digital-monitor-generated-by-ai_188544-22442
    4년 만에 막 내리는 고금리 시대?
    다음 주 중순, 미국 증시를 흔들 큼직한 뉴스가 기다리고 있죠. 바로 9월 미국 FOMC인데요, 현지 시각 17~18일 열리는 FOMC에서...

    경제 공부, 선택 아닌 필수

    막막한 경제 공부, 머니레터로 시작하세요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광고성 정보 수신

    제휴 콘텐츠, 프로모션, 이벤트 정보 등의 광고성 정보를 수신합니다.

    잘 살기 위한 잘 쓰는 법

    매주 수요일 잘쓸레터에서 만나요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광고성 정보 수신

    제휴 콘텐츠, 프로모션, 이벤트 정보 등의 광고성 정보를 수신합니다.